“도와주세요! 여기 혹시 의사 없어요? 제발 도와주세요!”이내 승무원이 달려와서 상황을 요해한 뒤 기내 방송으로 의사가 있는지 물었지만 아무런 결과가 없었다.가장 가까운 공항에 착륙하려고 해도 최저 30분이 걸린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이설희는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그녀는 이도현을 마지막 지푸라기라고 생각하고 울먹이며 말했다.“저기요! 제발, 제발 우리 대표님 살려주세요. 대표님의 상태를 정확히 맞추셨으니 구할 수도 있을 거잖아요. 제발 살려주세요, 제발요.”“아까는 변태에 사기꾼에 파파라치라며 반말하셨잖아요?”이도현은 느긋한 어조로 말했다.“미안해요, 제가 잠시 미쳤었나 봐요. 제가 이렇게 싹싹 빌게요. 그러니까 우리 대표님 한 번만 살려주세요. 벌주시면 달갑게 받을게요.”점점 호흡이 가빠지는 한지음의 모습에 이설희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배은망덕한 사람은 이도현의 척추까지 도려냈지만, 워낙 마음씨가 착한 이도현은 여자의 눈물에 이내 마음이 약해졌다.게다가 의도의 본심은 생명 지상주의라 그는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그는 두말없이 손을 뻗어 한지음의 몸을 더듬었다.“저기요! 지......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이도현의 행동에 이설희가 황급히 막았다.“살려달라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만져보지도 않고 어떻게 살려요? 그쪽 대표님은 심혈관 괴사라 제가 심장부터 확인하는 거예요.”이도현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아무리 그래도...... 몸을......”이설희는 말을 잇지 못했다.그녀는 이도현에게 한지음에게 흑심을 품지 말라고 경고하고 싶었지만, 혹시라도 이도현의 심기를 또 한 번 건드릴까 두려웠다.“흥! 그런 더러운 생각은 집어치워요. 제 직업도 좀 존중해 주세요, 전 의사예요. 의사의 눈엔 오직 환자만 보일 뿐 남자도 여자도 없어요.”이도현은 비록 진지하게 말했지만 그녀의 몸에 손이 닿았을 때, 그도 자기가 짐승이란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하마터면 그는 조상을 거스르는 결정을 내릴 뻔했다.그는 애써 혀를 깨물
“응?”깊은 심호흡을 하고 몸을 움직이던 한지음은 갑자기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몸이 가벼워졌어. 숨 막히지도 않고 명치가 가라앉는 느낌도 사라졌어. 온몸에 힘이 솟아오르는 것 같은 기분이야.”이설희는 흥분된 어조로 이도현이 한지음을 구해준 일을 말했다.그 말에 한지음은 무의식적으로 자기 가슴을 더듬더니 이상한 기분에 얼굴이 빨개졌다.“정말 귀인을 만났나 봐. 의술이 정말 놀라울 정도야.만약 그분이 정말 내 병을 고칠 수 있다면, 우리 아빠 병도 치료할 수 있겠지? 이 비서! 그렇게 보내면 어떡해?”“볼 일이 있다고 하셔서요. 하지만 원한다면 이씨 가문 옛 저택으로 찾아오라고 하셨어요.”“이씨 가문 옛 저택?”한지음은 깜짝 놀랐다.‘이씨 가문 옛 저택이라니.’사실 그곳은 사람들이 감히 입에 올리지도 못하는 곳이다.“네, 대표님. 그분이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정말 가요? 아무래도 그곳은......”이설희는 말을 잇지 못했다.“가야지. 하느님이 나에게 귀인을 보냈으니, 당연히 찾아가야지. 지금 당장 출발해.”......곳곳에 무성한 잡초가 자라난 이곳은 낡고 황량했다.전에 따뜻하고 행복했던 집이 지금은 폐허가 되어있었다. 사람들이 부러워했던 화목한 가정이 살고 있던 이 집이, 이제는 도깨비집처럼 변해서 쓸쓸함이 가득하다.허름한 집안에 세 개의 위패가 낡아빠진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다. 위패에는 먼지가 잔뜩 끼고, 먼지 사이로 주홍 글씨가 눈에 띄었다.이경천의 위패.장월영의 위패.그리고 이영현의 위패.“아버지, 어머니, 영현아. 나 왔어!”이도현은 눈물을 흘리며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고 통곡했다.그의 세 혈육은 모두 저세상으로 갔다.‘이 모든 게 모두 나 때문이야. 나만 아니었다면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영현이 이렇게 죽지 않았어.’“아버지, 어머니, 영현아! 걱정하지 마, 나 반드시 복수해 줄게. 관련된 사람은 전부 찾아서 내가 갈기갈기 찢어 죽일 거야!”이도현은 어금니를 꽉 깨물고 큰절을 올리며 눈물을 흘렸
