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두둑!양준우의 두 다리는 부러지면서 이상한 각도로 휘어졌다. 백골이 살가죽을 뚫고 나오면서 피는 바닥을 흥건하게 적셨다.“아악! 내 다리...!”양준우는 목이 찢어져라 외쳤다. 그의 비명은 방을 넘어 복도까지 울렸다. 서아란은 아직도 욕설을 퍼부으면서 황급히 그를 향해 달려갔다.“미친년, 감히 내 아들한테 손을 대다니-!”핸드폰을 꺼내든 서아란은 아무에게나 도움을 청하려고 했다. 하지만 경호원이 눈치 빠르게 핸드폰을 쳐냈다.“염무현 님을 욕보인 결과가 어떤 것인지 똑똑히 기억해요! 복수를 원하면 나 공혜리를 찾아와요.”공혜리는 경호원을 향해 머리를 돌리더니 차가운 말투로 또박또박 말했다.“두 사람을 밖에 내던지고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해.”“염무현 이 개자식아! 내 아들이 이런 꼴을 당하도록 가만히 내버려둔다, 이거지? 내가 너희 둘을 무조건 찢어 죽이고 말 거야! 무조건!”경호원은 서아란의 아우성을 철저히 무시한 채 밖으로 끌어냈다. 방안이 다시 고요함을 되찾고 공혜리는 공손하게 말했다.“무현 님, 죄송합니다. 제 아버지는 병원을 떠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시라, 결국 제가 이렇게 모시러 왔습니다. 제 아버지는 지금 서해병원보다 조금 더 가까운 우리병원에 계십니다.”병원에는 헬기가 있을 뿐만 아니라 VIP를 위한 통로도 있었다. 그래서 염무현은 어쩌면 이편이 낫겠다고 생각하면서 대답했다.“괜찮아요.”병을 보이고 싶으면 직접 찾아오라는 규정이 생긴 이유는 그가 얼마 전까지 교도소에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대단한 의사라고 해도 죄수는 죄수였으니, 그의 도움이 필요한 환자는 교도소까지 직접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그러니 적당히 변화를 줄 필요가 있었다. 병원에 있는 환자를 호텔에 데려오는 것도 참 멍청한 일이었기 때문이다.공혜리는 시름을 놓은 듯 풀린 표정으로 빠르게 말했다.“그럼 이만 출발해도 될까요?”호텔 대문 밖에서 서아란은 아직도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경호원이 내치는 바람에 계단을 구르며 생긴
“하, 나는 그런 소식 못 들었거든? 거짓말을 하더라도 상대는 가려야지!”이때 양문수가 여러 사람과 함께 부랴부랴 달려왔다. 다리가 부러진 양준우와 얼굴이 퉁퉁 부은 서아란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이게 다 염무현 그 개자식 때문이에요! 우리가 불륜녀한테 맞는 꼴을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더라니까요?”서아란은 눈물을 펑펑 흘리면서 한탄했다. 그러자 양문수는 분노를 억누르는 듯 인상 쓰면서 말했다.“걱정하지 마, 여보. 내가 무조건 복수해 줄게. 하지만 지금은 치료가 우선인데... 왜 아직도 이러고 있어?”서아란은 사실에 과장을 보태 한참이나 설명했다. 의사가 듣다못해 미간을 찌푸릴 정도로 말이다.“내가 병원장한테 전화할게. 우리가 어떤 사람인데, VIP 병동 하나 못 쓰겠어?”양문수는 당당하게 말하면서 전화하러 갔다. 서아란은 어깨를 으쓱하면서 의사한테 비아냥댔다.“들었지? 천한 것들은 이래서 문제야. 오늘 일은 너희 병원장한테 전부 이를 줄 알아!”얼마 후 양문수는 복잡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서아란은 그것도 모른 채 병원의 보안요원에게 소리 지르고 있었다.“당장 우리를 VIP 병동으로 모셔가지 않고 뭐해?!”“저... 여보, 이번은 아무래도 일반 병동을 쓰는 게 좋겠어. 병원장이 가장 좋은 교수를 보내주기로 했으니까-”“그게 무슨 뜻이에요? 내 체면도 안 봐주겠다는 거예요?”양문수는 낮은 목소리로 설명했다.“병원에 엄청난 거물이 왔나 봐. 그래서 VIP 병동을 통제하고 있대.”“거물? 그게 누군데?”서아란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크게 떴다. 그녀가 보기에 양씨 가문보다 대단한 가문은 없었기 때문이다.자세한 상황은 전해 듣지 못했던 양문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말했다.“몰라, 하지만 우리가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인 건 확실해. 그러니 일반 병동에서 치료받자. 지금은 준우를 치료하는 게 우선이야.”서아란은 목소리를 낮추더니 연신 머리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래, 일반
