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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1화 변태

늦은 밤.

권하윤은 짜증 가득한 얼굴로 침대 위에서 이리저리 뒹굴었다.

때마침 욕실에서 나온 도준은 마침 저를 이불로 돌돌 감은 채 뒹굴뒹굴 굴러다니는 하윤을 보더니 재밌는 듯 피식 웃었다.

“뭐 하는 거야?”

그제야 멈춘 하윤은 침대에 엎드린 채 고개를 돌려 도준을 바라봤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 중이예요.”

오늘은 공은채가 자리에 있다는 걸 알기에 일부러 싸우는 척 연기할 수 있었다.

‘그럼 앞으로는?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하지?’

근심 가득한 말에 도준은 하윤의 머리를 꾹 눌렀다.

“그쪽에서 다 알아서 할 건데, 걱정할 거 뭐 있어?”

“그쪽?”

하윤은 턱을 괸 채 고개를 살짝 꺾으며 도준을 바라봤다.

“무슨 뜻이에요?”

도준은 얼른 침대에 걸터 앉았다.

“그쪽에서 우리 사이 갈라놓으려 할 테니 우리는 그냥 잘 협조해 주면 그만이야.”

‘그건 그렇네.’

하윤은 빙글 돌아 침대에 벌러덩 눕더니 도준을 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이런 것도 다 알다니. 대단하네요.”

“내가 또 어쨌다고 이래?”

도준은 하윤을 자기 팔 사이에 가두며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이에 하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입을 쭉 내밀며 테이블 쪽을 가리켰다. 그 곳에는 마침 공은채의 목걸이가 놓여 있었다.

“공은채가 준 마음을 그냥 저렇게 나몰라라 해서야 되겠어요?”

도준은 피식 웃었다.

“기어코 가져오겠다고 할 때는 언제고? 가져왔더니 또 삐져? 혹시 심심해?”

“그건 목걸이가 새것도 아닌 것 같아 그랬죠. 만약 목걸이에 얽힌 사연이 있거나 사랑의 증표라도 되면, 그걸 버리라고 한 제가 죄인이 되잖아요.”

도준은 눈썹을 살짝 치켜 올리며 손등으로 하윤의 얼굴을 톡톡 쳤다.

“총명하네. 새 목걸이가 아닌 것도 알아차리고.”

이런 걸 알아 맞혔다고 해서 하윤은 조금도 기쁘지 않았다. 오히려 입을 삐죽거렸다.

“그럼 더 맞혀볼까요? 이거 도준 씨가 줬던 걸 공은채가 다시 돌려준 거죠?”

도준은 아무렇지 않은 듯 침대 위에 흩어진 하윤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쓸어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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