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화

뚜두둑!

양준우의 두 다리는 부러지면서 이상한 각도로 휘어졌다. 백골이 살가죽을 뚫고 나오면서 피는 바닥을 흥건하게 적셨다.

“아악! 내 다리...!”

양준우는 목이 찢어져라 외쳤다. 그의 비명은 방을 넘어 복도까지 울렸다. 서아란은 아직도 욕설을 퍼부으면서 황급히 그를 향해 달려갔다.

“미친년, 감히 내 아들한테 손을 대다니-!”

핸드폰을 꺼내든 서아란은 아무에게나 도움을 청하려고 했다. 하지만 경호원이 눈치 빠르게 핸드폰을 쳐냈다.

“염무현 님을 욕보인 결과가 어떤 것인지 똑똑히 기억해요! 복수를 원하면 나 공혜리를 찾아와요.”

공혜리는 경호원을 향해 머리를 돌리더니 차가운 말투로 또박또박 말했다.

“두 사람을 밖에 내던지고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해.”

“염무현 이 개자식아! 내 아들이 이런 꼴을 당하도록 가만히 내버려둔다, 이거지? 내가 너희 둘을 무조건 찢어 죽이고 말 거야! 무조건!”

경호원은 서아란의 아우성을 철저히 무시한 채 밖으로 끌어냈다. 방안이 다시 고요함을 되찾고 공혜리는 공손하게 말했다.

“무현 님, 죄송합니다. 제 아버지는 병원을 떠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시라, 결국 제가 이렇게 모시러 왔습니다. 제 아버지는 지금 서해병원보다 조금 더 가까운 우리병원에 계십니다.”

병원에는 헬기가 있을 뿐만 아니라 VIP를 위한 통로도 있었다. 그래서 염무현은 어쩌면 이편이 낫겠다고 생각하면서 대답했다.

“괜찮아요.”

병을 보이고 싶으면 직접 찾아오라는 규정이 생긴 이유는 그가 얼마 전까지 교도소에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대단한 의사라고 해도 죄수는 죄수였으니, 그의 도움이 필요한 환자는 교도소까지 직접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그러니 적당히 변화를 줄 필요가 있었다. 병원에 있는 환자를 호텔에 데려오는 것도 참 멍청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공혜리는 시름을 놓은 듯 풀린 표정으로 빠르게 말했다.

“그럼 이만 출발해도 될까요?”

호텔 대문 밖에서 서아란은 아직도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경호원이 내치는 바람에 계단을 구르며 생긴 상처는 눈물이 나올 정도로 아팠다.

그런데도 그녀는 엉금엉금 양준우의 곁으로 기어가면서 말했다.

“아들 괜찮니? 내가 희지한테 전화할게. 희지가 알면 분명 우-”

“전화할 시간이 어디 있어! 나 아파 죽을 것 같다고! 빨리 병원이나 보내줘!”

양준우는 이를 악물면서 외쳤다. 그러자 서아란은 이제야 정신 차리고 몸을 일으켰다.

“그래! 내가 널 제일 좋은 병원에 데려가마. 제일 좋은 의사도 불러서 네 다리를 무조건 고쳐줄게!”

이때 염무현은 공혜리와 함께 호텔 대문을 나섰다. 차 한 대는 바로 앞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고! 아버지, 어머니! 이제는 불륜녀가 당당히 머리 쳐들고 다니는 세상이 됐네요! 어쩐지 개자식이 순순히 이혼해 준다고 했더니, 다른 여자가 생겨서였어! 부잣집 여자한테 빌붙어 살 줄밖에 모르는 녀석 같으니라고!”

두 사람이 듣는 체도 하지 않고 차에 올라타는 것을 보고, 서아란은 목청을 한껏 높이면서 말을 이었다.

“염무현, 너 딱 기다려! 내가 조만간 당한대로... 아니, 배로 돌려줄 거야!”

“엄마, 나 아프다고!”

“그래, 우리 아들 엄마가 병원에 데려다줄게.”

...

우리병원.

“당신들 눈깔은 장식이야? 빨리 와서 도와줘야 할 거 아니야! 천하게 태어난 주제에 눈치까지 없다니. 만약 내 아들한테 문제 생기면, 당신들 다 쫓겨날 줄 알아!”

서아란은 괜히 의사와 간호사에게 화풀이하면서 아우성쳤다.

“내가 누군지 몰라? 나 양씨 집안사람이야! 당신들 병원장이랑 밥도 먹은 사람이라고! 당장 내 아들을 VIP 병동에 보내줘. 그리고 나, 나도 삭신이 쑤시니까, 정밀검사라도 해야겠어. 빨리 움직이지 않고 뭐해?!”

의사는 난감한 표정으로 겨우 기회를 찾아 입을 열었다.

“여사님, 아드님의 다리는 일반 병동에서도 치료할 수 있습니다. 일반 병동은 바로 자리를 낼 수 있는데, 괜찮으실까요?”

“당연히 안 되지! 우리가 어떤 사람인데 일반 병동을 써? VIP 병동으로 준비해!”

“저도 준비해 드리고 싶기는 하지만... VIP 병동은 현재 통제 중입니다.”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