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나온 자신감인지 주제에 배짱은 좋네.’이승휘는 이 말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 염무현이 너무 나댄다고 생각했다.의사가 된 지 수십 년이 지나 아무리 권위라는 타이틀을 얻고 업계와 환자 가족의 환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이런 말은 감히 내뱉지 못햇다.“사람을 살린다고 끝난 게 아니에요. 완치해야지. 당신은 아직 멀었어.”이승휘는 분에 차서 반박했다.“그럼 질문 하나 할게요. 무슨 독인지는 알아요?”염무현이 대답하기도 전에 이승휘는 자신만만해서 말했다.“이봐, 모를 줄 알았어. 그냥 아무렇게나 다 때려 박은 거지. 성공할 확률이 로또 당첨될 확률보다 낮아요. 행운의 여신이 한 사람만 예뻐할 수는 없잖아요? 이렇게 무모하게 운을 믿다가 성공이라도 하면 내가 이름을 거꾸로 쓸게요.”공혜리는 이런 권위에 철저히 실망했을뿐더러 너무 역겹다고 생각했다.“믿음을 저버린 사람이 맹세는 무슨, 그러다 웃음거리가 되는 수가 있어요.”이승휘가 순간 얼굴을 붉히며 눈을 부릅뜨고는 큰소리로 반박했다.“아까는 운이 좋아서 그런 거고 별거 아니야. 이 늙은이는 받아들일 수 없다네.”염무현이 한편으로 정확하게 침을 놓으며 말했다.“그럼 두손 두발 다 들게 해주지.”“당신이 무슨 수로?”이승휘는 당연히 믿지 않았다.염무현이 담담하게 말했다."이 독은 뱀이나 지네로 만든 고독(蠱毒)입니다. 기생충 비슷한 독 벌렌데, 심맥에 숨어들어 정기와 피를 빨아먹어요. 그 때문에 뇌에 혈액 공급이 제대로 안 돼서 쓰러진 겁니다."이승휘가 바로 반박했다.“헛소리하지 마요. 독벌레는 무슨, 웃기는 소리 하고 자빠졌네. 그건 미개한 사람들이 교육받기 전에 쓴 소설일 뿐이에요. 소설 작가들이 허투루 쓴 내용을 믿으면 안 되죠. 다를 들었죠? 진짜 광대가 따로 없다니까요. 사기꾼이야 아주.”공혜리가 진지하게 말했다.“무현 님, 저는 무현 님을 믿어요. 무현 님이라면 아빠를 믿고 맡길 수 있어요.”이 말은 이승휘를 대놓고 무시하는 거나 다름없었다.이승휘는 잔뜩 약
두 눈은 좁쌀보다도 작았고 입을 벌린 채 갈라진 까만 혀를 날름거리며 쓱쓱하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이는 보는 사람을 소름 끼치게 했다.“뱀, 진짜 뱀이다!”유쟁영이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작은 뱀은 놀란 듯 갑자기 몸에 난 작은 구멍에서 빠져나와 몸을 움츠리며 튕겨 올라 다른 데로 도망가려고 했다. 이렇게 작은 것이 도망가면 거의 찾지 못한다고 봐야 했다.이때 염무현이 유리병을 들어 이를 받아서 마개를 닫았다. 뱀은 유리병 안에서 여기저기 막 뒹굴었지만 도망갈 곳은 없었다.공혜리가 얼굴이 사색이 돼서는 물었다.“무현 님, 이게 뭔가요?”염무현이 유리병을 내려놓으며 말했다.“황금빛 뱀으로 만든 고독이라고 해서 금사고독이라고 하죠. 고독을 내린 사람은 금사의 알을 물이나 음식에 섞어 무방비 상태인 피해자의 뱃속에 들어가게 합니다. 그 알이 뱃속에서 부화되는 날이면 금사고독이 되는 거죠.”“역시 누군가 우리 아빠를 해치려고 손을 썼어.”공혜리는 눈빛이 매서워지더니 차가운 살기를 뿜어냈다.“손을 씻었는데도 가만히 놔두지 않네. 누가 한 짓인지 찾아내면 내가 반드시 부숴버릴 거예요.”김범식이 험악한 말투로 말했다.“아가씨, 조사되면 바로 나한테 알려주세요. 내가 직접 죽일 거예요.”이때 공규석의 눈동자가 몇 번 움직이더니 이내 천천히 눈을 떴다.“여기가 어디야? 나 어떻게 된 거야?”공혜리가 다급하게 침대맡으로 달려가더니 너무 흥분한 나머지 눈물을 흘렸다.“아빠, 깨어나셨네요. 정말 너무 다행이에요. 꼬박 한 주를 인사불성으로 쓰러져 계셨어요.”“혜리야, 울지 마. 아빠 이렇게 살아 있잖아.”공규석은 그런 딸을 보며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다 어렴풋이 아는 얼굴을 발견하고는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다.“염라대... 무현 님, 어쩐 일로 오셨어요?”흥분한 나머지 염라대왕이라는 네 글자를 입 밖에 꺼낼 뻔했다.염라대왕이라는 이름은 전 세계를 뒤흔들만한 이름이었다. 나쁜 사람은 이 이름을 들으면 혼비백산했고 재벌은 이 사람 앞에서