로얄 리조트. 염국 완성에서 가장 호화로운 리조트이다. 이곳은 평소에 고위 관직이나 상위 재벌만 접대한다. 하여 보통 사람은 돈이 있어도 들어오지 못하는 곳이다.전체 리조트는 으리으리하게 꾸며져 있어 마치 궁궐처럼 부족한 것이 없었다. 하여 이곳은 권력과 돈을 가진 자들의 천국이다.오늘, 이곳에는 수많은 사람이 모였다.‘시끌벅적하네.’오늘은 강설 그룹 회장의 손녀 강설미의 결혼식이다. 하여 강씨 가문에서는 오늘 로얄 리조트 전체를 대여했다.지금 이 순간, 강설미는 하얀 드레스를 입고 도도한 분위기를 풍겼다. 게다가 예쁜 외모까지 더하니 마치 천사처럼 아름다웠다.강설미의 미모는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여자를 볼품없이 만들었고, 여자들은 그런 그녀의 미모가 부러웠다! 남자들은 더욱 말할 것도 없다. 강설미를 바라보고 있는 남자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뜨거워지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그들은 강설미와 첫날밤을 보내는 상상을 했다.옛말에 영웅과 재주 있는 자만이 미녀와 어울린다는 말이 있다.그러니 강설미의 마음을 가진 자는 보통 인물이 아닐 것이다.신랑은 진씨 가문의 자제인 진천우로, 진씨 가문은 강씨 가문보다 더 실력이 대단했다.이러고 보니 강씨 가문이 땡을 잡은 거나 마찬가지다.비록 강설미는 두 번째 결혼이지만, 사람들은 그녀가 아직 깨끗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강설미는 대단한 미모의 소유자이니 진천우는 그녀를 꺼리지 않았다.이때, 결혼식이 시작되었다. 사회자는 여유롭게 결혼식을 진행했다.“이제 결혼식의 마지막 순서로 행복한 미래를 위한 힘찬 첫발을 내딛는 행진의 순서가 있겠습니다.”“행복한 신랑, 신부의 앞날을 위해 뜨거운 박수로 축복해 주시기를 바랍니다.”“......”“신랑, 신부 행진.”사회자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갑자기 큰 소리와 함께 검은색 정장을 입은 경호원 두 명이 거꾸로 날아 떨어졌다. 그 뒤로는 한 소년이 한 손으로 경호원을 들고 한 걸음 한 걸음 결혼식장으로 들어섰다.그의 등장에 사람들은 모두 한기를 느끼
강설미는 가여운 표정으로 이도현을 위하는 척 말했지만 사실 속셈은 따로 있었다. 바로 사람을 시켜 다시 이도현을 깔끔하게 처리하는 것.그녀는 이도현이 어떻게 아직 살아있었는지, 게다가 장애도 없이 멀쩡하게 서 있는지가 궁금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이도현을 죽이겠다고 다짐했다.“인연이 아니라고? 8년을 순결을 지켰어? 하하하! 강설미, 네가 나라면 그 가식적인 말을 믿을 수 있겠어?”이도현이 쌀쌀하게 웃으며 말했다.“너 이 자식. 비아냥거리지 마! 너랑 설미가 과거에 어떤 사이였든 상관없어. 하지만 지금 강설미는 내 여자야. 그러니 너 같은 자식이 내 여자에게 함부로 말한다면 난 참지 않아.”진천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이도현의 등장은 확실히 진천우를 역겹게 했다. 비록 강설미와 이도현은 깨끗한 사이지만, 강설미의 순결을 가진 자는 진천우지만, 명목상으로 그는 중고를 물려받은 셈이다.“하하! 넌 여자 처음 봤어? 닳아빠진 중고도 이렇게 귀하게 생각하다니. 아주 대단해.”이도현은 일부러 도발했다.“개자식, 너 뭐라고 했어? 설미는 순결을 지키고 나한테 왔어. 또 한번 내 여자에게 모욕을 준다면 가만두지 않아!”정곡을 찔린 진천우는 도끼눈을 뜨며 소리를 질렀다.“순결을 지켰다고? 강씨 가문의 사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네 신분도 만만치 않다는 걸 설명하는 데, 너 설마 몇 만원이면 처녀막 재생 시술 할 수 있는 거 모르는 거야?”이도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진천우에게 애송이를 보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너 이 자식, 너... 너 말도 안 되는 소리......”이도현의 말에 진천우는 몸 둘 바를 몰랐다. 오늘 이 자리에 있는 사람은 모두 그의 친척과 완성, 진성에서 내놓으라 하는 인물들이다. 하지만 이도현의 등장과 이도현의 말은 그의 체면을 완전히 구겨버리고 말았다.분노와 동시에 진천우는 강설미를 의심하기 시작했다.진천우도 남자다 보니 남녀가 결혼해서 한 지붕 아래서 살면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게다가 강설미처럼 예
“네!”명령을 받은 강씨 가문의 경호원들이 예식장 사방에서 뛰쳐나와 이도현을 포위했다.“미친놈,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소란을 피워. 너 오늘 여기서 살아서는 못 나갈 거야!”강설미의 오빠인 강호천은 흉악한 얼굴로 이도현을 노려보았다.“그래? 그렇게는 안 되겠는데?”강호천의 말에 쌀쌀하게 맞받아친 뒤 이도현은 강호천을 향해 손을 휘둘렀고, 이내 부러진 젓가락 하나가 쏜살같이 강호천을 향해 날아갔다.“으악!”비명과 함께 강호천은 두 손으로 눈을 부여잡고 바닥에 쓰러졌고, 손가락 사이로 빨간 피가 흘러나왔다.“호천아!”강한림이 놀라서 소리쳤다. 그는 황급히 달려가 아들을 부축하고 상태를 살폈다. 강호천의 왼쪽 눈에는 부러진 젓가락이 그대로 관통했다.“당장 구급차 불러!”