“난 모르는 사람이에요. 내가 모셔 온 전문가는 더더욱 아니고요!”공혜리는 당황한 표정으로 염무현에게 설명했다.“무현 님, 저를 믿어주세요. 저는 진짜 모르는 사람이에요!”염무현과 같은 고수를 두고 다른 사람을 부른다는 것은 엄청난 실례였다. 그건 그에 대한 불신을 뜻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마음 급하다고 해도 공혜리는 이런 저급한 실수를 할 사람이 아니었다.“그럼 저분은 누구죠? 형님을 모셔 올 때 따라오길래, 저는 당연히 아가씨가 찾은 분인 줄 알았거든요...”이때 의사 가운을 입은 한 무리의 사람이 들어왔다. 선두에 선 사람은 다름 아닌 우리병원의 병원장 유재영이었다.“공혜리 씨, 제가 소개해 드릴게요. 이분은 제 의대 선배님이시자, 제원 최고 신경외과 교수이신 이승휘 교수님이세요.”유재영의 말을 듣고 공혜리는 눈을 반짝이면서 물었다.“현대 의학의 최고 경지에 오르셨다는 그 이승휘 교수님이요?!”노인은 몸을 돌려 공혜리를 힐끗 봤다. 그리고 손을 휘휘 저으면서 겸손하게 말했다.“그 정도는 아닙니다. 어쩌다 보니 말이 그렇게 돌았군요.”공혜리는 당연히 이승휘가 누군지 알았다. 공규석이 쓰러진 다음 받은 전문가 리스트에서 그는 1순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너무 바쁜 탓에 지금껏 만나지 못하고 있었다.공혜리가 놀란 것을 보고 유재영은 뿌듯한 표정으로 말했다.“공혜리 씨 참 운이 좋았어요. 선배님은 세미나를 위해 서해에 온 김에 저를 만나러 오신 거거든요. 공규석 씨가 VIP 병동에 들어오는 걸 보고는 직접 돕겠다며 이렇게 나서주셨어요. 재벌가에서 어떤 조건을 내걸어도 한결같이 거절하시던 분이 말이에요.”공혜리는 기쁜 한편 불안하기도 했다. 이승휘와 같은 전문가가 찾아왔다고 마냥 기뻐하기에는 염무현이 떡하니 곁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나 공규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지금 놓치면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이기도 했다. 신의도 한 명보다는 두 명이 있는 편에 훨씬 안전할 것이다.공혜리
“공혜리 씨, 당신도 비싼 교육을 받은 사람 같은데 어떻게 시비를 안 가리지? 아무리 급해도 의사를 함부로 구하면 안 되지. 돈도 몸도 뺏기고 나서 후회하면 늦어. 제일 중요한 건 환자의 치료를 놓치면 울어도 소용없다는 거야.”이승휘가 말했다.“무현 님은 사기꾼이 아니에요.”이승휘가 콧방귀를 끼더니 조롱했다.“혜리 씨, 국내 의학은 안 돼. 서양 의학과는 비길 수조차 없어. 더 괘씸한 건 돌팔이가 환자와 가족들에게 사기 치는 거야. 완전 양심을 저버린 거지. 그게 사기꾼이 아니면 뭔데?”“무현 님,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공혜리가 얼른 염무현을 달랬다.이승휘는 미간을 찌푸렸다. 염무현의 아우라가 심상치 않았지만 그래도 너무 젊었다.의사라는 직업이 원래 오랜 기간의 임상 경험과 끊임없는 학습, 누적과 터득을 통해야만 전문가 레벨로 올라갈 수 있는 직업이었다. 그러려면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는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눈앞의 이 남자는 기껏해야 스무 살이 좀 넘어 보였다. 의대도 졸업했는지 의문이었고 졸업했다고 해도 겨우 레지던트일 것이다.그런데 사기꾼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사기꾼을 하려면 닮기라도 해야지, 이래서 누굴 속일 수 있을까.이승휘는 공혜리가 급한 나머지 아무 의사나 구하는 바람에 이런 유치한 실수를 저질렀다고 생각했다.이승휘는 업계의 권위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 지켜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 반드시 현장에서 정체를 까밝혀야 한다고 여겼다.“저기요, 어느 의대 나왔어요? 학력은 어떻게 되죠? 멘토는 누구예요?”이승휘가 염무현을 몰아세웠다. 그러자 염무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의대 다닌 적 없어요. 그러니 학력도 없겠죠. 멘토가 누군지는 알려드릴 수 없어요. 은퇴하셨거든요.”이건 다 사실이었다. 사람들이 사부님을 존경하는 의미로 옥의 신이라고 부른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그는 여러 묘수를 알고 있는 늙은이였다.옥의 신, 감옥의 신이라는 뜻이었다.염무현이 교도소로 들어간 후 행운스레 그는 그 늙은이의