“앞으로 계속 어려운 사람을 돕고 착한 일 많이 하세요. 그러면 제가 오래오래 장수하게 해드릴게요.”염무현이 말했다. 현장에 있는 그 누구도 감히 이 말을 의심하지 못했다. 염무현의 뛰어난 실력으로 그들 모두를 놀래켰다.공규석이 다급하게 말했다.“무현 님 감사합니다. 교훈 새겨들을게요. 좋은 사람이 되어 사회에 보답하겠다고 맹세하겠습니다.”이승휘는 죄책감 어린 눈빛으로 이미 염무현에게 반해버린 유재영을 쳐다봤다.이게 바로 의사된 자의 자비를 베푸는 마음이다.염무현은 침을 챙기며 말했다.“쓰러진 시간이 길기도 하고 많은 정기와 피를 뺏겼기 때문에 신체 기능이 조금 안 좋아졌을 거예요. 앞으로도 삼일 정도 쓰러져 있을 거예요. 자체 치유에서 빠질 수 없는 과정이니 걱정할 거 없어요. 3일 뒤에 한번 더 침을 놓으면 완치될 겁니다.”공규석이 다시 하번 인사했다.“무현 님, 살려줘서 정말 감사합니다. 고마움을 이루 말할 수는 없지만 작은 청이 하나 있으니 무현 님께서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말씀해보세요.”공규석은 자기 딸 공혜리를 쳐다보며 말했다.“제가 쓰러진 동안 이끌어주는 사람이 없어서 집안이 엉망일 거예요. 우리 혜리 좀 신경 써 주시면 안 될까요?”“그러죠.”염무현이 흔쾌히 수락했다.공규석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공혜리에게 말했다.“혜리야, 뭐해? 얼른 무현 님께 고맙다고 인사하지 않고.”“무현 님, 감사드립니다.”공혜리는 염무현을 향해 몸을 숙여 인사했다. 허리를 숙이는 동작과 함께 깊은 가슴골이 훤히 드러났고 은근히 섹시했다.사실 공혜리는 공규석이 왜 이렇게 하라고 하는지 의문이었다. 염무현의 의술이 뛰어난 건 맞으나 의사가 해결하지 못하는 일도 많았다.하지만 공규석이 뭔가 홀로 남은 아이를 부탁하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공혜리도 무시할 수 없었다.염무현이 얼마나 많은 묘수를 가지고 있는지 그녀는 몰랐다. 의술은 그저 그가 잘하는 것들 중 하나일 뿐이었다.공규석이 의미심장하게 당부했다.“무슨 일이 있든 다
서양 의학을 전공하는 자들이 전통 국내 의학을 얕잡아보긴 했지만 염무현은 종래로 서양 의학을 비하한 적이 없었다.그는 의사의 수준에만 차이가 있을 뿐 어느 의술이 더 좋다고 볼 수는 없다고 생가했다. 모두 사람을 구하는 의술인데 굳이 높고 낮음을 가릴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이승휘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무현 님, 그게 무슨 뜻인지...”“마음 잘 추스리고 정확한 마음가짐으로 더 열정적으로 의료 사업에 뛰어들어서 더 많은 사람을 도와주고 구하는게 초심을 잃지 않는 거예요.”염무현이 이렇게 말했다.이승휘가 멈칫하더니 마치 뭔가 큰 깨달음을 얻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염무현에게 90도 인사를 건네더니 진지하게 말했다.“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것 같네요. 다시 한번 너그럽게 용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만 물러가 보겠습니다.”그 뒤로 이승휘는 전에 기세등등해서 모두를 내려다보던 습관을 고치고 온힘을 다해 부상자를 돌보고 의학을 연구하는 데에 뛰어들었다. 그러다 끝내는 국내외에 이름을 알린 진정한 권위를 가진 전문가가 되었다.공혜리는 그런 염무현을 우러러봤다. 예쁜 얼굴에 볼드체로 감탄 두글자가 쓰여 있는 것 같았다.염무현의 의술이면 분명 군림하면서 동종 업계 종사자들을 굴복시켜도 될텐데 오히려 그는 덕으로 사람을 설득하고 있었다. 이러한 인성에 이러한 그릇이라니, 정말 보기 드문 사람이었다.“오늘 일은 여러분들이 비밀로 해주셨으면 합니다.”공혜리가 유재영과 그 일행에게 말했다.“아무도 아빠가 깨어났다는 소식을 밖에 알리지 마세요. 대외로는 아직 혼수상태라고 해야 합니다. 아셨죠?”이는 고독을 내린 진범을 마비시켜 자기가 성공한 줄 알고 먼저 모습을 드러내게 하기 위해서였다.공혜리의 상벌이 명확한 성격에서 알 수 있는 건 그녀가 이런 일에 꽤 익숙하다는 것이었다.유재영이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공혜리 씨, 걱정하지 마세요. 입 함부로 놀리지 않겠습니다.”너무 창피한 일이라 원래도
“골든 파트너는 그렇게 쉽게 되는 게 아니에요. 천천히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게 더 좋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양희지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지금 위치를 지켜내는 것도 어려운 일이에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 양씨 집안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지 모르죠?”서아란이 눈을 부릅뜨고는 주저하는 양희지를 한탄하며 언성을 높였다.“그래서 이 기회에 한층 더 올라가려는 거 아니야. 