“구급차 필요 없어! 바로 관을 준비하는 게 더 빠를 거야. 아, 몇 개 더 준비해 둬. 당신 강씨 가문 사람들 전체가 다 쓸 거니까.”이도현의 차가운 말투와 웃음은 마치 악마의 속삭임처럼 온 예식장에 퍼졌다.이도현을 둘러싼 경호원들은 그의 기세에 눌려 쉽게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하지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몇 명의 경호원이 이도현을 향해 공격했고, 결국 이도현의 발길질에 바닥에 쓰러져 생사도 모를 지경이 돼버렸다.이도현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 살벌했다.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은 그의 모습에 오싹함과 두려움을 느꼈다.“오 통령, 또 폐를 끼치게 되었군, 잘 부탁하네.”말없이 앉아있던 강 회장, 강학연이 옆에 앉은 중년 남성을 향해 말했다.“염려마세요. 쓰레기일 뿐입니다. 제가 처리하겠습니다.”오 통령이라고 불리는 남자가 거만하게 대답했다.오 통령, 오천협! 서북후 이 장군 산하의 팔만 신병을 거느린 통령으로 무예가 아주 뛰어난 사람이다.오천협이 이도현을 향해 말했다.“네 이놈! 당장 꺼지거라. 이곳은 네가 행패를 부릴 곳이 아니야!”“난 오늘 강씨 가문 사람만 죽이려고 했는데. 강씨 가문을 위해 나선다면 당신도 죽을 각오를 해야 할 거야.”이도현이 오천
이 세상은 무사를 인, 지, 천, 종 네 개의 경계로 나눈다. 인급이 가장 낮고, 종급이 가장 높다.종급의 경지를 넘어서면 무사의 범위를 넘어서 무도라고 불린다.무도는 일반인의 경기를 초월했으며 전 염국에도 몇 명 존재하지 않으니, 완성은 말할 것도 없다.완성에서 가장 강한 무사는 천급 무사이고, 그중 세 명은 서북후 이 장군 진영에 속해 있다.이도현에게 맞아 죽은 오천협은 바로 지급 무사로 전체 서북에서도 고수라고 할 수 있다.“말도 안 돼. 넌 폐물이야. 이렇게 강할 수 없어. 그럴 리가 없어!” 강씨 가문 사람들은 완전히 당황했다.진천우는 악랄한 눈빛으로 강설미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는 이도현을 바라보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아저씨, 저 자식 죽여버려.”“네, 도련님.”진천우 옆에 있던 노인이 대답했다.장명공! 진씨 가문에서 채용한 지급 하이클라스 무사로 진천우의 신변을 지키는 인물이다.이런 무사를 채용하는 데는 매년 수십억 원이라는 비용이 들어간다. 조상님을 모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영감님도 죽고 싶어?”이도현은 장명공에게도 여전히 차갑게 말했다.“네 이놈, 죽어야 할 사람은 바로 너야! 당장 우리 도련님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빈다면......”장명공은 오만한 표정으로 이도현에게 말했다.하지만 장명공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이도현은 이미 장명공 앞에 나타나 손바닥을 휘둘렀고, 장명공은 그대로 날아갔다.“말이 너무 많네......”이도현은 손을 거둬 몸에 쓱쓱 닦았다. 지급 무사를 상대하는 건, 마치 날파리를 때려잡는 것과 같았다.이를 본 사람들은 또 한 번 경악했다.지급 고수가 뺨을 맞고 저렇게 날아가다니. 그들은 감히 이도현의 진짜 실력을 상상도 할 수 없었다.강씨 가문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그들은 정말 두려움의 맛을 느꼈다.이도현은 살기가 가득한 표정으로 강설미를 향해 다가갔다. 강력한 기세에 강설미와 진천우는 저도 몰래 뒷걸음을 쳤다.“너...... 너 뭐 하는 짓이야? 이도현,
한 노인이 문을 박차고 들어와 이도현을 제지했다.“영감님도 이 일에 개입할 생각인가?”이도현은 고개를 들었고, 노인은 이미 이도현 눈앞까지 와있었다.“난 항패다. 서북후의 힘이지. 서북후를 대표해 왔어. 다들 알다시피 로얄 리조트는 우리 서북후의 구역이야. 그런데 감히 이곳에서 사람을 죽이다니, 우리 서북후를 우습게 여기는 건가?”항패가 쌀쌀하게 말했다.“서북후는 뭐야? 내가 사람을 죽인다는 데 감히 막아선다면 서북후도 함께 죽인다.”이도현은 시큰둥하게 말했다.“건방지군......”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 ‘건방지다’ 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그들은 이도현의 건방진 말에 깜짝 놀랐다.이곳은 서북완성으로 서북후 이 장군의 구역이다. 전체 서북은 서북후 이 장군의 관할하에 있으며 수중에 20만 신군을 거느리고 있다. 이 세상 누구도 감히 그를 죽인다고 말할 수 없다.“뭐라?”항패는 얼굴이 새파랗게 변했다. 서북후 이 장군을 섬긴 후로 건방진 사람을 많이 보았지만, 이도현처럼 건방진 상대는 처음 본다.“영감도 빨리 꺼져! 아니면 다 같이 죽일 거야.”이도현은 더는 쓸데없는 말을 하기 싫었다.“네 이놈!