“당신이 귀띔해야만 내가 아는 줄 알아?”이승휘가 염무현을 째려보더니 말했다.“당연히 중점 부위를 찾아서 뚫어야지. 설비 준비해.”염무현이 팽팽하게 맞섰다.“저 사람 몸을 벌집을 만든다 해도 독의 근원지는 못 찾을 거예요. 그리고 환자 상황이 여의찮고요.”“헛소리하지 마요. 선배 판단이 틀릴 리가 없잖아요. 뼈를 뚫는 시술, 상처가 난다고 해도 얼마나 작은데, 사람 몸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요. 모르면 좀 가만히 있어요. 무식한 거 티 나잖아요. 쪽팔리지도 않나.”유재영이 큰 소리로 말했다.“뼈를 뚫는 시술은 일반 환자들에게는 영향이 크지 않지만 공규석 씨처럼 거의 죽어가는 사람은 못 버텨내요.”“간덩이가 부었구먼. 감히 우리 선배님의 전문성에 도전해?”이승휘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저기요. 그냥 내가 원인을 찾으면 사기 칠 기회가 없어질 거 같아서 걱정하는 거 같은데, 맞죠?”공혜리는 중간에 껴서 어쩔 바를 몰랐다. 양쪽 다 공규석을 구하러 온 사람이었지만 새우등인 그녀는 누구의 편을 들든 맞는다고 볼 수 없었다.“이렇게 된 이상 나를 못 믿어도 어쩔 수 없어요. 후회만 하지 마요.”염무현은 이렇게 말하더니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이승휘는 공혜리에게 말했다.“공혜리 씨, 내 명예를 걸고 맹세할게. 만약 당신 아버지 못 고치면 권위라는 타이틀도 포기하고 앞으로 의사 그만둘 거야.”이렇게 독한 맹세도 스스름없이 하는 걸 봐서는 이미 확신이 선 것 같았다.공혜리가 서둘러 대답했다.“무슨 그런 말씀을... 이 교수님, 잘 부탁드릴게요.”그러고는 복잡한 눈빛으로 염무현을 바라봤다.“무현 님...”염무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었다.공혜리는 얼굴이 달아올랐다. 일이 해결되면 다시 진심으로 사과할 생각이었다. 지금은 이런 걸 따질 겨를이 없었다.“설비 올려!”이승휘의 명령하에 유재영이 익숙하게 여러 가지 설비를 조작하며 케미를 살렸다.한편, 옆에 위치한 한 입원 병동.양희지가 당황한 표정으로 힐을 신은 채 한
막무가내인 서아란이 사실을 과장하고 왜곡해서 설명했다.양문수도 옆에서 부채질했다.“4년이나 교도소에서 썩었으니 폭력적으로 변해도 이상해할 거 없잖아?”양희지는 마음이 복잡했다. 한편으로 염무현이 이런 짓을 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엄마와 동생이 불쌍했다.하지만 어찌 됐든 간에 사람을 때리는 건 잘못된 일이었다. 게다가 사람을 다치게 했다면 더더욱 안 된다.“그만해요. 바로 전화해서 따져줄 테니.”양희지는 핸드폰을 들고 밖으로 나와 바로 염무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고는 질책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우리 엄마랑 동생 진짜 당신이 그런 거야?”“부정하지는 않을게. 네 마음대로 생각해.”양희지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염무현, 난 그래도 너한테 희망을 품고 있었어. 무슨 이유라도 있는 줄 알았다고. 근데 이렇게 무책임한 말을 할 줄은 몰랐네. 엄마 말이 맞아. 넌 정말 구제 불능의 인간쓰레기야.”염무현이 가볍게 웃더니 말했다.“네가 한 말, 뭔가 익숙하다는 생각 안 들어?”양희지는 멈칫하더니 뭔가 떠올랐다. 익숙한 건 맞았다. 교도소 앞에서 염무현에게 했던 말을 지금 그대로 다시 돌려받았다.너무 아이러니했다. 염무현이 인간쓰레기면 그럼 양희지는 뭐란 말인가.양희지가 정신을 차렸을 때 염무현은 이미 전화를 끊었다. 그는 양희지와 딱히 할 말이 없었다.양희지는 잔뜩 약이 올라 이를 악물었다.“염무현, 이 일 이렇게 쉽게 넘어가지 않을 거야.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고야 말겠어.”그러더니 양희지는 다시 어두운 얼굴로 병실에 들어갔다.서아란이 주저리주저리 말을 늘어놓았다.“뭐래... 그 새끼 인정 안 하지? 맞지? 딸, 그 새끼가 하는 말 절대 믿지 마...”“인정했어요.”양희지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서아란은 멈칫하더니 콧방귀를 꼈다.“흥, 그래도 뭘 알긴 아네. 거짓말을 해도 쓸모가 없다는 걸 아니까 그런 거지. 근데 딸, 남도훈 도련님이랑 데이트 가지 않았어? 설마 말도 없이 안 나간 건 아니지?
