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첫날 처남 대신 교도소에 들어간 새신랑 염무현. 4년의 복역 끝에 의술 만렙의 천재 신의로 거듭난다. 그러나 부귀영화를 포기하고 찾아간 아내는 단호하게 이혼을 통보한다.“너 같은 전과자는 대기업 미녀 대표이사인 나와 어울리지 않아. 주제를 알아야지.”
View More어젯밤 집에 돌아왔을 때만 하더라도 그녀는 흰색 포메라니안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첫눈에 반한 우예원은 강아지를 안고 한참이나 놀아주었다.그런데 자고 일어났더니 마치 마술처럼 포메라니안이 아리따운 여자로 바뀌지 않았는가?오늘 아침 일찍 우예원은 출근했고, 우현민은 수업하러 대학교에 갔으며 정은선은 장 보러 나갔다.집을 나설 때만 하더라도 세 사람은 백희연을 보지 못했다.염무현은 우현민 가족에게 대체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두 눈이 휘둥그레진 진경태와 공규석은 믿기지 않은 눈치였다. 이게 무슨 터무니없는 말이지?주워 왔다니? 정녕 양심에 찔리지도 않는가?위치가 어딘지만 알려주면 두 사람도 찾아갈 기세였다.물론 염무현을 믿고 존중하는 만큼 그의 인품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기에 쉽게 거짓말하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게다가 굳이 이런 일로 그들을 속일 정도로 한가한 사람이 아니었다.“진짜 주었어요. 한 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우니까 나중에 기회가 되면 자세히 알려줄게요.”염무현이 쓴웃음을 지었다.진경태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그가 보기에 염무현 같은 슈퍼 엘리트의 곁에 여자들이 끊이지 않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었다.그러나 공규석의 생각은 달랐다. 사랑하는 딸아이가 언젠간 무현 님의 눈에 들어 연인 사이로 발전하기를 꿈에도 바랐다.그때가 되면 자신은 염라대왕의 장인이 될 테니까.단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이렇게 좋은데!그러나 지금 무현 님의 집에 정체불명의 여자가 불쑥 나타나지 않았는가?게다가 아주 매력적인 미인이었다.무심코 보여준 사소한 행동마저도 충분히 매혹적이라 남자에게 치명적이었다.또한 이런 면에서 공혜리는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그녀는 어려서부터 남자아이 취급당하면서 자랐기에 보통 여자보다 훨씬 카리스마가 넘쳤다.다만 섹시함 앞에서는 귀여움도, 시크함도, 카리스마도 무용지물과 마찬가지였다.외간 남녀가 한집에 있는 자체만으로 리스크가 너무 컸다.‘안 돼, 이럴 수는 없어. 아니면 눈 씻고 찾아봐도 보
“불쌍한 어르신... 이렇게 억울하고 비참하게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어디 있습니까? 지부장님! 필히 사부님과 형을 위해 정의를 실현하고 대신 원한을 갚아 주세요! 살인범을 죽이고 부도덕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노인은 의견을 묻기라도 하는 듯 수많은 부하의 얼굴을 훑어보았다.그러고는 테이블을 쾅 내리쳤다.“다들 의견이 없는 것 같으니 집행팀을 보내 살인범을 처형하도록 해!”...리버타운.공규석과 진경태가 또다시 1호 별장을 찾았다.“김씨 가문이 그토록 많은 계략을 꾸몄단 말입니까? 심보가 아주 고약하군요.”