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기나 하는 거야? 이곳은 서북완성이고, 서북후의 세상이다!”항패가 분노하며 소리를 질렀다.“아, 말 진짜 더럽게 많아! 서북후가 뭐? 꺼져.”인내심을 잃은 이도현은 바로 노인을 향해 공격했다.그러자 항패도 급히 이도현을 향해 공격을 개시했다.“펑!”두 손바닥이 맞붙으며 거대한 소리가 들려오더니 거대한 힘이 두 손바닥 주위로 흩어졌다.손을 거둔 이도현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제자리에 서 있었지만, 항패는 고통스러운 얼굴로 뒤로 수십 걸음 물러서다가 겨우 멈춰서더니 안색이 창백해지며 끓어오르는 기혈을 억눌렀다.이도현과 손바닥을 마주한 순간, 그는 강력한 힘이 그의 몸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꼈고 그 힘은 항패의 몸속에서 강한 파문을 일으키며 기혈을 끓어올렸다.만약 그 기혈을 억누르지 않았더라면 폐에서
하지만 서북후의 체면은 절대 잃어서는 안 된다.“영감님 사람 다 데리고 물러서. 아니면 다 죽는 거야.”이도현은 더 많은 사람의 목숨을 거둘 생각이 없다. 그의 타깃은 오직 강씨 가문이다.“건방지게 굴지 마. 서북후의 존엄은 너 같은 놈이 짓밟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죽어라!”항패는 다시 일어섰다. 짐승의 발톱 같은 그의 두 손은 이도현을 향해 정면으로 덮쳤다.이도현은 더는 할 말이 없었다. 굳이 더 많은 사람을 죽이고 싶지 않았지만 그들은 저절로 지옥에 가려고 자초했으니, 어쩔 수 없다.항패의 강력한 공격에도 이도현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항패가 그의 목덜미를 잡으려고 하는 순간, 이도현은 기이한 동작으로 치명적인 일격을 피했다.이도현의 일련의 동작은 빠르고 기이했다! 항패가 반응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이도현은 이미 항패의 목을 움켜쥔 채 허공으로 번쩍 들어 올렸다.항패는 반항하려고 했지만 그의 체내 기력은 도저히 움직이지 않았다.“기회를 줬지만 영감이 죽음을 자초했으니 나도 어쩔 수 없어. 기억해, 다음 생엔 절대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마!”이도현의 쌀쌀한 목소리에 항패는 깊은 지옥 같은 공포를 느꼈다.“가...... 감히 날 건드리기만 해 봐. 서북후가...... 널 가만두지 않아......”항패는 겁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건드려 보지 뭐.”이도현은 콧방귀를 뀌며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부득!”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항패의 목은 완전히 으스러졌고 입에서는 빨간 선혈이 쏟아져나왔다.이도현이 손에 힘을 풀자 시신은 바닥에 축 늘어져 숨을 멈췄다.방근 전까지도 자신만만하던 항패가! 그는 죽기 직전까지도 이도현이 자기를 감히 죽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은 또 한 번 오싹함을 느꼈다. 그들은 마치 악마라도 본 듯이 두려움에 가득 찬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항패.그는 서북후 이 장군 산하의 고수 중 한 명으로 오천협보다 더 강한 사람이다. 이런 강자가 이도현의 손에
무왕 송천석의 부서진 시체를 안고 있는 전왕 송천훈은 잠시 깊은 슬픔에 잠겼다가 갑자기 하늘을 향해 분노의 고함을 질렀다. “아... 천석아! 형제여, 너무 고통스럽구나!” “이도현! 이 자식! 네 목숨을 내가 거두겠다! 이 왕은 네 피로 피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죽어라...” 전왕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치며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두 손을 가슴 앞에 휘저은 후 손가락 열 개가 이도현을 향해 날아갔다. 그의 손끝에서 여덟 개의 검기가 발사되었고 각기 다른 색깔의 여덟 개의 빛이 이도현을 향해 날아가며 그 위력은 하늘과 땅의 색을 바꿀 만큼 강력했다. 이도현은 전왕의 공격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경멸하면서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말만 화려하고 보기에는 그럴싸하지만 사실은 허황된 장식일 뿐이다! 오색신광도 그저 이런 수준에 불과하다!” “오늘 내가 진정한 오행의 검을 보여주겠다! 무엇이 천적인지 보여주지!” 말이 끝나자 이도현의 몸에서 강력한 기운이 폭발했다. 손에 쥔 음양검에서 검 붉은색의 빛이 오행검술의 영향을 받으며 금색,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 노란색의 다섯 가지 색으로 변했다. 이 다섯 가지 색깔은 금속, 불, 나무, 물, 흙의 오행을 의미했다. 