공혜리는 눈물을 가득 머금은 채 가여운 표정으로 염무현을 올려다봤다.이승휘는 눈이 휘둥그레서 큰 소리로 말했다.“공혜리 씨, 너무 급해서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사기꾼한테 비는 거야 지금?”“안 그러면 당신한테 맡겨요?”공혜리가 불같이 화를 내며 말했다.결과로 보면 염무현의 말이 맞았다. 뼈를 뚫으면 안 된다고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문제가 생겼다. 하지만 대가가 너무 참혹했다.공혜리는 갈팡질팡했던 자신이 너무 수치스러웠다. 지금 아빠를 구할 수 있는 건 염무현뿐이었다.“아빠한테 무슨 일 생기기라도 하면 살아서 서해에서 나갈 생각하지 마요.”이승휘가 당황하며 책임을 회피하기 시작했다.“공혜리 씨, 잘못을 왜 내가 다 떠안아야 해? 난 이미 최선을 다했어. 공규석 씨한테 쓴 치료 방법은 제일 좋은 선택이었다고. 우리 모두가 증명할 수 있어. 나도 못 고치는 병이면 신이 온다 해도 소용없어. 공규석 씨가 명줄이 짧은 거야. 운명을 어떻게 막아. 생로병사는 자연의 이치야. 강요할 수는 없다고. 애초부터 방법이 없는 문제였어. 보상으로 시체를 내가 제원시에 이송해서 원인을 분석해 줄 수는 있어. 공혜리 씨를 끝까지 책임지는 거지.”이승휘는 재벌에 꽤 익숙한 편이었다. 어떤 재벌이든 그를 보면 공손하게 대했기에 공규석의 죽음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서해는 원래 작은 곳이었다. 아무리 이 지역 유지라고 해도 의학적 권위에 도전하지는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앞에 했던 맹세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권위라는 타이틀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은퇴는 더더욱 없을 일이었다.하지만 공씨 집안이 겉에 보이는 장사뿐만 아니라 어두운 장사도 같이한다는 걸 그는 알고 있을 리가 없었다.공규석은 서해의 황제나 다름없었다. 몇 년 사이 공규석은 조금 회개하긴 했지만 그래도 공씨 집안이 쌓아놓은 기초가 있는지라 얕봐서는 안 되었다.“끌어내요.”공혜진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지시했다.열댓 명의 기골이 장대한 경호원이 안으로 쏟아졌고 군말 없이 이승휘와 다른 사
염무현은 금침을 하나 꺼내더니 번개와 같은 속도로 공규석의 천문혈에 놓았다.이어서 백혈, 관자놀이, 풍혈에 침을 놓기 시작했다.침은 놓으면 놓을수록 속도가 빨라졌다. 손이 보이지 빠른 속도가 사람의 눈을 어지럽게 했다.“허세 부리긴.”이승휘가 조롱하며 말했다.유재영은 경악을 금치 못하며 침을 꿀꺽 삼켰지만 별반 나아지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선배, 그렇게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지금 침을 놓고 있는 혈 자리 모두 사람 목숨을 좌우지하는 죽음의 혈 자리에요. 보통 사람은 건드리지도 못하는데, 저러는 걸 보면 뭔가 믿는 구석이 있다는 거예요.”이승휘처럼 앞뒤 꽉 막힌 서양 의학 신도와는 달리 유재영은 국내 의학을 조금 배운 적이 있었다. 하여 염무현의 솜씨가 비범하다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안 될 줄 알면서도 끝까지 버티는 거지. 뭐가 대단하다고. 왜 멘토는 같은데 우리가 이렇게 차이 나는지 알겠지? 넌 너무 쓸데없는 걸 믿어서 그래. 평생 나 같은 경지는 도달하지 못할 거라고.”평소라면 유재영은 수치스러워서 얼굴을 붉혔을 것이다.하지만 그는 지금 선배의 교훈을 들은 체 만체하고는 침대 쪽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소리를 질렀다.“세상에, 뭔가 익숙하다고 했는데 오랫동안 실전된 이네. 전해지는데 의하면 짧은 시간 내에 죽은 사람을 되살릴 수 있다는 그 침구술이잖아.”아홉 개의 금으로 만든 침을 아홉 개의 대응되는 죽음의 혈에 꽂아 넣는 침구술이었다.다른 의사라면 감히 하나도 놓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이 보기에 이건 사람을 구하는 게 아니라 살인이었다.하지만 염무현은 과감했다. 공규석은 이미 심장이 멎었기에 강력한 방법을 쓰지 않으면 목숨을 건질 수 없기 때문이다.“개뿔, 그걸 누가 믿어?”이승휘는 이미 생각을 마쳤다. 염무현이 아무렇게나 침을 놓는 바람에 공규석이 죽었다고 발뺌할 셈이었다. 그때 직선을 유지하던 바이털이 올라기기 시작했다.그러더니 심박수가 돌아왔고 혈압도 같이 상승했다.이승휘는 너무 놀라서 얼