그동안 연씨 일가와 겪은 일화를 되짚는 염무현의 말에 두 사람은 감개무량하면서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여태껏 김씨 가문의 목적이 단순히 서해시를 손에 넣고 어둠의 세계를 장악하는 새로운 왕이 되는 것이라고만 여겼다.그러나 알고 보니 욕심이 한도 끝도 없지 않은가?심지어 항상 묵묵히 자기 인생을 살아가는 연씨 가문마저 그들의 계획에 포함되어 있었다.“절대로 김씨 가문이 하고 싶은 대로 놔주면 안 돼요.”공규석은 인상을 찌푸렸다.“이렇게 악랄한 사람은 처음 봅니다. 만약 김씨 일가의 손에 서해시가 넘어간다면 다들 끝장날지도 몰라요.”진경태가 말을 보탰다.“섣불리 움직일 필요 없어. 지금까지 용국에 모습을 드러낸 건 김준휘 형제와 김민재뿐이야. 김씨 가문의 주력군은 아직 해외에 있어. 일단 우리에게 주어진 최우선 과제는 우두머리 집회야. 이번에 왠지 모르게 김씨 가문도 연루될 거라는 예감이 들거든.”공규석은 흠칫 놀라더니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러네요! 왜 그 생각을 못 했죠? 간사한 김씨 가문이라면 또 꿍꿍이를 꾸밀 수도 있으니 무방비 상태에서 당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겠네요. 다만 대체 무슨 짓을 할지는 도무지 감이 안 잡혀요.”진경태도 짐작이 가지 않는 듯 이맛살을 찌푸렸다.적의 목적을 모르니 대책을 세우는 것도 어려웠다.즉, 수동적인 위치에 처하기 마련이다.염무현이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압도적인
이 말을 듣자 김준휘는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그는 인내심만큼은 아버지인 김민재보다 더 뛰어나다고 확신했다.따라서 만전을 기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쉽사리 움직일 생각이 없었다.더욱이 염무현이 막강한 실력을 선보인 탓에 신중하게 대응해야만 하는 입장이 되었다.“그리고 사람들이 바다에서 20시간 넘게 개고생한 끝에 드디어 희생자들의 시신을 전부 인양했어요.”군사는 사악한 표정으로 말했다.“물론 맹승준과 홍태하의 시신도 포함되어 있죠.”김준휘는 일말의 고민도 없이 말했다.“맹승준의 시신은 무림 연맹에 보내.”“도련님은 역시 현명하십니다.”군사가 즉시 웃음을 터뜨렸다.“그럴 줄 알고 이미 사람을 시켜서 보냈습니다.”맹승준 사제의 시신으로 무림 연맹의 공분을 일으킨다면 염무현은 또 하나의 강력한 적을 얻게 되지 않는가?“그런데 당최 이해가 안 가네요. 염무현 그 자식이 건방지게 아주 방방곡곡에 적을 만드는데 어떻게 지금까지 멀쩡하게 살아있는 거죠?”김준휘도 웃음을 터뜨렸다.“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라는 말도 있잖아. 이번에는 인생이 끝장날 거로 장담하지.”군사는 질세라 그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어쩌면 우리가 보낸 암살자가 도착하기 전에 무림 연맹이거나 다른 원수의 손에 죽을지도 몰라요. 하긴, 잔금도 아끼고 일석이조네요?”...무림 연맹, 허원 지부.비록 지부에 불과하지만, 이곳은 서해시를 포함한 허원 지역의 십여 개의 도시를 관할하고 있다.고대 무술 능력자라면 무림 연맹의 체제에 따르기 마련이다.설령 민간 조직일지언정 이러한 이유로 무림 연맹은 막강한 권력을 자랑했다.홀 한가운데에 두 구의 시체가 놓여 있었다.상주인 부성민은 분명 눈물이 나지도 않으면서 뻔뻔스럽게 곡소리를 해댔다.“사부님, 형! 얼마나 억울하시겠어요? 제가 무능해서 대신 원수를 갚을 수가 없네요.”하지만 얼굴만큼은 뽀송뽀송했다.얼마 전부터 맹승준을 스승으로 모시기 시작한 그는 사이가 아주 돈독할 정도는 아닌지라 울음이 터지지 않는다고 해도 이해는 갔다.