오행검술의 궁극적인 비밀은 이 오행의 힘을 검술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력했다. 이도현의 몸에서 강력한 기운이 증폭되었고 음양검 위에서 오행의 색이 확장되면서 오행 지물들이 번쩍이기 시작했다. 빛 속의 허상에서는 금이 울리고 푸른 물이 춤추며 굳은 땅이 흔들리고 불꽃이 타오르며 초록 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자라는 모습이 보였다. 오행의 현상이 이도현이 오행검술을 극한까지 끌어낼 때 그의 몸에서 나타났다. 그 순간, 이도현을 중심으로 이 세상의 기운이 움직이며 마치 오행의 기운이 그의 몸으로 모여드는 것 같았다. 이도현은 신성한 존재처럼 몸에서 신성한 빛을 뿜어내며 그의 강력한 위엄은 이미 두려워 떨고 있던 병사들마저 극도로 공포에 몰아넣었다. 전왕
“저 자식을 처단하라!” 전왕이 한마디 외쳤다. 무왕은 바로 세 손가락을 펴서 세 개의 검기를 그의 손끝에서 발산했다. 세 개의 검기는 각각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이었다. 세 개의 검기는 각기 다른 기운을 발산하며 동일한 강력한 위력을 지니고 이도현을 향해 날아왔다. 이도현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맞서 싸우며 검을 휘둘렀다. 그리고 똑같은 빛을 지닌 세 개의 검기를 발산했다. 오행검술은 마치 공작제국의 오색신광에 대응하기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검술인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가 발산한 빛은 전부 똑같았다. “같은 원력이야! 빛이 같다니, 이 자식도 오색신광 신공을 사용할 줄 아는 건가?” “아니! 불가능하다! 오색신광은 손가락을 사용해야만 발동할 수 있다. 절대로 검을 이용해 오색신광을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색신광은 선조들이 창조한 신공으로 천 년 동안 전해져왔다. 수많은 선배들이 오색신광을 검으로 사용하려 했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 이 자식이 어떻게 그걸 해낼 수 있겠느냐? 절대로 불가능하다!” 전왕 송천훈은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이도현이 사용하는 모든 검술을 신중히 살펴보았다. 그 순간, 이도현은 검을 휘둘렀다. 무왕 송천석의 오색신광을 깨뜨리며 다음 순간 무왕의 앞에 나타났다. ‘슉!’ 반응할 새도 없이 무왕 송천석은 갑자기 그의 몸에서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본능적으로 고개를 숙여 보니 그의 어깨가 이도현의 검에 관통되어 있었다. 이도현이 검을 빼자 상처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구쳐 나왔다. “아... 이 자식! 네가 감히...” 무왕 송천석의 비명과 함께 이도현에게 찔린 팔에서 갑자기 폭발음이 나며 팔 전체에서 수많은 검기가 퍼져 나왔다. 검기들이 그의 뼈와 살을 갈라 놓으며 그의 팔은 순식간에 네 조각으로 찢어졌다. 이도현은 차가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오색신광은 그저 이 정도에 불과하다! 내 오행검술 앞에서는 쓰레기일 뿐이야!” “이 자식! 너...” 무왕 송천석은 얼굴이 창백해지며 분노와 두
“오색신광! 바로 진국 신공 오색신광이다!” 병사들은 그 푸른빛을 보고 흥분하여 외쳤다. 오색신광은 그들의 마음속에서 불사의 공법이자 신선의 공법으로 여겨졌다. 푸른 검기와 이도현의 붉은 검기가 공중에서 충돌했다. 이어 두 개의 검기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도현은 살짝 놀랐다. ‘이 공작제국의 오색신광, 정말로 독특한 점이 있군! 다른 것은 몰라도 방금 그 한 번의 검지! 그 위력은 정말 강력하다!’ 그의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나쁘지 않네! 하지만 별거 아니네! 받아라!” 이도현은 비웃으며 손쉽게 또 한 번의 검을 휘둘렀다! 오행검술의 비법이 음양검 위에서 발동되었다. 검 위의 검 붉은색 빛이 오행검술의 자극을 받아 초록색으로 변했다. 초록색의 검기는 마치 생명을 가진 듯 생동감이 넘치는 느낌을 주었다. 무왕 송천석은 크게 놀라며 또다시 검지를 날렸다. ‘퍽!’ 두 검기가 가까스로 충돌했지만 이번에는 무왕 송천석의 검기가 이도현의 초록색 검기에게 베여서 찢어지고 무왕 송천석의 앞에까지 닿았다. “뭐?” 무왕 송천석의 얼굴이 크게 변했다. 그리고 급히 몸을 피했다. ‘쾅!’ 굉음이 울리며 방금 무왕이 서 있었던 땅이 이도현의 초록색 검기에게 맞아 큰 구덩이가 생겼다. 주변의 청석은 순식간에 부서졌다. 무왕은 공중에 떠서 이도현을 바라봤고 놀라며 표정이 심각해졌다. “너 도대체 누구냐! 어디서 왔느냐? 너는 절대 평범한 세속계에서 온 자가 아닐 것이다! 세속계에 너 같은 강자가 있을 리가 없다!” 이도현의 강력함에 무왕 송천석은 더 이상 얕보지 않았다. 그가 생각하기에 이도현과 같은 강자는 절대 평범한 세속계에서 나올 수 없다고 확신했다. 이도현과 두 번 싸워본 그는 그가 얼마나 강력한지 깨닫게 되었다. 처음에는 얕보았고 그를 무시했지만 이제는 두 번의 공격만으로도 그의 위력을 확실히 인식한 상태였다. 전왕과 무왕은 시선을 교차했고 서로의 눈빛에서 놀라움을 보아냈다.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이도현을 반드시
