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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괜찮아요. 어릴 때부터 달고 살던 병이에요. 안 죽어요.”

말하는 도중에 한지음은 갑자기 이도현과의 대화가 떠올라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안 죽는다고요?”

이도현이 자리에 앉으며 차갑게 말했다.

“저기요, 혹시 본인이 무슨 병에 걸렸는지 모르고 있는 거 아닌가요? 알고 있다면 그런 말을 할 수 없는데.”

“뭐? 이 변태가! 너 말 함부로 할래?”

이설희는 버럭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

“저기, 그게 무슨 뜻이죠?”

한지음의 안색도 삽시에 어두워졌다.

“뜻이 있는 건 아니고요. 그쪽은 선천성 심장병이 아닌 심혈관 괴사라 언제든지 생명에 위험이 있을 수도 있어요. 치료 방법을 찾지 않는다면 3개월도 버티기 힘들 거예요!”

이도현이 말했다.

“이 한심한 변태 자식이 감히 우리 대표님을 저주하다니, 너 죽고 싶어? 너 우리 대표님이 누군 줄 알고 입을 함부로 놀리는 거야?

얼마나 많은 명의가 우리 대표님의 건강을 직접 진찰하셨는데! 너 같은 변태가 알긴 뭘 알아! 뭐? 심혈관 괴사? 세상에 그런 병명이 존재하기나 해? 내가 보기엔 넌 뇌가 괴사했어!

너 설마 우리 대표님 미모에 흑심을 품을 거 아니야? 똑똑히 얘기하는데, 이런 작업은 이젠 한물갔어!”

이설희는 콧방귀를 뀌었다.

이도현은 굳이 그녀와 말씨름하기 싫어 직접 한지음에게 말했다.

“발병할 때면 심장이 많이 아프셨을 거예요. 심장 통증과 호흡 곤란, 그리고 기침과 같은 심부전 증상도 동반되며 심할 때면 의식이 흐려지고 얼굴이 창백해지며 온몸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다가 식은땀을 흘리며 심지어 쇼크 증상까지 나타나셨을 거예요!

게다가 그 증상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지속해서 심해졌겠죠. 발병 빈도도 규칙적이지 않고 가끔은 작은 원인으로 유발될 때도 있을 거예요! 약도 점점 더 많이 드셨겠지만 약효는 예전처럼 좋지 않죠?”

이도현의 구체적인 말에 한지음은 경악했다.

“어...... 어떻게 아셨어요?”

“그건 그쪽 알 바가 아니고요. 이건 전부 심혈관 괴사를 심장병으로 여겨 치료했기 때문이에요. 약물은 비록 증상을 억제할 수 있지만 동시에 심혈관 괴사도 빠르게 진행되게 하죠. 워낙 마흔까지 살 수 있었는데, 지금 상황으로 보아서는 서른여섯이 끝이네요.

그쪽의 호흡과 관상으로 보았을 땐, 올해 서른여섯 맞으시죠? 제가 확신하는 데, 제대로 된 치료법을 찾지 못한다면 살 수 없을 거예요.”

이도현의 말이 끝나자, 한지음은 아까보다도 창백한 얼굴로 온몸을 가늘게 떨었다.

“대표님, 이 변태 자식 말 듣지 마세요. 보아하니 사기군 같아요. 관상으로 나이를 추측하다니. 자기가 무당이라도 되는 줄 아나 봐요. 설마 파파라치 아니겠죠? 대표님, 저 자식이 하는 말 절대 믿으시면 안 돼요.”

한지음의 컨디션이 급격히 나빠지자 이설희가 다급히 위로했다.

하지만 그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한지음은 갑자기 심하게 경련을 일으켰다. 그녀의 호흡은 점점 더 가빠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동공이 풀려버리며 결국 기절해 버렸다.

“대표님! 왜 이러세요. 저 놀라게 하지 마세요...... 대표님! 눈 좀 떠보세요......”

깜짝 놀란 이설희는 다급히 한지음의 몸을 흔들며 말했다.

“그만 해요. 더 빨리 죽길 바라요? 심혈관 괴사라 정기가 막혔어요! 생명의 기운이 순환되지 않고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어요. 이러다가는 10분도 안 돼 반드시 죽을 거예요.”

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이재록
글쎄......당황스럽네 .....이상한 전개 말투.....낮설지가 않아.....설익은 애들 냄새가 나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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