공씨 집안이 양씨 집안에 대한 호감도를 보면 어려운 거 아니야. 3년씩이나 먼저 우리에게 다가와서는 우리를 챙겨준 게 제일 좋은 증거 아니겠니?”양희지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엄마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에요. 지금까지도 나는 공 씨 집안이 왜 우리 집안에 자꾸만 기회를 주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모험할 수가 없고요.”“이게 왜 모험이야?”양문수도 뭘 좀 안다는 듯이 잘난 척하며 분석했다.“힘써 싸우면 자전거가 오토바이가 되는 거고 실패하면 그냥 지금 상태를 유지하면 되지. 손해 볼 거 없잖아. 공씨 집안도 우리 양씨 집안의 발전 비전을 좋게 봤거나 너에게 흥미가 있거나 아니면 처음부터 우리를 키우려던 생각일 수도 있어. 아무렴 어쨌든 이건 우리에게 둘도 없는 기회야.”서아란이 얼른 맞장구를 쳤다.“그러게. 네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기회는 다른 사람이 가져가게 되어 있어. 맞다. 친구 통해서 상황 좀 알아봐.”양희지도 탐나는 건 사실이었다. 골든 파트너 기회를 얻으면 매년 몇억, 몇십억의 프로젝트가 오갈 것이고 아무렇게나 벌어도 천문학적인 숫자가 들어온다.공씨 집안의 화려한 차량 행렬과 하늘을 찌를 듯한 사무 청사는 양희지가 분투하는 최종 목표였다“알았어요. 가서 준비할게요.”양희지는 병실에서 나왔다. 가족을 돌볼 수 없는 게 마음에 걸려 카운터로 향했다. 엄마와 동생들 앞으로 잔고라도 넣어 보상해 주고 싶었다.별장식 병실에서 공혜리는 공손하게 말했다.“무현 님, 차를 배정해 호텔로 모셔다드리겠습니다.”“아니에요. 처리해야 될
마침 양희지가 입원 병동에서 나오다가 익숙한 실루엣을 발견하게 되었다.“염무현?”양희지가 그 실루엣을 정확히 확인하려던 때에 상대는 이미 코너를 돌아 그녀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염무현일 리가 없잖아!”VIP 병동엔 아무나 들어올 수 없었고 전부 유명 인사나 재벌가 사람들만 입원할 수 있었다.분명 그녀가 너무 피곤하여 착각한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염무현이 자신의 어머니와 동생을 때려 다치게 한 것에 관해 양희지는 일단 저녁에 있을 자선 행사 파티가 끝난 뒤에 다시 염무현을 찾아가 책임을 물을 생각이었다.여하간에 회사 일이 더 중요했던 터라 눈앞에 차려진 기회를 놓칠 수 없었고 반드시 회사 일에만 매진하여 차질이 없이 해결해야 했다.“희지니? 네가 어떻게 여기 있는 거니? 어디 아픈 거니?”손에 약봉지를 든 어르신 한 명이 놀란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마스크를 벗었다.여전히 생각에 빠져 있었던 양희지는 갑자기 나타난 어르신에 화들짝 놀랐다. 상대를 확인한 그녀는 바로 입을 열었다.“아, 아저씨. 전 아는 사람 병문안을 왔어요.”어르신은 바로 우현민이었다. 그녀의 말에 우현민의 얼굴 가득했던 걱정이 사라지고 어느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희지야, 무현이가 없는 동안 정말 고생 많이 했다. 이제 반년이 남았으니 조금만 버티면 다시 행복해지겠구나!”양희지는 순간 그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네? 반년이라니요? 지금 무슨... 말씀하시는 거예요?”우현민은 바로 정색했다.“반년 뒤에 무현이가 출소하는 날이잖니. 무현이가 출소하기만 하면 더는 걱정할 것 없단다. 명문대를 나왔으니 널 먹여 살리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거야!”“혹시... 무현이가 언제 출소했는지 기억... 안 나시는 거예요?”“괜찮다, 아저씨는 널 탓하지 않아. 분명 일이 바쁘고 힘드니 잊어버리고 있었던 거지. 괜찮다. 아저씨가 기억하고 있으니 무현이 출소일이 되면 내가 알려주마.”양희지는 여전히 이 상황이 이해가 가