하현도는 반항할 용기가 없었고 그저 염무현의 말을 따랐다.모두 뒷산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뜨기 시작할 무렵이었다.앞에는 깊은 낭떠러지였다.염무현은 밧줄의 한쪽을 다리 기둥에 묻고 나머지를 등에 업은 채 사람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문제라도 있나요?”염무현이 얼굴에 피멍이 든 장로를 보며 물었다.“문제없어요.”염무현은 한 발로 높이 뛰어 산에 다른 한쪽으로 날아갔다.절반 정도 날았을 때 염무현의 몸이 추락하기 시작했다.이 각도로 계산했을 때 염무현은 맞은편에 날아갈 수가 없다.이때 독수리가 옆에서 날아 왔다.방금 그 장로가 절벽 변두리에 서서 휘파람을 불었다.독수리가 날개를 활짝 폈고 염무현은 독수리의 등에 섰다. 아래로 추락하던 대는 금세 상승으로 바뀌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염무현이 안전히 맞은편에 도착했다.밧줄의 다른 한쪽도 다리 기둥에 묶었다.“허 연맹장, 당신의 사람보고 시작하라고 해.”소천학이 지시했다.하현도는 염무현이 절벽에서 날고 있는 틈을 타서 손을 쓰려고 생각을 했었다.삼장로가 독수리를 염무현의 디딤돌로 사용하지 못하게 명령하고 동시에 밧줄을 끊어 염무현이 낭떠러지에 떨어지면 반드시 죽게 된다.생각을 계속하다가 하현도는 포기했다.염무현이 다른 준비를 했을까 봐 걱정하기도 했고 만약 떨어져서 죽지 않는다면, 무림 연맹은 망하게 될 수도 있다.염무현이 보기에는 아주 평범한 작은 가방을 메고 있지만 누가 그 안에 낙하산이 있는 게 아니라고 보장할 수 있겠는가?하현도는 몇 명에서 손을 흔들었다.몇 명이 로프를 만드는 재료를 등에 업고 그 밧줄을 따라 맞은편에 갔다.염무현이 하현도에게 한 명령은 제일 짧은 시간 내에 로프를 완성해서 그들이 편리하게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해라는 것이다.로푸를 완성하고 있는 동안 염무현은 옥의 신과 허미영이 사는 동굴을 찾았다.“사부님, 제자가 병을 고쳐주러 왔어요!”염무현이 이렇게 인사말을 하고 동굴로 들어갔다.조금 후,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시간이 좀 더 지나
염무현의 말이 무림 연맹 본부장에 울려 퍼졌다.만약 예전 같았으면 누구도 하현도에게 감히 이렇게 말하지 못한다. 하현도가 말하지 않아도 아래에 있는 성원들이 상대방을 때려 인생을 돌이켜 보게 했을 것이다.본부장 문 앞에서 감히 이렇게 큰 소리를 제치다니?하지만 지금 상황은 염무현이 말만 한 것이 아니라 본부장의 문을 부쉈고 몇십 명을 다치게 했다.이 숫자는 당연히 고정적인 것이 아니다.만약 누군가 앞으로 나온다면 염무현은 절대로 봐주지 않고 무림 연맹에 환자 인수를 늘려줄 것이다.“큰소리를 제치는구나!”하현도는 어쨌거나 연맹장으로서의 신분이 있으니 그렇게 쉽게 쫄면 안 된다.사실상 그는 이미 불안하기 시작했다.팔대장로가 힘을 합쳤지만 이기지 못했다.비록 평시에 대련할 때에는 하현도도 이겨본 적이 있었다.하지만 그것은 팔대장로가 봐준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진짜로 싸우게 된다면 하현도는 이길 수 있는 확률이 거의 없다.하지만 염무현이 해냈다.이건 염무현의 실력이 하현도의 위라는 것을 설명한다.이렇게 많은 연맹 성원들의 앞에서 쫀다면 한평생 창피할 일이다.만약 싸우게 된다면 진짜 이기지 못할 수도 있다.어떻게 선택해야 할까?하현도가 고민하고 있을 때 염무현이 움직였다.속도가 너무 빨라 그림자밖에 보이지 않았다.하현도는 불길함을 예측하고 무의식적으로 옆으로 피했다.하현도의 속도도 염무현보다 늦지 않았다.하지만 염무현은 하현도의 예측을 예측했다.하현도가 한걸음 내려 제대로 서기도 전에 한 발이 얼굴을 딛고 있었다.눈앞에서 신발 바닥이 점점 커지는 것을 보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펑!”신발과 얼굴 사이의 친밀한 접촉이었다.하현도의 머리가 뒤로 쏠리며 원래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해 바닥에 얼굴을 위로 한 채로 쓰러졌다.너무나도 창피했다!이건 하현도의 머리에 처음으로 든 생각이었다. 모두가 제대로 보기 전에 얼른 일어나야지 안 그러면 너무나도 수치스럽다.하지만 하현도가 모르는 것은 이것 또한 염무현이 이미 예측했다는
하현도는 다른 사람이 언급하기를 바라지 않았다. 특히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장로님들, 팔대 장로님들 어디에 계시는가요?”하현도의 눈에서는 불이 나오는 것 같았다.“여기 있습니다!”여덟 명의 어르신이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이 사람이 우리의 문을 부수고 우리 연맹을 모욕 했으니 지금 당장 죽이세요!”하현도가 이를 갈며 말했다.여덟 명이 다시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네, 연맹장님!”“죽어!”여덟 명은 모두 상급자 대 마스터였다.실력이 높았다.본부장에서 지위를 따지든 실력을 따지든 모두 하현도와 맞먹는 사람이었다.여덟 명이 힘을 합치면 무술의 신이라고 해도 손쉽게 이기지 못할 것이다.염무현을 둘러싸고 호흡을 맞추며 여러 가지 기술을 사용했다.