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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2화

서현우는 자기만큼 오지랖이 넓은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다.

자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한 명의 안전을 더 책임지게 되니 말이다.

이는 매우 현명하지 못한 것이다.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현우는 등장의 두 번째 스승이 되어주기로 결심했다.

감히 제멋대로 결정할 수 있는 이유는 그 보이지 않은 손이 자신을 죽이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그래서 서현우는 등장 곁에 두고 지킬 수 없더라도 같이 있는 동안만 이라도 잘 지내고 배불리 먹었으면 해서이다.

“선생님, 경매는 22성 때 개최됩니다.”

등장은 서현우를 감히 스승이라고 부르지 못했다.

서현우의 제자가 될 자격이 없다고 느껴져 서다.

첫 번째 스승은 빈털터리 도둑이었기 때문에 등장도 도둑이었다.

들개와 먹이를 빼앗아야 할 비천한 도둑 말이다.

어둡고 습하고 악취가 진동하는 구석에서 죽어야 하는 운명이다.

배불리 먹고 죽는 것만으로 이미 여한이 없다.

“그래, 가자.”

서현우는 대답을 하고 눈을 감고 앉았다.

상대방은 이미 진을 쳤다.

도망칠 수 없다면 먼저 지켜 볼 수밖에 없다.

남강에 있을 때, 체어스가 군대를 거느리고 쳐들어 왔을 때처럼 말이다.

서현우는 싸우는 동안에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지 생각했었다.

등장은 잠을 자고 서현우는 걸상에 앉아 있었다.

밤 하늘에 21개 별이 반짝일 때, 등장은 잠에서 깨어나 흐뭇하게 웃었다.

다시 눈을 뜰 수 있다는 것만으로 기뻤다.

등장은 창문으로 머리를 내밀고 살펴보았지만 서현우를 부르지 않았다.

지금은 겨우 20개 별이 반짝이고 있기 때문이다.

제일 밝은 별은 의외로 생긴 것이기에 시간에 넣어서는 안된다.

등장은 그 별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는데, 아무래도 별이 떨어질 것만 같았다.

그리고 나서 고개를 저으며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고 느꼈다.

‘정말 떨어진다고 한들 나랑 상관이 없잖아.’

‘그때가 되면 난 이미 짐승의 먹이가 되어 아무것도 남지 않았을 거야.’

이러한 생각을 하면서 등장은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21개의 별이 떠오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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