“우현민 그 늙은이는 기껏해야 60대 초반이지 않았니? 왜 그 나이에 갑자기 치매라는 거니?”그러자 양희지는 어깨를 으쓱거렸다.“내가 어떻게 알아? 아, 됐어. 그만 말해. 어차피 이혼도 했는데 우리랑 아무런 상관없는 남이야. 차차 알게 되겠지. 우리가 걱정할 건 아니라고 봐.”“무현이 그놈이 왜 우현민 그 늙은이를 찾아가지 않은 거지?”서아란은 두 눈을 번뜩이며 말했다.“무현이 그놈이 지금 서해에 남아 있는 친척이라곤 우현민 그 늙은이밖에 없는 거지?!”옆에 있던 양문수가 바로 입을 열었다.“왜 안 찾아갔겠어? 쪽팔리니까 안 간 거지! 감방에서 4년이나 썩은 것도 모자라 이혼까지 당했는데 찾아가봤자 욕만 들을 게 뻔하잖아?”서아란은 속으로 아주 기뻐했다. 심지어 표정 관리도 하지 않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희지야, 여긴 네 아빠만 있으면 되니까 얼른 가봐. 회사 일이 더 중요하잖니.”양희지는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난 지금 바로 갈 테니까 무슨 일이 생기면 전화해.”“알았다니까. 얼른 가!”서아란은 이미 그녀를 쫓아내는 듯한 어투로 말하고 있었다.양희지가 병실 밖으로 나간 것을 확인한 그녀는 바로 침대에서 펄쩍 내려와 잔뜩 흥분한 모습으로 말했다.“여보, 기회가 왔어요! 우현민이 지금 아무것도 기억 못 하고 있잖아요. 무현이 그놈 출소한 것도 기억 못 하고 있으니 우리가 가서 한번 돈 좀 챙겨야죠. 돈만 있으면 무현이 그놈 감형 가능하다고 말하면 넘어올 거예요.”그러자 양문수는 미간을 찌푸렸다.“정말 속을까?”“타이밍이 제일 중요하죠! 지금이 마침 우리가 움직일 타이밍이고요. 분명 속아 넘어올 거예요. 우리가 이렇게 똑똑한데 설마 치매 걸린 늙은이 한 명 못 속이겠어요?”서아란은 의욕이 활활 타올랐다.양문수는 그녀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또 다른 문제가 떠올랐다.“하지만 그 늙은이한테 돈이 있을까? 전에 무현이 그놈 어떻게든 형량 줄여보겠다고 집도 팔고 사채도 끌어다 써서 빚이 한가득이잖아! 괜히 힘들게
염무현은 순간 당황함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삼촌 가족이 이사를 하셨나?'중년의 아줌마가 다시 입을 열었다.“원래 여기 살던 사람 중에 대학교수가 있다고 하던데, 그 사람이 우리한테 집을 팔았어요.”‘대학교수? 그럼 삼촌 집이 맞잖아!'염무현은 서둘러 물었다.“그게 언젠지 기억하세요?”“4년 전이요! 정확히 말하면 4년은 안 됐어요. 한두 달 정도 차이가 있을 거예요. 급하게 내놓은 집이라 집값이 비싸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바로 계약을 했죠.”염무현은 또 물었다.“그럼 어디로 이사를 하셨는지 혹시 아실까요?”아줌마는 기억을 더듬으며 말했다.“기억에... 정진 영천인가? 그쪽으로 이사를 한다고 들었던 것 같네요!”“정말요?”염무현은 믿기지 않았다.우현민의 가정 형편이라면 새집으로 이사를 하여도 더 좋은 집으로 가야 마땅했다. 게다가 원래 살던 집까지 팔았으니 당연히 고급 아파트 쪽으로 이사를 가야 했고 그 정도는 거뜬히 부담할 수 있는 정도였다.“언제 한번 그쪽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그 가족들을 보았어요.”아줌마는 확신하며 말했다.“정진 영천 서쪽 끝에 있는 마을에 사는 거 같더라고요. 우연히 만나거라 인사도 했는데 거기 살고 있다고 하더라고요.”정진 영천은 10년이 넘도록 철거가 완료되지 않은 마을이었고 얼마나 낡고 황폐한지 짐작할 수 있다.원래 있던 주민들도 더는 견디지 못해 떠나 버린 곳이기도 했다.여전히 믿기지 않았지만, 예의를 차리며 말했다.“고마워요, 아주머니. 실례했네요.”“아이고, 괜찮아요! 4년 동안 집값도 얼마나 올랐는데요. 전 이 집을 참 잘 샀다고 생각하거든요.”아줌마는 웃으며 말했다.염무현은 여전히 의구심을 마음속에 품고 단지 밖으로 나가 정진 영천으로 가보기로 했다.정진 영천.그곳은 한눈에 봐도 낡고 황폐했고 주위엔 쓰레기와 오수가 가득해 공기 중에 구역질을 나게 만드는 이상한 냄새도 풍겼다.마을 깊은 곳, 제일 안쪽에 있는 집의 대문이 열려있었다.서아란은 고가의 밍크코트를 입었고
하현도는 반항할 용기가 없었고 그저 염무현의 말을 따랐다.모두 뒷산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뜨기 시작할 무렵이었다.앞에는 깊은 낭떠러지였다.염무현은 밧줄의 한쪽을 다리 기둥에 묻고 나머지를 등에 업은 채 사람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문제라도 있나요?”염무현이 얼굴에 피멍이 든 장로를 보며 물었다.“문제없어요.”염무현은 한 발로 높이 뛰어 산에 다른 한쪽으로 날아갔다.절반 정도 날았을 때 염무현의 몸이 추락하기 시작했다.이 각도로 계산했을 때 염무현은 맞은편에 날아갈 수가 없다.이때 독수리가 옆에서 날아 왔다.방금 그 장로가 절벽 변두리에 서서 휘파람을 불었다.독수리가 날개를 활짝 폈고 염무현은 독수리의 등에 섰다. 아래로 추락하던 대는 금세 상승으로 바뀌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염무현이 안전히 맞은편에 도착했다.밧줄의 다른 한쪽도 다리 기둥에 묶었다.“허 연맹장, 당신의 사람보고 시작하라고 해.”소천학이 지시했다.하현도는 염무현이 절벽에서 날고 있는 틈을 타서 손을 쓰려고 생각을 했었다.