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99화 인위적인 사고

재벌가 자제인 석지환이 민도준과 안다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한 말은 왠지 사람의 상상력을 자아냈다.

한참을 생각해 보니 그제야 그 답을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석지환과 도준이 서로 알게 되었을 때만해도 도준은 공은채의 약혼남이었을 텐데, 지금 하윤의 남편이 되었으니 석지환이 그런 말을 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생각할수록 질투심이 몰려와 하윤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러게 말이에요. 제가 싼 가격에 주어들인 거죠 뭐.”

도준은 그 말에 눈썹을 치켜 올리며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 그럼 나는 어떤 상황이라고 해야하지?”

그제야 제가 전에 도준의 제수씨였다는 사실이 떠올랐는지 하윤은 기세가 싹 사라져 대충 얼버무렸다.

“우연이 여러 번 겹친 거죠, 뭐.”

두 사람의 티키타가에 석지환은 이내 미소 지었다.

“보아하니 잘 지내는 것 같네.”

석지환은 아버지의 제자일뿐만 아니라 오빠의 친구이기에 하윤은 늘 석지환을 제 오빠처럼 대했다. 그런데 그런 사람에게서 이런 말을 들으니 왠지 부끄러웠다.

“뭐, 그냥 그래요.”

“그냥 그렇다고?”

도준이 하윤을 흘겨봤다.

살짝 올라간 말꼬리에 하윤은 양심이 찔려 이내 말을 바꾸었다.

“그냥 그런 정도가 아니라 아주 좋아요.”

“좋으면 됐네.”

석지환은 웃음을 꾹 눌러 참으며 도준한테로 눈길을 돌렸다.

“제가 시윤을 친동생처럼 생각하거든요. 그래도 이렇게 잘 지내는 걸 봤으니 저와 승우 모두 마음 놓을 수 있겠네요.”

오빠의 이름이 거론되자 하윤은 석지환의 팔을 슬쩍 바라봤다.

‘예전에 지환 오빠가 우리 오빠랑 무대에 오를 때 참 멋있었는데.’

순간 아쉬움이 몰려오면서 마음이 찌끈거렸다.

“오빠는 어때요? 그동안 잘 지냈어요?”

“그때 사고 이후에 해외로 유학 갔어. 가업도 해외 쪽으로 확장돼서 그쪽에 계속 있었거든. 교수님 소식을 듣고 다시 돌아왔을 때는 피아노밖에 되찾지 못했어.”

석지환은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싱긋 웃었다.

“두 사람 결혼 선물로 줄게.”

지인의 축하에 감동한 하윤은 저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