도아린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눈을 스르륵 감더니 죽음을 받아들인 사람처럼 의연한 표정을 지었다.그제야 연홍도는 완전히 깨닫게 되었다. 그동안 다짐했던 굳은 맹세와 변치 않은 사랑은 단지 연극에 불과했다는 것을.이내 오른쪽 손바닥을 번쩍 들어 올리더니 아래로 세게 내리쳤다.“몇 명만 남아서 수습하고, 다들 철수한다.”연홍도는 순식간에 열 살이나 먹은 듯 초췌했고,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클리넌을 향해 걸어갔다.차가 출발한 지 한참 뒤 그는 비로소 입을 뗐다.“김씨 가문의 야망을 결코 얕잡아 봐서는 안 되겠네요.”그들이 정한 타킷에는 서해시의 공씨 가문과 진씨 가문을 제외하고 방금 상황을 알게 된 연씨 가문, 그리고 어제 유람선 경매를 진행했던 유씨 가문도 포함되어 있었다.심지어 고작 대외적으로 알려진 일부분에 속할 뿐, 몰래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어제 염무현이 김민재를 죽이고 오늘 땅에 발을 딛자마자 김씨 가문의 역습을 당하지 않았는가?빛보다 빠른 반응 속도에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무현 님, 아니면 사람을 찾아서 김씨 일가를 몰살할까요?”연홍도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이번에 그는 진짜로 화가 났다.염무현은 일말의 고민도 없이 거절했다.“괜찮아요. 고작 벌레 같은 놈들이 과연 어떤 파장을 일으키려고 하는지 두고 보죠, 뭐.”예전에 적이 누군지 몰랐을 때도 걱정하지 않았는데 이제 김씨 가문의 음모가 속속 드러나는 시점에서 두려워할 필요가 뭐 있겠는가?그리고 차 안은 내내 침묵에 휩싸였다.서해시, 금싸라기 땅인 남연동의 한 고급 별장에 불이 훤히 켜져 있었다.김준휘는 눈살을 찌푸린 채 누군가의 사진을 지켜보았다.그의 표정은 한동안 변함이 없었다.사진 속 인물은 전부 명성이 자자한 고대 무술 능력자들이었다.‘우두머리 집회’를 앞둔 지금, 모든 무림 고수의 상황을 낱낱이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이른바 ‘우두머리 집회’란 영역을 분할하려는 어둠의 세력끼리 만나는 자리였다.지난번에 공규석과 진경태가 염무현을 찾
“당장 해독제를 내놔! 그럼 목숨만큼은 살려줄게.”연홍도는 초조한 듯 협박을 마다하지 않았다.연희주도 걱정하는 얼굴로 재빨리 설득했다.“언니, 사부님은 제 생명의 은인인데 어찌 목숨을 노릴 수 있어요? 얼른 해독제 주세요. 아빠한테 없었던 일로 해주면 안 되는지 제발 한 번만 봐 달라고 사정해 볼게요.”도아린이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다들 너무 순진하군. 이 독약은 맹독으로서 해독이 불가할뿐더러 설령 해독제가 있다고 해도 오랜 시간을 지체했으니 무용지물과 마찬가지이죠. 더욱이 나한테 주어진 임무는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염무현을 죽이는 것인데 이런 상황에서 해독제를 챙길 것 같아요? 괜히 헛수고하지 말고 아직 목숨이 붙어 있을 때 할 말 있으면 얼른 해요. 이따가 그런 기회조차 없을 테니까.”연희주는 발을 동동 구르며 울먹였다.“사부님, 아직 못다 한 말이 있으면 전부 얘기해 주세요...”“그게 무슨 헛소리죠? 내가 빨리 죽길 바라는 거예요?”염무현은 연희주에게 딱밤을 날리더니 씩씩거리며 말했다.“날 걱정해주면 어디가 덧나요?”“하지만 이미 중독되셨잖아요!”연희주의 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나 의사잖아요, 잊었어요?”염무현은 손에 생긴 미세한 상처를 바라보았다.“멀리서부터 이미 저 여자의 몸에서 나는 맹독의 냄새를 맡았죠. 내가 일부러 빈틈을 보여주지 않았더라면 접근할 기회조차 없었을걸요?”도아린이 피식 웃더니 비아냥거리며 말했다.“죽음이 코앞에 닥쳤는데도 큰소리치는 건가? 그렇게 하면 영웅처럼 보일 줄 알아요?”연홍도 역시 믿기지 않은 듯 말했다.“무현 님, 진짜 괜찮아요?”염무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왼손으로 오른팔의 혈자리를 빠르게 눌렀다.곧이어 왼손의 검지와 중지를 펴고 팔부터 손바닥까지 쓸어내리자 독혈이 상처에서 배어 나왔다.그리고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심하게 부식되면서 ‘치지직’하는 소리와 함께 하얀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올랐다.“이럴 수가!”도아린은 깜짝 놀라 두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말도 안 돼. 아무