삼장로가 독수리를 염무현의 디딤돌로 사용하지 못하게 명령하고 동시에 밧줄을 끊어 염무현이 낭떠러지에 떨어지면 반드시 죽게 된다.생각을 계속하다가 하현도는 포기했다.염무현이 다른 준비를 했을까 봐 걱정하기도 했고 만약 떨어져서 죽지 않는다면, 무림 연맹은 망하게 될 수도 있다.염무현이 보기에는 아주 평범한 작은 가방을 메고 있지만 누가 그 안에 낙하산이 있는 게 아니라고 보장할 수 있겠는가?하현도는 몇 명에서 손을 흔들었다.몇 명이 로프를 만드는 재료를 등에 업고 그 밧줄을 따라 맞은편에 갔다.염무현이 하현도에게 한 명령은 제일 짧은 시간 내에 로프를 완성해서 그들이 편리하게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해라는 것이다.로푸를 완성하고 있는 동안 염무현은 옥의 신과 허미영이 사는 동굴을 찾았다.“사부님, 제자가 병을 고쳐주러 왔어요!”염무현이 이렇게 인사말을 하고 동굴로 들어갔다.조금 후,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시간이 좀 더 지나
염무현의 말이 무림 연맹 본부장에 울려 퍼졌다.만약 예전 같았으면 누구도 하현도에게 감히 이렇게 말하지 못한다. 하현도가 말하지 않아도 아래에 있는 성원들이 상대방을 때려 인생을 돌이켜 보게 했을 것이다.본부장 문 앞에서 감히 이렇게 큰 소리를 제치다니?하지만 지금 상황은 염무현이 말만 한 것이 아니라 본부장의 문을 부쉈고 몇십 명을 다치게 했다.이 숫자는 당연히 고정적인 것이 아니다.만약 누군가 앞으로 나온다면 염무현은 절대로 봐주지 않고 무림 연맹에 환자 인수를 늘려줄 것이다.“큰소리를 제치는구나!”하현도는 어쨌거나 연맹장으로서의 신분이 있으니 그렇게 쉽게 쫄면 안 된다.사실상 그는 이미 불안하기 시작했다.팔대장로가 힘을 합쳤지만 이기지 못했다.비록 평시에 대련할 때에는 하현도도 이겨본 적이 있었다.하지만 그것은 팔대장로가 봐준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진짜로 싸우게 된다면 하현도는 이길 수 있는 확률이 거의 없다.하지만 염무현이 해냈다.이건 염무현의 실력이 하현도의 위라는 것을 설명한다.이렇게 많은 연맹 성원들의 앞에서 쫀다면 한평생 창피할 일이다.만약 싸우게 된다면 진짜 이기지 못할 수도 있다.어떻게 선택해야 할까?하현도가 고민하고 있을 때 염무현이 움직였다.속도가 너무 빨라 그림자밖에 보이지 않았다.하현도는 불길함을 예측하고 무의식적으로 옆으로 피했다.하현도의 속도도 염무현보다 늦지 않았다.하지만 염무현은 하현도의 예측을 예측했다.하현도가 한걸음 내려 제대로 서기도 전에 한 발이 얼굴을 딛고 있었다.눈앞에서 신발 바닥이 점점 커지는 것을 보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펑!”신발과 얼굴 사이의 친밀한 접촉이었다.하현도의 머리가 뒤로 쏠리며 원래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해 바닥에 얼굴을 위로 한 채로 쓰러졌다.너무나도 창피했다!이건 하현도의 머리에 처음으로 든 생각이었다. 모두가 제대로 보기 전에 얼른 일어나야지 안 그러면 너무나도 수치스럽다.하지만 하현도가 모르는 것은 이것 또한 염무현이 이미 예측했다는
하현도는 다른 사람이 언급하기를 바라지 않았다. 특히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장로님들, 팔대 장로님들 어디에 계시는가요?”하현도의 눈에서는 불이 나오는 것 같았다.“여기 있습니다!”여덟 명의 어르신이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이 사람이 우리의 문을 부수고 우리 연맹을 모욕 했으니 지금 당장 죽이세요!”하현도가 이를 갈며 말했다.여덟 명이 다시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네, 연맹장님!”“죽어!”여덟 명은 모두 상급자 대 마스터였다.실력이 높았다.본부장에서 지위를 따지든 실력을 따지든 모두 하현도와 맞먹는 사람이었다.여덟 명이 힘을 합치면 무술의 신이라고 해도 손쉽게 이기지 못할 것이다.염무현을 둘러싸고 호흡을 맞추며 여러 가지 기술을 사용했다.다른 사람이었으면 이미 사지가 갈라진 지 오라다.하지만 염무현은 담담했다.호신 주술에서 금빛이 나오며 모든 공격을 막아냈다.“뭐야?”하현도는 눈 눈을 부릅뜨고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하현도가 봤을 때는 염무현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나이가 젊으니.아무리 엄마 뱃속에서부터 무술을 수련한다고 해도 고작 20여 년밖에 안 된다!하지만 이 여덟 대장로들은 수련 기간이 제일 짧은 사람도 20년은 그들 앞에는 아무 숫자도 아니다.