원래 이도현을 처단하려고 전장을 나가면 공을 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도현은 진짜 미친 짐승처럼 강력해서 전혀 싸울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는 살아남기 위해 전장에서 도망쳤다. 황궁에 더 강한 고수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그와 이도현이 싸우는 동안 뒤에서 기회를 잡고 제3자로서 몰래 공격하는 거였다. 이기든 지든 일단 전투에 참여하기만 하면 결과가 어떻게 되든 간에 공은 세운 셈이니까 공작상제는 그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다. 운이 좀 좋다면 몰래 공격해서 이도현의 허리를 찔러버린다면 그는 첫 공을 세운 거니까 상이 분명히 클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전왕과 무왕이 등장하고 자신이 계획을 실행하려 할 때 전왕이 너무도 치사하게 무덕을 지키지 않았다. 그는 아부를 해도 듣지 않았고 바로 와서 그의 머리를 한 대 때려버렸다. 그는 그 한 대에 대비할 수 없었고 바로 그 자리에서 끝났다. 그는 인정한다. 방금 자신이 너무 방심했었다. 전왕이 무덕을 지키지 않고 말을 끝내기도 전에 그의 손바닥이 날아올 줄은 몰랐다. 아무 준비도 할 시간 없이 그를 처단해버린 것이다. 그래서 그는 비참한 결과를 맞게 되었다. 이도현은 쓰러진 장교 이준을 보며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젠장, 정말 잔인하네. 내가 죽이지 않았는데 결국은 자기들끼리 죽였네!’ “이 자식! 지금이라도 항복하면 괴로움 없이 끝낼 수 있다! 이 왕이 너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줄 테니 더는 고집부리지 말고 항복해라. 그렇지 않으면 네 결말은 저놈보다 더 비참할 것이다!” 전왕 송천훈이 분노하며 말했다. 이도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곧바로 행동으로 답했다. 그는 이런 얼간이들을 상대할 때는 그들에게 상처를 입혀서 그들이 두려움을 느끼게 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이 자신이 제일 강하다고 생각할 때 그들에게 직접적으로 말을 하는 것보다 주먹으로 말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고 직설적인 방법이었다. 검붉은 색의 검망이 폭발적으로
그때, 이도현은 백호문에 들어섰고 공작제국의 황궁에 발을 들였다. 이곳은 오직 황제와 그의 아내, 자녀만이 입주할 수 있는 장소였다. 황제의 명령 없이는 누구도 들어갈 수 없는 궁전이었지만 이도현은 마치 아무런 제약도 없는 듯 아무 거리낌 없이 들어섰다. 가는 길마다 그를 막으려는 금위군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도현은 그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검을 휘두르며 모두 처리했다. 그가 죽음을 몰고 오며 궁전 안으로 진입할 때까지 아무도 그의 발걸음을 멈추지 못했다. 철벽같은 경비가 존재하는 황궁이지만 마치 그는 무방비 상태인 곳에 들어온 것처럼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았다. 갑자기 두 강력하고 무시무시한 기운이 하늘과 땅을 흔들며 이도현에게 다가왔다. 이도현은 몸을 날려 공중으로 솟구쳤다. ‘쿵!’ 커다란 폭음이 울리며 이도현이 있던 땅과 대청석으로 포장된 도로가 터지며 큰 구덩이가 생겼다. 그리고 바로 그다음 순간, 망포를 입은 두 명의 중년 남자가 이도현의 앞에 나타나서 그의 길을 막았다. 두 사람은 강력한 기운을 발산하며 왕의 기백이 섞인 위압적인 기운을 뿜어냈다. 그들은 마치 제국의 왕처럼 이도현을 내려다보며 그의 존재를 하찮게 여기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이 개자식! 공작제국의 황궁에 네가 감히 들어오다니!” “지금 당장 스스로 목숨을 끊고 사죄해라! 그럼 네 가족까지 엮지 않겠다! 그렇지 않으면 너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멸하겠다!” “천제의 위엄을 범할 수 없다! 이를 건드리면 그 누구도 살려두지 않는다!” 두 남자가 차갑게 말했다. 그들의 눈빛은 이도현을 개미처럼 내려다보며 그가 그들에게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는 존재처럼 여겼다. “오만하구나!” “오늘 내가 온 이유는 그저 그 개황제에게 묻고 싶어서다. 왜 몇 번이나 나를 괴롭히는지! 나는 사람을 더 죽이고 싶지 않다! 너희는 빨리 꺼져!” 이도현은 두 사람을 냉정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전혀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무엄하다! 고집불통이네, 바로 처단