연홍도는 화를 감추지 못했다.“왜! 지난 5년 동안 나름 대로 잘 챙겨줬다고 생각했는데 배신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냐!”도아린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런 위선적인 말은 집어치워요! 우리는 각자의 필요 때문에 엮인 관계일 뿐, 난 당신의 돈과 지위가 탐났던 것이고, 당신은 내 미모를 원하는 거잖아요. 따라서 전혀 빚진 게 없다고 봐요! 그리고 언제 배신했다고 그래요? 단지 모르는 사람에 불과한데 대체 무슨 자격으로 날 비난하죠?”연홍도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무현 님은 희주를 살려준 생명의 은인이야! 감히 그런 분의 목숨을 노려? 날 죽이려는 것과 뭐가 달라? 말해! 누가 널 보내서 우리한테 접근하게 했지? 무현 님을 암살하라고 시킨 범인은 어디 있어!”도아린은 콧방귀를 뀌며 꿋꿋이 밀어붙였다.“알아서 뭐 하게요? 저놈은 어차피 죽은 목숨이죠. 임무는 이미 완수했으니 날 죽이거든 얼른 움직여요. 굳이 쓸데없는 소리를 할 필요 있나요?”“너...!”연홍도는 울화통이 치밀어올라 입가가 파르르 떨었다.악랄한 여자를 향한 그의 애정이 남다르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보아낼 수 있다.도아린과 함께 있으면 연홍도는 저도 모르게 마음이 점점 젊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연희주는 일찌감치 두 사람의 관계를 눈치챘다.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아버지는 줄곧 재혼을 꺼리지 않았는가? 이제 와서 도아린을 만나 인생의 두 번째 봄을 맞이했다는 것만으로도 분명 경사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그러므로 반대하기는커녕 되레 여태까지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설령 나중에 아버지와 결혼하여 연씨 가문의 안주인이 되더라도 연희주는 쌍수 들고 환영할 것이다.아버지만 기쁘고 행복하다면 딸로서 전혀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하지만 스파이였을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도아린이 워낙 꼭꼭 숨긴 이유도 있겠지만, 그녀도 나이가 어려 경험이 부족한 탓에 눈치채지 못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하지만 베테랑인 아버지마저 전혀 몰랐다는 자체만으로 이 여자가 얼마나 대
“멈춰, 다들 섣불리 움직이지 마!”연홍도가 큰 소리로 명령했다. 염무현과 도아린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몰랐으므로 먼저 상황을 파악하려 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연홍도는 경악했다. 도아린이 데려온 이 십여 명의 사람들은 집안 가장인 그의 말을 전혀 듣지 않았다. 그들은 허리에서 단도를 뽑아 들고 염무현에게 달려들었다.“죽여라!”연희주도 놀라서 제일 먼저 염무현을 보호하기 위해 달려들었다.염무현은 당연히 그녀에게 그런 기회를 주지 않았다! 제자가 비록 현무의 힘을 흡수하여 놀라운 수준에 도달했지만, 무술 기술이 부족하여 사실상 그 수준에 걸맞은 실력을 가지지 못했다. 비록 입문 수준의 고대 무술 능력자라 해도, 이기기 어려웠다. 하물며 십여 명의 사람들이 칼을 들고 달려들면 죽으러 가는 것과 다름없었다.염무현은 손을 들어 올리며 십여 개의 은침을 날렸다.슉슉!은침은 공중에 잔영을 남기며 정확히 달려드는 자들에게 적중했다.순간적으로, 화면이 정지된 것처럼 보였다. 십여 명의 사람들은 돌진하고 칼을 휘두르는 자세를 유지한 채 일그러진 표정으로 굳어 있었다.사실, 이런 자들을 상대하는 데 은침이 필요하지 않았다. 염무현은 연희주가 다칠까 봐 이 비장의 수를 쓴 것이다!염무현이 손을 쓴다면 저승사자도 물러나게 했고 은침으로는 사람 목숨을 앗아갈 수 있었다.염무현이 뛰어난 의술로 죽은 사람을 살리고 뼈를 재생시킬 수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그의 살인 기술은 더 뛰어났다.두려움에 질린 도아린이 단도를 뽑아 염무현의 목을 겨눴다. 그녀의 칼에는 독이 발라져 있었는데 피를 보면 바로 죽게 된다!염무현의 속도는 더욱 빨랐다. 그는 손가락 하나로 도아린의 가슴을 찔렀다.퍽!순간 날카로운 바람이 그녀의 가슴을 관통하며 핏방울을 튀겼다.염무현이 오른손을 놓자 도아린은 뒤로 넘어졌다.이를 본 연홍도가 빠르게 달려가 그녀를 부축했다. “염 선생, 이게 무슨 짓입니까?” 연홍도는 분노를 참으며 물었고, 연희주도 의아한 표정을