실력과 경험이 차이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심지어 여덟 명이 함께 손을 잡고 공격한다.하지만 결과는 모두 염무현이 손쉽게 막아 냈다.“금광 주술!”염무현의 말에 따라 한 줄기에 금빛이 밝게 나타나 순간 여덟 장로를 삼켰다.“펑!”모두 연이어 날아갔다. 몸은 공중에서 심하게 뒹굴다가 거세게 바닥에 부딪혔다.그리고는 피를 토하고 얼굴은 창백해졌다.그중 한 어르신이 손을 입가에 되고 휘파람 소리를 힘겹게 냈다.한 마리의 독수리가 공중에 나타나더니 염무현을 향해 곧게 날아갔다.염무현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로 손을 뻗어 허공에서 잡았다.독수리는 울음소리를 내더니 몸은 마치 보이지 않는 커다란 손에 잡힌 듯 공중에서 움직이지 못했다.것 반응
어둠 속에서 수많은 사람의 그림자가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무림 연맹의 얼굴을 대표하는 문이 망가진 것을 똑똑히 보았을 때 모두 화가 난 상태였다.“도대체 누가 겁도 없이 감히!”“우리 무림 연맹의 대문을 부수다니 이건 죽으려고 작정한 거 아니야!”“누가 됐든 간에 일단 사지를 찢어놓고 말하죠!”분노에 가득 찬 사람들이 폐허 앞에 사람 한 명이 있는 것을 보았다.“젊은이, 누가 이랬는지 봤나? ”앞에 있는 사람이 젊은이인 것을 보고 압박을 하기 시작했다.“내가 경고하는데 일은 아주 큰 일이야. 본 것을 그대로 말하지 않으면 자네도 무사하기 힘들 거야.”염무현이 담담히 말했다.“봤어요!”“빨리 말해, 누군데?”한 무리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물었다.염무현이 천천히 말했다.“바로 저요!”“뭐라고?”모두 눈을 크게 뜨고 얼굴에는 분노가 놀라움보다 더 선명했다.“젊은이 지금 나설 때가 아니야. 우리가 믿을 것 같아?”“빨리 누가 한 짓인지 말하지 않으면 자네도 범인이 되는 거야!”“마지막으로 한 번 더 기회를 주지.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손을 쓸 수밖에 없어!”모두 당장이라도 싸움할 기세였다.염무현이 다시 오른손을 들고 허공에 손바닥을 내리눌렀다.문 뒤에 있는 집 한 줄이 무너졌다.“진짜 이 사람인 건가?”“겁도 없이, 죽여버려!”모두 이제서야 반응하고 염무현에게 손을 쓰려고 했다.“고작 여러분들이?”염무현이 웃으며 말했다.“허현도보고 나오라고 하세요. 당신들은 내가 손을 쓸 필요도 없어요.”“감히!”“이 자식이 죽으려고!”“말은 잘하는군!”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왔다.염무현이 머리를 저었다.“이미 말했는데 듣지 않는 거라면 나를 뭐라 하지 마세요.”거센 바람이 사람들을 향해 불었다.“펑!”“풀썩!”“아이고...”바람이 부는 곳에는 수십 명이 동시에 쓰러졌다.아프다고 소리를 치면 낭패하기 그지없었다.“무슨 사람인데 겁도 없이 감히 내 무림 연맹 본부장에서 소란을 피워!”하현도가 잠옷 차림으로 소리
소학천이 급해 났다. 그는 손녀 소정아를 보호하며 한쪽으로는 소리쳤다.“허 연맹장, 이게 바로 무림 연맹이 손님을 대한 태도인가? 소문이 퍼져서 무림계의 사람들이 비웃는 게 두렵지도 않나!”허현도는 아무렇지 않았다.“당신들 주제에 손님이라고 할 수 있을까?”사람 인수만 해도 몇 배나 더 많은 사람들이 호시탐탐 지키고 있는데 이 세 사람은 상대가 안 된다.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잡혔다.“허현도, 이렇게 하면 옥의 신의 제자 염라대왕이 찾아오는 게 두렵지도 않은가!”소학천이 발버둥을 치며 소리쳤다.허현도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감히 온다면 바닥에서 기는 느낌이 어떤 건지 제대로 느끼게 해주겠어! 그 자식이 키워낸 제자가 생각만 해 봐도 뻔하지, 뭐. 이참에 사부의 빚을 제자가 갖게 두 사람이 함께 속죄하게 하겠어! 염라대왕이고 뭐고 20살 좀 넘은 새파랗게 어린 자식이 뭐가 대단하다고! 혼자 뻔뻔스러우면 됐지, 이렇게 사람을 한 무리를 불러서 이런 방식으로 사람의 시선을 끌려고 하는 건 무림을 너무 얕본 게 아니야!”소학천은 심히 화가 났다.“자네 꼭 후회할 거야!”“짝!”누군가 소학천의 얼굴에 따귀를 날렸다.“또 한 번 우리 연맹장님에게 무례한 짓을 한다면 그땐 목숨줄을 잃을 각오를 해야 할 거야.”소학천은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조용히 입을 닫았다.“흥, 주제 파악도 못 하는 놈들!”허현도는 세 사람이 감방에 잡혀가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편해졌다.염무현이 제도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새벽 2시였다.사실상 염무현이 비행기에 타기 전에 이미 여지윤 그들하고 연락이 두절됐다.세 사람의 핸드폰은 모두 통하지 않았다.직감이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알려줬다.염무현은 택시를 잡아서 타고 기사님한테 주소를 말했다.“무림 연맹, 본부장이요.”기사님은 열정적인 말투로 말했다.“밤 열 시가 지나면 무림 연맹은 불이 다 꺼지는데 이미 퇴근을 다 했을 거예요. 이렇게 늦은 시간에 뭘 하루 무림 연맹에 가는 건가요?”염무현이 무표정으
