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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4화

날이 밝았다.

구름이 잔뜩 끼어 가랑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금용에는 알록달록한 우산 꽃이 피었다.

용소희의 빈소는 이미 차려졌다.

문 밖에 무릎을 꿇은 사람들은 찬바람에 벌벌 떨었다.

“도련님, 큰일 났습니다.”

혼수상태인 척하던 영지호는 초조한 목소리로 눈을 떴다.

“손량이 도망갔습니다!”

“박씨 어르신, 주씨 어른신, 진씨 어르신 모두 숨을 거두셨습니다.”

”뭐?”

영지호의 눈에는 야수 같은 포악한 빛이 피어났다.

그는 손을 뻗어 곁에서 소식을 보고하는 흰수염 노인의 뒷덜미를 잡고 으스스한 흰 이를 드러내며 사납게 물었다.

“어떻게 된 일이야?”

“그건 저도 잘 모릅니다...... .”

흰 수염 노인의 얼굴은 빨갛게 상기되었고, 목소리는 점점 줄어들면서 눈을 부라리기 시작했다.

영지호는 힘껏 노인을 땅에 던졌다.

노인은 중심이 불안정하여 책상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치자 금세 성홍색의 선혈이 이마에서 흘러내렸다.

그러나 그는 감히 울부짖지 못하고 얼른 몸을 뒤척이며 영지호의 발밑에 공손히 무릎을 꿇고 급히 소리쳤다.

“제가 전투현장을 살펴보았는데 세 어른신은 격렬한 저항과 반항을 거의 거치지 않고 제압되었고 박씨 어르신은 연혈법까지 사용했습니다.”

영지호는 말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노인의 얼굴의 선혈이 턱에서 맴돌다가 땅에 떨어지는 것을 지그시 보았다.

한 방울, 두 방울, 세 방울...... .

열 몇 방울이 되었을 때 그는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아프지?”

영지호가 물었다.

노인은 온몸을 떨며 얼른 대답했다.

“아프지 않습니다.”

“아니, 아파야지.”

노인은 이마를 땅에 부딪치며 전율했다.

“실은 많이 아픕니다.”

영지호는 그제야 웃었다.

그리고 웃음 속에서 변태 기운이 가득했다.

그는 사람이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벌벌 떨고 있는 것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이것은 그에게 극도의 통제감을 준다.

그러나 생사를 통제하기에는 부족하다.

사상을 통제하는 것이야말로 최고다!

“나도 아파.”

영지호는 차갑게 말했다.

“난 군신급 강자 세 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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