다른 사람이었으면 이미 사지가 갈라진 지 오라다.하지만 염무현은 담담했다.호신 주술에서 금빛이 나오며 모든 공격을 막아냈다.“뭐야?”하현도는 눈 눈을 부릅뜨고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하현도가 봤을 때는 염무현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나이가 젊으니.아무리 엄마 뱃속에서부터 무술을 수련한다고 해도 고작 20여 년밖에 안 된다!하지만 이 여덟 대장로들은 수련 기간이 제일 짧은 사람도 20년은 그들 앞에는 아무 숫자도 아니다.실력과 경험이 차이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심지어 여덟 명이 함께 손을 잡고 공격한다.하지만 결과는 모두 염무현이 손쉽게 막아 냈다.“금광 주술!”염무현의 말에 따라 한 줄기에 금빛이 밝게 나타나 순간 여덟 장로를 삼켰다.“펑!”모두 연이어 날아갔다. 몸은 공중에서 심하게 뒹굴다가 거세게 바닥에 부딪혔다.그리고는 피를 토하고 얼굴은 창백해졌다.그중 한 어르신이 손을 입가에 되고 휘파람 소리를 힘겹게 냈다.한 마리의 독수리가 공중에 나타나더니 염무현을 향해 곧게 날아갔다.염무현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로 손을 뻗어 허공에서 잡았다.독수리는 울음소리를 내더니 몸은 마치 보이지 않는 커다란 손에 잡힌 듯 공중에서 움직이지 못했다.것 반응
어둠 속에서 수많은 사람의 그림자가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무림 연맹의 얼굴을 대표하는 문이 망가진 것을 똑똑히 보았을 때 모두 화가 난 상태였다.“도대체 누가 겁도 없이 감히!”“우리 무림 연맹의 대문을 부수다니 이건 죽으려고 작정한 거 아니야!”“누가 됐든 간에 일단 사지를 찢어놓고 말하죠!”분노에 가득 찬 사람들이 폐허 앞에 사람 한 명이 있는 것을 보았다.“젊은이, 누가 이랬는지 봤나? ”앞에 있는 사람이 젊은이인 것을 보고 압박을 하기 시작했다.“내가 경고하는데 일은 아주 큰 일이야. 본 것을 그대로 말하지 않으면 자네도 무사하기 힘들 거야.”염무현이 담담히 말했다.“봤어요!”“빨리 말해, 누군데?”한 무리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물었다.염무현이 천천히 말했다.“바로 저요!”“뭐라고?”모두 눈을 크게 뜨고 얼굴에는 분노가 놀라움보다 더 선명했다.“젊은이 지금 나설 때가 아니야. 우리가 믿을 것 같아?”“빨리 누가 한 짓인지 말하지 않으면 자네도 범인이 되는 거야!”“마지막으로 한 번 더 기회를 주지.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손을 쓸 수밖에 없어!”모두 당장이라도 싸움할 기세였다.염무현이 다시 오른손을 들고 허공에 손바닥을 내리눌렀다.문 뒤에 있는 집 한 줄이 무너졌다.“진짜 이 사람인 건가?”“겁도 없이, 죽여버려!”모두 이제서야 반응하고 염무현에게 손을 쓰려고 했다.“고작 여러분들이?”염무현이 웃으며 말했다.“허현도보고 나오라고 하세요. 당신들은 내가 손을 쓸 필요도 없어요.”“감히!”“이 자식이 죽으려고!”“말은 잘하는군!”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왔다.염무현이 머리를 저었다.“이미 말했는데 듣지 않는 거라면 나를 뭐라 하지 마세요.”거센 바람이 사람들을 향해 불었다.“펑!”“풀썩!”“아이고...”바람이 부는 곳에는 수십 명이 동시에 쓰러졌다.아프다고 소리를 치면 낭패하기 그지없었다.“무슨 사람인데 겁도 없이 감히 내 무림 연맹 본부장에서 소란을 피워!”하현도가 잠옷 차림으로 소리
소학천이 급해 났다. 그는 손녀 소정아를 보호하며 한쪽으로는 소리쳤다.“허 연맹장, 이게 바로 무림 연맹이 손님을 대한 태도인가? 소문이 퍼져서 무림계의 사람들이 비웃는 게 두렵지도 않나!”허현도는 아무렇지 않았다.“당신들 주제에 손님이라고 할 수 있을까?”사람 인수만 해도 몇 배나 더 많은 사람들이 호시탐탐 지키고 있는데 이 세 사람은 상대가 안 된다.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잡혔다.“허현도, 이렇게 하면 옥의 신의 제자 염라대왕이 찾아오는 게 두렵지도 않은가!”소학천이 발버둥을 치며 소리쳤다.허현도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감히 온다면 바닥에서 기는 느낌이 어떤 건지 제대로 느끼게 해주겠어! 그 자식이 키워낸 제자가 생각만 해 봐도 뻔하지, 뭐. 이참에 사부의 빚을 제자가 갖게 두 사람이 함께 속죄하게 하겠어! 염라대왕이고 뭐고 20살 좀 넘은 새파랗게 어린 자식이 뭐가 대단하다고! 혼자 뻔뻔스러우면 됐지, 이렇게 사람을 한 무리를 불러서 이런 방식으로 사람의 시선을 끌려고 하는 건 무림을 너무 얕본 게 아니야!”소학천은 심히 화가 났다.“자네 꼭 후회할 거야!”“짝!”누군가 소학천의 얼굴에 따귀를 날렸다.“또 한 번 우리 연맹장님에게 무례한 짓을 한다면 그땐 목숨줄을 잃을 각오를 해야 할 거야.”