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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2화 고문

이불 속에서 웅얼거리는 소리는 약간 불쌍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 질문에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못 들었나?’

못 들었다 해도 하윤은 한 번 더 물어 물어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만약 도준이 공은채에게 아무 마음도 남아있지 않으면 그나마 괜찮겠지만 여전히 마음이 남아 있는 데다 진명주의 심장이 두 사람을 연결해준다면, 앞으로 도준이 저를 미워할 게 뻔했으니까.

생각할수록 마음이 답답했고 숨이 막혀왔다. 하지만 그때, 머리가 가벼워지더니 신선한 공기가 이불 속으로 흘러 들어왔다.

“갑갑해 죽으면 어쩌려고 그래?”

하윤은 뻣뻣하게 고개를 돌렸다.

“자는 줄 알았는데.”

낮게 중얼거리는 소리에 도준이 코웃음을 쳤다.

“자기 전에 이야기 듣고 싶었던 거 아니야? 내가 안 하면 또 하루 종일 삐질 거잖아.”

도준이 모든 걸 알려주겠다는 듯 말하자 하윤은 얼른 도준의 어깨에 기댔다.

“들을 준비됐어요.”

불이 꺼져 캄캄한 탓에 도준이 제 머리카락을 느긋하게 문지른다는 것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이 목걸이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 거지?”

하윤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특수 제작된 목걸이야. 안에 심장 세포가 들어 있거든.”

“혹시 공은채의 원래 심장에 들어 있던 세포예요?”

“응.”

도준의 대답에 하윤은 소름이 돋았다. 이 목걸이 때문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공은채가 어떤 마음으로 이 목걸이를 도준에게 전해 줬을지가 더 신경 쓰였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 선물을 준다면 그게 누구든 거절할 수 없었을 거다.

하윤은 씁쓸한 마음을 애써 달래며 다시 입을 열었다.

“아, 참 지극정성이네요.”

“원하는 게 있으니까 당연한 거겠지.”

도준의 가벼운 대답에 하윤은 저도 모르게 이불을 손톱으로 잡아 뜯었다.

“공태준이 전에 줬던 USB에서 두 사람 참 화목해 보였었는데.”

도준이 문에 기대 피아노 연주를 하는 공은채를 지켜보던 장면이 특히 눈에 선했다.

그때 도준이 하윤의 긴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아직도 그것 때문에 질투하는 거야?”

“아니거든요.”

입을 삐죽거리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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