허현도의 말은 거칠었다.여지윤은 표정 관리가 안 됐지만 허현도의 곳에 있으니 가만히 있었다.허미영, 허현도의 동생인데 나이 차이가 20살이나 된다.허미영이 태어난 후 얼마 안 돼 부모님이 병으로 돌아가셔 어린 허미영을 허현도가 키우게 됐다.허현도가 힘겹게 키운 동생이 예쁘게 자랐을 뿐만 아니라 재질이 좋아 무림 인사들의 주목을 받았다.청혼을 하러 오는 사람만 해도 허씨 가문의 문을 부수기 직전이다.허현도가 눈이 가물가물해 날 정도로 고르면서 동생이 부잣집에 시집을 가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을 환상했을 때, 꿈이 산산조각났다.허미영이 늙고 못생긴 남자한테 빠져버렸다.처음에는 동생이 어려서 속았다고 생각했다.잘 다독이고 설득해서 도리를 제대로 알려주면 정신을 차릴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허미영은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지 못했고 오히려 그 옥의 신에게 흠뻑 빠져 죽도록 사랑한다는 말을 했다.허현도가 얼마나 화가 났을지 알 수 있다.자신이 힘겹게 20년을 키운 동생이 다른 사람한테 뺏기다니?무림에 유망주거나 재벌 집 자식이면 그렇다고 치자.계집애는 언젠가는 시집을 갈 것이니 말이다.하지만 늙고 못생긴 남자를 찾다니. 도대체 무슨 일인가?아버지의 사랑이 부족했는가?오빠가 곧 아버지가 아닌가!허현도가 오빠로서 물심양면으로 오랜 시간 키웠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칠 수 있단 말인가?안된다!절대 안 된다!허현도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을 깨트린다면 자신에게도 하늘에 계신 부모님께서 미안한 일이라고 생각했다.허현도는 허미영이 나가지 못하게 하라고 명령을 내렸다.누가 끝까지 버티는가 보자는 것이다.이렇게 오랫동안 허미영이 밖에 나가지 않아 모두 외계의 잡념을 떨쳐내고 수련에 몰두한다고 생각하고 있다.처음에는 허미영은 각종 방법으로 달아나려고 했다.하지만 매번 허현도에개 잡혀 돌아왔다.삼 년 전부터 허미영이 갑자기 얌전히 뒷산에 머물러 반성했다.허현도는 그 모습을 보며 속으로 기뻐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동생이 옥의 신
솔직히 말하면 염무현은 조금 설렜다.매번 싸우고 할 때면 백희연이 몹시 그립다.청교의 여왕이 자신의 싸움꾼으로 쓰였다.중요한 것은 백희연아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즐거워했다는 것이다.“안돼.”이성이 충동을 이겼다. 염무현이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네가 집에 남아 있어야 내가 안심할 수 있어.”백희연이 시무룩해서 말했다.“알았어.”염무현이 웃었다.“이렇게 말 잘 듣는데 선물이라도 줘야겠다.”“무슨 선물?”백희연이 염무현의 말을 듣고 순간 흥분하면서 눈에서 빛이 나는듯 했다.염무현이 주머니에서 교룡내단을 꺼내며 말했다.“전에 주겠다고 했던 선물, 지금 줄게.”백희연의 눈이 커졌다.“교룡내단!”옛날 같았으면 이런 품질의 내단은 눈에 들지도 않았을 것이다.한눈이라도 더 쳐다본다면 그건 청교의 여왕애 대한 모욕이다.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반지 안에 갇쳐있은지 천년이나 되고 겨우 자유의 몸을 되찾았는데 실력이 많이 감소하였을뿐더러 몸이 많이 허약해졌다.몸보신을 제대로 해야 할 시기였다.교룡내단은 큰 도움이 된다.“주인님, 고마워!”백희연은 보물을 얻은 듯 교룡내단을 손에 품고 있었다.“한 가지 일이 더 있어.”교룡의 남은 신식을 꺼내면서 말했다.“귀신교룡이 되게 수련을 가르쳐줘.”염무현은 교룡과 약속한 일이라고 말하려고 했다.입을 열기도 전에 백희연이 쿨하게 말했다.“문제없어! 내가 받아줄 테니까 앞으론 날 따라다니면 돼.”교룡이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감사합니다, 여왕님!”천년수련이 물거품으로 되었다.이런 결과는 누구에게 일어나든 다 비참한 일이다.하지만 누가 곤난속에서 좋은 일을 마주치게 될 줄 알았겠는가.귀신교룡이 된 후 다시 수련 시간을 계산하면 용으로 승천할 가능성이 높다....제도, 무림 연맹 본주장.“내 동생을 꼬신 자식을 보겠다니, 꿈도 꾸지 마!”한 남자의 목소리가 크게 울렸다.여지윤의 고막은 째질 듯 아팠고 머리도 울리는 것 같았다.하지만 예의를 지킬 수밖에 없어 억지로라
