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76화

젊은이는 서현우보다 반달 일찍 입문해서 서현우를 후배라고 부른다.

서현우는 이용술을 사용한 후 나이가 30대로 마흔에 가까워 보이고 이 젊은이는 20대 초반으로 서현우를 이상 분으로 여긴다.

하여 동작이나 말투는 겸손해 보이지만 실은 곳곳에서 오만함을 품고 있다.

공가연은 눈빛이 약간 차가워졌고 아직 입을 열기도 전에 왕의존이 먼저 소리쳤다.

“방자하다! 어디 감히 공의존 앞에서 입을 여는 것이냐! 공의존 제자에게 감히 도전장을 내밀어도 된다고 생각한 것이냐! 공의존 체면도 살려줘야 할게 아니야!”

이 말은 듣기에는 젊은이를 야단치는 것 같지만 실은 매우 혐오스럽다.

마치 겨루기도 전에 서현우가 이미 진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왕의존은 서현우가 져서 공가연이 창피해 할까 봐 인심을 쓴 것이다.

그러자 공가연의 눈빛은 더욱 차가워졌다.

“삼중아.”

서현우는 공수하며 답했다.

“네.”

“그만 가자.”

서현우는 한숨을 참았다.

서현우는 공가연이 그더러 젊은이와 겨뤄보라고 할 줄 알았다.

그러나 서현우는 곧 마음이 불편해졌다.

공가연은 진심으로 서현우를 아끼고 있다.

공가연이 잘해 줄수록 마음속의 죄책감은 깊어졌다.

“제자보다 못난 점이 무엇인지 이 어린 선배에게 알려주고 싶습니다.”

서현우가 말했다.

떠나기 전에 공가연의 체면을 세워주고 싶었다.

공가연은 내디딘 발걸음을 멈추고 서현우를 돌아보며 고집스러워 보이는 서현우의 시선을 맞이했다.

입을 벌리고 공가연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가서 이겨라!”

이번에는 왕의존의 눈빛이 차가워질 차례가 되었다.

왕의존 제자의 눈빛은 그보다 더 차갑다 못해 날카로웠다.

“어머, 두 분 총 시험을 앞당기려는 겁니까?”

다소 거들먹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두들 옆으로 고개를 돌려 쳐다보았는데, 누렇게 된 흰옷을 입고 있는 노인과 나비처럼 예쁜 소녀가 있었다.

서현우는 입문할 때 이 노인도 만났었다.

다섯 명의 의존 중 한 명인데 이름은 잘 모른다.

그때 서현우는 이 늙은이를 특별히 주의한 적이 있다.

다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