이도현은 보검을 들고 한 걸음 한 걸음 백호문으로 향했다.공작제국 건국 천년 만에 처음으로 한사람에 의해 백호문이 뚫려버렸다.이 오래된 성문은 수많은 전쟁의 불길이 치솟았던 곳이다. 더불어 온갖 풍파를 이겨낸 땅은 수많은 사람의 피로 물들여졌을 것이다.셀 수 없는 목숨이 죽어 나간 이 성문은 한 번도 누군가에 의해 뚫려본 적이 없다. 하지만 한때 천군만마를 막아낸 성문도 이도현이라는 사람만큼은 막아내지 못했다.백호문은 그렇게 허무하게 뚫려버렸다. 이도현은 아무렇지 않게 금위군들의 시체를 밟고 지나가서는 공작제국의 황궁에 발을 들였다.금란전에서는 공작상제가 용좌에 앉아 문무백관과 함께 장교가 이도현의 머리통을 들고 돌아올 것을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그들 앞에 나타난 건 이도현의 머리통이 아닌 근위군이었다.“폐하! 큰일 났습니다. 이도현이 이미 백호문을 뚫고 들어왔습니다!”“뭐?”공작상제는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는 두 눈을 부릅뜨고 근위군에게 물었다.“지금 뭐라고 하였느냐? 다시 한번 말해 보아라!”공작상제는 백호문이 뚫렸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었다. 백호문이 뚫린 적은 자그마치 몇백 년 전의 일인데 같은 일이 또다시 반복되었다.당시 번왕이 반란을 일으켜 군대를 거느리고 백호문을 부수고 쳐들어왔었다.그러고 나서 황궁의 네 개 문은 한 번도 뚫린 적이 없었다.“폐하! 이도현은 수천 명의 금위군을 죽이고 이미 백호문으로 들어왔습니다!”근위군은 다시 한번 말했다.“그놈은 몇 명을 데리고 왔느냐?”“한 명... 오직 이도현 한 명입니다!”대답하는 근위군의 목소리는 덜덜 떨리고 있었다.공작상제가 묻는 말에 대답해야 하는 근위군도 죽을 맛이었다. 이도현 한 사람도 막아내지 못했는데 몇 명이냐고 묻는 것도 꽤 어이가 없었기 때문이다.이도현 한 사람만으로도 충분히 심장이 떨어질 것 같은데 그가 몇 명을 더 데리고 오기라도 했다면 틀림없이 송씨 황실에 줄초상이 날 것 같았다.“한 사람이라니! 그게 어떻게 가능하단 말이
소리와 함께 갑옷을 입고 장총을 손에 든 장교가 하늘에서 내려와 이도현의 앞에 섰다.“이도현, 이 망나니 같은 놈! 뚫린 입이라고 아무 말이나 내뱉은 것도 모자라 감히 공작제국의 권위를 건드린 죄를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이도현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그를 한번 흘기고는 말했다.“그다음엔?”“겁도 없지! 감히 공작제국의 백호문 앞에서 아무 말이나 지껄이고 폐하를 모욕하다니! 여긴 너 같은 놈이 행패를 부릴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꼼짝 말고 달게 벌이나 받아라. 그렇지 않으면 너의 후대들도 모조리 싹을 잘라버릴 것이다!”분노에 가득 찬 눈으로 이도현을 노려보는 장교의 몸에서는 강렬한 전의가 뿜어져 나왔다.“말이 참 많구나! 죽고 싶으면 빨리 덤비고 그게 아니라면 썩 꺼져라!”이도현은 차갑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완전히 겁을 상실했구나! 우둔하기 짝이 없어서 용서해줄 수가 없구나. 금위군은 저놈을 총살해도 좋다!”아까까지만 해도 이도현 때문에 넋이 나간 금위군들은 장교의 명령하에 하나둘 정신을 차렸다. 순식간에 무기를 든 금위군들이 사방에서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 성문을 지키던 금위군이든 백호문 성루에 있던 금위군이든지를 막론하고 전부 뛰쳐나왔다. 백호문 입구에는 삽시에 수천 명의 금위군으로 꽉 찼다.눈 깜짝할 새에 이도현은 수천 명의 금위군에게 제대로 포위당했다.이 금위군들은 모두 천급 경지에 오른 무사들이었다.천급의 실력자로 말할 것 같으면, 외부 세계에서는 일부 가문에서 높이 모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고무계에서는 한낱 병사에 불과할 뿐이다.수천 명의 천급 경지에 오른 금위군들은 강렬한 기운을 뿜어냈다. 그들은 엄청난 힘이 실린 무기를 손에 쥔 채 중간에 포위당한 이도현에게 돌격했다.이도현은 그들에게 기회를 주었으나 무지한 그들이 먼저 그 기회를 날려버렸으니 이도현도 더는 봐줄 필요가 없었다.이도현이 손에 든 음양검을 휘두르자 공포의 검의 기운이 나타났다.쿵...공포의 힘은 천지를 흔들어놓았고 하늘에서 떨어진 신