황보정신은 당연히 불복했다.선생님도 실패했는데 학생이 한 번에 성공하다니.이게 운이 좋아 찍어 맞춘 게 아니면 뭔가?염무현은 대꾸를 하지 않고 새로운 천정을 들었다.조금 후, 또 성공했다!황보정신은 눈을 크게 부릅뜨고 놀라움이 가득한 모습이었다.백희연의 얼굴에 숭배하는 기색은 더 짙어졌다.“한 번 더 해봐!”황보정신은 여전히 믿을 수 없었다.이번에는 염무현은 황보정신을 맞춰주지 않고 남은 천정을 다 가져갔다.“무슨 뜻이야?”황보정신이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염무현은 돌아서서 고개도 돌려보지 않고 말했다.“고마워요.”“아니, 제대로 배운 게 확실해? 혹시 안되면 내가 원인을 찾아줄 수 있잖아!”황보정신이 쫓아가서 말했다.“필요 없어, 우리 주인님이 괜찮다고 하면 괜찮은 거야.”백희연이 황보정신을 가로막고 정중히 말했다.순간, 황보정신의 표정은 복잡했다.학생이 너무 출중해 선생님의 체면이 구겨지는 느낌이었다.“염라대왕도 사람이라니 무슨, 그냥 요괴잖아!”황보정신은 완전히 불복하고 맥 빠진 소리로 말했다.“한번은 이겨보는 줄 알았는데 또 한 번 지고 말았군.”황보정신은 테이블에 새로운 천정이 있는 것을 봤다.”이맛살을 찌푸린 채 천정을 쥐고 진원을 주입해 봤다.결과는 실패였다.“왜?”황보정신이 안 그래도 적은 머리카락을 잡으며 소리쳤다.“학생도 배웠는데 선생이 도리어 할 줄 모르다니, 이게 말이 돼?”나가는 길은 순리로웠고 지나가는 길에는 사람마다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방금 도살장군 배학진을 한 방에 죽인 일이 이미 다 퍼진 상태였다.역시 악마는 역마다!많은 사람들이 염무현이 떠난 것에 기뻐했다.드디어 염무현의 그림자 밑에 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사실이 증명하듯 너무 빨리 기뻐한 것이다.이 그림자는 아직도 존재했다.누군가 건드리게 된다면 배학진같은 결말을 맺게 될 것이다.감시실에서 감옥장이 식은땀을 닦고 있었다.염무현이 대문을 나가는 것을 보고 나서야 그는 긴장했던 마음을 내려놓았다.
황보정신은 목을 꼿꼿이 세우면서 최대한 표정을 자연스러워 보이게 하려고 했다.이렇게 자신의 어색함을 감추려고 했다.방금의 시범은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방법은 알지만 오랫동안 조작해 보지 않아 실수가 생기는 것은 정상이다.백희연은 크게 하품을 했다. 눈꺼풀은 무거워 눈을 뜨고 있기가 힘들었다.그렇다, 백희연은 졸았다.황보정신의 강의를 들으면서 백희연은 존 것이다.뒤에 무슨 내용을 말했는지는 머리에 전혀 들어가지 않았고 한쪽 귀로 들어가고 한쪽 귀로 나오는 격이었다.“계속하세요.”백희연은 기지개를 켜고 두 사람더러 자신은 신경 쓰지 말고 계속하라고 눈치를 줬다.황보정신의 실패감을 느꼈다.따귀를 맞는 느낌이었다.학생을 졸게 한 것도 창피한 일인데 심지어 시범도 실패했다.“괜찮아, 내가 해볼게.”염무현이 말했다.황보정신이 진지하게 말했다.“다 기억했다고? 먼저 실천하는 걸 급해하지말고 내가 말했던 내용을 먼저 복습하고 잘 모르겠는 부분을 다 해결하고 시작해도 늦지 않아.”천정의 수량에는 제한이 있으니 말이다.황보정신의 앞에서 제대로 주입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나간 후 스스로 조작을 하면 성공률은 더 낮다.황보정신은 이곳을 떠날 수 없고 염무현의 곁에서 직접 가르친 것이다.용촌 교도소가 지어진 후 염무현은 처음, 그리고 유일하게 범죄자의 신분으로 이곳을 떠난 사람이다.다른 사람은 나갈 수 없다.“다 생각이 있어.”염무현은 황보정신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만만한 모습이었다.황보정신의 눈에는 허세가 가득했다.근데 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으니 말이다.한번 실패를 하게 되면 성공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거고 자만하는 습관도 주동적으로 고치게 될 것이다.염무현은 시작했다.수법이 확실히 황보정신에 비하면 숙련하지 않았다.한눈 보자마자 황보정신은 염무현이 성공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왜냐하면 황보정신도 실패했기 때문이다.염라대왕도 사람이지 신선이 아니다.사람이라면 실수를 하고 잘못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