소학천은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조용히 입을 닫았다.“흥, 주제 파악도 못 하는 놈들!”허현도는 세 사람이 감방에 잡혀가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편해졌다.염무현이 제도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새벽 2시였다.사실상 염무현이 비행기에 타기 전에 이미 여지윤 그들하고 연락이 두절됐다.세 사람의 핸드폰은 모두 통하지 않았다.직감이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알려줬다.염무현은 택시를 잡아서 타고 기사님한테 주소를 말했다.“무림 연맹, 본부장이요.”기사님은 열정적인 말투로 말했다.“밤 열 시가 지나면 무림 연맹은 불이 다 꺼지는데 이미 퇴근을 다 했을 거예요. 이렇게 늦은 시간에 뭘 하루 무림 연맹에 가는 건가요?”염무현이 무표정으
허현도의 말은 거칠었다.여지윤은 표정 관리가 안 됐지만 허현도의 곳에 있으니 가만히 있었다.허미영, 허현도의 동생인데 나이 차이가 20살이나 된다.허미영이 태어난 후 얼마 안 돼 부모님이 병으로 돌아가셔 어린 허미영을 허현도가 키우게 됐다.허현도가 힘겹게 키운 동생이 예쁘게 자랐을 뿐만 아니라 재질이 좋아 무림 인사들의 주목을 받았다.청혼을 하러 오는 사람만 해도 허씨 가문의 문을 부수기 직전이다.허현도가 눈이 가물가물해 날 정도로 고르면서 동생이 부잣집에 시집을 가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을 환상했을 때, 꿈이 산산조각났다.허미영이 늙고 못생긴 남자한테 빠져버렸다.처음에는 동생이 어려서 속았다고 생각했다.잘 다독이고 설득해서 도리를 제대로 알려주면 정신을 차릴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허미영은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지 못했고 오히려 그 옥의 신에게 흠뻑 빠져 죽도록 사랑한다는 말을 했다.허현도가 얼마나 화가 났을지 알 수 있다.자신이 힘겹게 20년을 키운 동생이 다른 사람한테 뺏기다니?무림에 유망주거나 재벌 집 자식이면 그렇다고 치자.계집애는 언젠가는 시집을 갈 것이니 말이다.하지만 늙고 못생긴 남자를 찾다니. 도대체 무슨 일인가?아버지의 사랑이 부족했는가?오빠가 곧 아버지가 아닌가!허현도가 오빠로서 물심양면으로 오랜 시간 키웠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칠 수 있단 말인가?안된다!절대 안 된다!허현도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을 깨트린다면 자신에게도 하늘에 계신 부모님께서 미안한 일이라고 생각했다.허현도는 허미영이 나가지 못하게 하라고 명령을 내렸다.누가 끝까지 버티는가 보자는 것이다.이렇게 오랫동안 허미영이 밖에 나가지 않아 모두 외계의 잡념을 떨쳐내고 수련에 몰두한다고 생각하고 있다.처음에는 허미영은 각종 방법으로 달아나려고 했다.하지만 매번 허현도에개 잡혀 돌아왔다.삼 년 전부터 허미영이 갑자기 얌전히 뒷산에 머물러 반성했다.허현도는 그 모습을 보며 속으로 기뻐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동생이 옥의 신
솔직히 말하면 염무현은 조금 설렜다.매번 싸우고 할 때면 백희연이 몹시 그립다.청교의 여왕이 자신의 싸움꾼으로 쓰였다.중요한 것은 백희연아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즐거워했다는 것이다.“안돼.”이성이 충동을 이겼다. 염무현이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네가 집에 남아 있어야 내가 안심할 수 있어.”백희연이 시무룩해서 말했다.“알았어.”염무현이 웃었다.“이렇게 말 잘 듣는데 선물이라도 줘야겠다.”“무슨 선물?”백희연이 염무현의 말을 듣고 순간 흥분하면서 눈에서 빛이 나는듯 했다.염무현이 주머니에서 교룡내단을 꺼내며 말했다.“전에 주겠다고 했던 선물, 지금 줄게.”백희연의 눈이 커졌다.“교룡내단!”옛날 같았으면 이런 품질의 내단은 눈에 들지도 않았을 것이다.한눈이라도 더 쳐다본다면 그건 청교의 여왕애 대한 모욕이다.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반지 안에 갇쳐있은지 천년이나 되고 겨우 자유의 몸을 되찾았는데 실력이 많이 감소하였을뿐더러 몸이 많이 허약해졌다.몸보신을 제대로 해야 할 시기였다.교룡내단은 큰 도움이 된다.“주인님, 고마워!”백희연은 보물을 얻은 듯 교룡내단을 손에 품고 있었다.“한 가지 일이 더 있어.”교룡의 남은 신식을 꺼내면서 말했다.“귀신교룡이 되게 수련을 가르쳐줘.”염무현은 교룡과 약속한 일이라고 말하려고 했다.입을 열기도 전에 백희연이 쿨하게 말했다.“문제없어! 내가 받아줄 테니까 앞으론 날 따라다니면 돼.”교룡이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감사합니다, 여왕님!”천년수련이 물거품으로 되었다.이런 결과는 누구에게 일어나든 다 비참한 일이다.하지만 누가 곤난속에서 좋은 일을 마주치게 될 줄 알았겠는가.귀신교룡이 된 후 다시 수련 시간을 계산하면 용으로 승천할 가능성이 높다....제도, 무림 연맹 본주장.“내 동생을 꼬신 자식을 보겠다니, 꿈도 꾸지 마!”한 남자의 목소리가 크게 울렸다.여지윤의 고막은 째질 듯 아팠고 머리도 울리는 것 같았다.하지만 예의를 지킬 수밖에 없어 억지로라
