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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1화

“대감님, 혹시 저에게 무석을 주지 않으려는 겁니까?”

서현우가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자 아이는 고개를 들어 서현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서현우는 억지로 웃으며 소무석 두 개를 꺼내 아이에게 건네주었다.

그러나 아이는 무석을 받지 않고 오히려 무릎을 꿇었다.

“받고 싶지 않습니다. 받는 다고 해도 써 보지도 못하게 죽게 될지도 모릅니다. 소가 되든 말이 되든 뭘 해도 좋으니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

아이의 말을 듣고 서현우는 손을 떨었다.

손가락을 구부리고 주먹을 꼭 쥐었더니 소무석 두 개가 약간 배겼다.

“넌 이름이 뭐니?”

서현우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소인 등장이라고 합니다.”

“어디로 등장하라고?”

아이는 초롱초롱한 두 눈으로 서현우를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제 이름이 등장입니다. 듣기 싫으시다면 장나라고 부르 셔도 됩니다.”

서현우는 전혀 웃기지 않았다.

“길 안내해, 잠시 머물 곳을 찾아야 해.”

서현우가 말했다.

“네! 주인님, 제가 모시겠습니다.”

아이는 흥분하여 서현우에게 따라오라고 표시했다.

“소인 어릴 때부터 명송성에서 자라서 모르는 곳이 없습니다.”

“너무 좋은 곳도 너무 나쁜 곳도 아닌 적당한 곳으로 안내 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아주 마음에 쏙 들게 안내하겠습니다.”

“이 세상에 누군가의 주인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없단다. 그러니 앞으로 나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면 된다.”

서현우의 말을 듣고 등장은 발걸음을 잠시 멈추었다.

뒤를 돌아 서현우를 바라보았는데, 눈빛은 전 보다 더욱 밝아지고 눈시울이 살짝 붉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힘껏 끄덕이고 돌아서서 계속 길을 안내했다.

서현우는 눈물 한 방울이 땅으로 떨어진 것을 보았다.

명송성 중심 구역에 “들어 오거라”하는 여인숙이 있다.

이곳은 이름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다.

서현우는 모든 수속을 밟은 후 중무석 하나를 여인숙 직원에게 주었다.

등장에게 어울리는 옷 한 벌을 사고 풍성한 저녁상을 준비하고 나머지는 팁으로 가지라고 했다.

직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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