“늦지 않았어요, 아빠, 그렇죠?” 연희주가 웃으며 물었다.연홍도의 얼굴엔 약간의 당혹감을 띠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집안의 위엄을 지켜야 했기에 목을 뻣뻣하게 세우며 말했다. “적절한 때에 왔군.”도아린의 시선이 곧바로 염무현에게로 향했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이었다. 지난번 염무현이 연씨 집안을 방문했을 땐 이 여인을 만나지 못했다.“이분이 바로 희주 아가씨의 병을 치료해 주신 염 선생님이시죠?” 도아린은 감사의 뜻을 담아 미소를 지었다.염무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접니다.”“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저희 아가씨가 큰 위험에 처했을 거예요. 상상조차 하기 싫네요.”도아린은 열정적으로 손을 내밀며 염무현에게 다가갔다. 염무현은 평소에 사람들과 악수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이에 도아린은 약간 당황했지만 여전히 손을 내민 자세를 유지했다.연희주는 염무현에게 소개했다. “사부님, 이분은 우리 집안 호위인 도아린 언니예요. 연씨 집안에서 일한 지 벌써 5년이나 되었어요.”염무현은 제자의 체면을 생각해 오른손을 내밀었다. 도아린은 기뻐하며 재빨리 손을 맞잡았다.“염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말로는 감사했지만 그녀의 눈에는 차가운 살기가 번뜩였다.“천만에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겁니다.” 염무현도 미소를 지었다.악수를 마치려 할 때, 도아린이 손을 빼려 했지만 염무현은 여전히 손을 놓지 않았다.염무현의 눈은 도아린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이로 인해 도아린은 마음이 불편해져 무의식적으로 손을 세게 빼내려 했다. 동시에 염무현도 손의 힘을 더 강하게 주었다.도아린은 결국 손을 빼지 못해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연홍도도 상황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도아린은 그의 정부였다. 염무현가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 해도 첫 만남에 여자의 손을 놓지 않는 것은 너무 무례한 일이라고 생각했다.“염 선생님!” 도아린의 목소리에도 화가 섞이기 시작했다. 이대로 가면 당신과 싸울 수밖에
“이것은 철 가시야!”차량 등이 비추는 길 위에는 수백 개 철 가시가 펼쳐져 있었고, 예리한 가시는 차가운 빛을 내며 반짝였다.이 철가시들은 모래 쇼트 처리가 되어 있으므로 반사되지 않아 멀리서는 볼 수 없었다. 그저 차량 등불이 비치는 곳에만 간신히 보일 뿐이다.여긴 고속도로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했다. 120km/h의 속도로 달릴 때 이걸 보고 반응한다면 이미 너무 늦은 것이다.운전자의 반응이 빨랐기에 브레이크를 꽉 밟아서 다행이었다.가장 가까운 철 가시는 이미 바퀴 위에 닿아 있었다. 단지 1센티라도 더 나아갔다면 타이어는 이미 찔렸을 거다.고속도로에서 타이어가 터지는 건 굉장히 위험한 일이었다. 비록 안전하다고 소문난 쿠리난이라 해도 이렇게 많은 철 가시를 감당할 수 없었다.연홍도는 침을 꿀꺽 삼켰다. 운전자를 바라보는 눈빛엔 칭찬과 감사로 가득 찼다. “잘했어!”이렇게 많은 철 가시는 분명 인위적인 일이었다.이것을 깨달은 연홍도가 다른 이들에게 말하려고 했을 땐, 이미 늦은 시각이었다. 많은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이 도로 양쪽에서 몰려나왔으므로.“잠복 공격이야!”뒤에서 따라오던 차에서 누군가 빠르게 문을 열고 나와 쿠리난을 보호했다.“연 선생님을 보호하라! 당신들 누구야? 감히 우리 연씨 집안의 차량을 막아? 죽고 싶어 작정한 거냐?”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은 사, 오십 명이 족히 되었고 그들은 말을 하는 대신 칼을 휘두르기 시작했다.“저 사람들 누구예요?” 연희주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차창 밖을 바라보았다.연홍도는 분석했다. “김씨 집안이 아니면 또는 맹씨 집안이 보낸 걸 거야. 반드시 이 둘 중 하나야.”“염 선생님, 희주랑 차에 앉아 계세요. 제가 나가서 싸우겠습니다!”그는 보았다. 살인자 쪽은 인원은 많지만 대부분이 마스터 이하의 레벨이었다. 그러니 그들을 처리하는 것은 염무현이 손을 쓰지 않아도 되는 매우 간단한 일이다.연씨 집안의 친위원 둘은 마스터와 함께 손쉽게 상황을 통제했고, 연홍도의 참여로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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