그들이 평소에 황제에 대해 얼마나 불만을 품고 있는지, 서로 간에 어떤 속고 속이는 암투를 벌였는지를 막론하고 지금 같은 때에는 한마음 한뜻으로 맞서 싸울 수밖에 없었다.이는 송씨 로열 패밀리의 존엄과 관련되는 문제였기에 개인의 사사로운 감정을 따져서는 안 되는 것이다. 반드시 합심하여 감히 송씨 로열 패밀리의 권위를 건드리는 망나니를 처리해야만 했다.“여러분, 보잘것없는 망나니 따위에 존귀하신 우리 왕들의 손이 더럽혀져서야 어찌 되겠습니까! 저 혼자 나서도 충분합니다. 폐하, 부디 제가 저 망나니의 숨통을 끊을 수 있게 허락해주신다면 반드시 저희 송씨 가문의 위엄을 지켜내겠습니다!”한 장교가 나서서 큰 소리로 말했다.“좋다! 이애경을 필두로 저 개자식을 처리하거라!”분노에 차 얼굴이 시퍼렇게 질린 공작상제가 말했다.“알겠습니다! 존귀하신 왕들은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제가 갔다 오겠습니다!”젊은 장군은 그렇게 말하고는 의기양양한 기세로 나갔다.이렇게나 젊은 장군이 벌써 조정에 발을 들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실력을 설명하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그는 공작제국의 8대 장교 중의 한 명이기도 했다.8대 장교 중의 한 명이었던 동문 수비 장수를 죽인 이도현을 8대 장교 중의 또 다른 한 명인 그가 죽이는 것보다 더 기강을 확실하게 잡을 방법도 없었다.그 시각 공작제국 황궁 밖에는 손에 음양검을 든 이도현이 궁문 정중앙에 서 있다.황궁으로 통하는 백호문을 지키는 금위군은 여전히 혼란 속에 있었다.수백 명의 사람은 모두 돌처럼 굳은 채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이도현을 바라보고 있었다.상식을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일에 다들 믿기 힘든 눈치였다.그들은 직접 두 눈으로 본 일이지만 여전히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죽었다가 깨나도 믿기지 않았다. 마치 꿈을 꾸는 것만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공작제국이 건국된 지는 어언 천년이 다 되어가는데 이렇게나 황당무계한 일은 천년 만에 처음이었다.혼자 오직 검 한 자루와 함께 기세등등하게 황궁으로 쳐
그 순간 모두가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나는 밖을 바라보았다.조정의 모든 문무의 얼굴에 충격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감히 황궁 밖에서 이토록 건방지게 소리를 지르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염치없는 놈! 누가 감히 이딴 건방을 떤단 말이냐? 당장 저놈의 목을 베어라!”공작상제는 대노하여 얼굴이 시뻘게져서 소리를 질렀다.감히 그의 영역, 그의 황궁에서 개보다도 못한 황제라고 소리를 질러대는 것도 모자라 목은 깨끗하게 닦았냐고 묻다니! 반란을 일으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이는 명백한 공작상제의 권위에 대한 도발이었다.황제의 권위를 건드려서는 안 된다. 공작상제가 버젓이 살아있는 한 이 오만방자한 놈을 멀쩡히 돌려보내서는 안 된다.“상제! 이도현입니다. 진짜 이도현이 왔습니다!”현연진이 놀라 다급히 설명했다.이도현과 약속을 했을 당시, 그는 이도현이 올 거라고 믿긴 했지만 이런 방식으로 나타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성문에서부터 그 소란을 피운 것도 모자라 황궁까지 쳐들어와서도 이렇게 거만하게 고함이나 지르다니!솔직히 말하자면, 그 순간 현연왕은 이도현의 겁을 상실한 오만한 태도에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기분이었다.아무리 대단한 실력을 갖췄다고 한들, 이곳은 엄연히 제국인데 그러거나 말거나 제국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미쳐 날뛰는 이도현이 현연왕에게는 충격적인 게 당연했다.이도현이 암살을 하러 왔대도, 사람을 데리고 왔대도 현연왕은 적어도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는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도현의 등장은 정말이지 하수가 할 법한 밑도 끝도 없는 짓이었다. 현영왕은 그런 이도현을 주제도 모르고 나대는 미친놈이라고 생각했다.“빌어먹을 놈, 이런 짐승보다 못한 놈을 봤나! 감히 짐의 권위를 도발하다니. 짐이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네 놈의 숨통을 끊어주마!”공작상제는 분노에 치를 떨었다.만약 고무계의 강자가 이런 도발을 했다면 공작상제는 이렇게까지 분노하진 않았을 것이다.왜냐하면 고무계의 강자들은 감히 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