황보정신은 당연히 불복했다.선생님도 실패했는데 학생이 한 번에 성공하다니.이게 운이 좋아 찍어 맞춘 게 아니면 뭔가?염무현은 대꾸를 하지 않고 새로운 천정을 들었다.조금 후, 또 성공했다!황보정신은 눈을 크게 부릅뜨고 놀라움이 가득한 모습이었다.백희연의 얼굴에 숭배하는 기색은 더 짙어졌다.“한 번 더 해봐!”황보정신은 여전히 믿을 수 없었다.이번에는 염무현은 황보정신을 맞춰주지 않고 남은 천정을 다 가져갔다.“무슨 뜻이야?”황보정신이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염무현은 돌아서서 고개도 돌려보지 않고 말했다.“고마워요.”“아니, 제대로 배운 게 확실해? 혹시 안되면 내가 원인을 찾아줄 수 있잖아!”황보정신이 쫓아가서 말했다.“필요 없어, 우리 주인님이 괜찮다고 하면 괜찮은 거야.”백희연이 황보정신을 가로막고 정중히 말했다.순간, 황보정신의 표정은 복잡했다.학생이 너무 출중해 선생님의 체면이 구겨지는 느낌이었다.“염라대왕도 사람이라니 무슨, 그냥 요괴잖아!”황보정신은 완전히 불복하고 맥 빠진 소리로 말했다.“한번은 이겨보는 줄 알았는데 또 한 번 지고 말았군.”황보정신은 테이블에 새로운 천정이 있는 것을 봤다.”이맛살을 찌푸린 채 천정을 쥐고 진원을 주입해 봤다.결과는 실패였다.“왜?”황보정신이 안 그래도 적은 머리카락을 잡으며 소리쳤다.“학생도 배웠는데 선생이 도리어 할 줄 모르다니, 이게 말이 돼?”나가는 길은 순리로웠고 지나가는 길에는 사람마다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방금 도살장군 배학진을 한 방에 죽인 일이 이미 다 퍼진 상태였다.역시 악마는 역마다!많은 사람들이 염무현이 떠난 것에 기뻐했다.드디어 염무현의 그림자 밑에 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사실이 증명하듯 너무 빨리 기뻐한 것이다.이 그림자는 아직도 존재했다.누군가 건드리게 된다면 배학진같은 결말을 맺게 될 것이다.감시실에서 감옥장이 식은땀을 닦고 있었다.염무현이 대문을 나가는 것을 보고 나서야 그는 긴장했던 마음을 내려놓았다.
황보정신은 목을 꼿꼿이 세우면서 최대한 표정을 자연스러워 보이게 하려고 했다.이렇게 자신의 어색함을 감추려고 했다.방금의 시범은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방법은 알지만 오랫동안 조작해 보지 않아 실수가 생기는 것은 정상이다.백희연은 크게 하품을 했다. 눈꺼풀은 무거워 눈을 뜨고 있기가 힘들었다.그렇다, 백희연은 졸았다.황보정신의 강의를 들으면서 백희연은 존 것이다.뒤에 무슨 내용을 말했는지는 머리에 전혀 들어가지 않았고 한쪽 귀로 들어가고 한쪽 귀로 나오는 격이었다.“계속하세요.”백희연은 기지개를 켜고 두 사람더러 자신은 신경 쓰지 말고 계속하라고 눈치를 줬다.황보정신의 실패감을 느꼈다.따귀를 맞는 느낌이었다.학생을 졸게 한 것도 창피한 일인데 심지어 시범도 실패했다.“괜찮아, 내가 해볼게.”염무현이 말했다.황보정신이 진지하게 말했다.“다 기억했다고? 먼저 실천하는 걸 급해하지말고 내가 말했던 내용을 먼저 복습하고 잘 모르겠는 부분을 다 해결하고 시작해도 늦지 않아.”천정의 수량에는 제한이 있으니 말이다.황보정신의 앞에서 제대로 주입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나간 후 스스로 조작을 하면 성공률은 더 낮다.황보정신은 이곳을 떠날 수 없고 염무현의 곁에서 직접 가르친 것이다.용촌 교도소가 지어진 후 염무현은 처음, 그리고 유일하게 범죄자의 신분으로 이곳을 떠난 사람이다.다른 사람은 나갈 수 없다.“다 생각이 있어.”염무현은 황보정신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만만한 모습이었다.황보정신의 눈에는 허세가 가득했다.근데 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으니 말이다.한번 실패를 하게 되면 성공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거고 자만하는 습관도 주동적으로 고치게 될 것이다.염무현은 시작했다.수법이 확실히 황보정신에 비하면 숙련하지 않았다.한눈 보자마자 황보정신은 염무현이 성공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왜냐하면 황보정신도 실패했기 때문이다.염라대왕도 사람이지 신선이 아니다.사람이라면 실수를 하고 잘못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