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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2화 도구 or 고문 기구

두 사람 사이에서 오가는 어색한 웃음소리에 기사도 더 이상 들어주기 힘들었는지 창문을 내렸다.

“탈 거예요, 말 거예요? 안 탈 거면 손 좀 떼 주시죠?”

기사가 짜증 섞인 말투로 투덜대고 있을 때, 만 원짜리 지폐 두 장이 차 안으로 던져졌다.

돈을 받아 든 기사는 언제 그랬냐는 듯 활짝 웃었다.

“천천히 얘기하십시요. 아니면 차 안에 에어컨도 있는데 들어와서 얘기하는 건 어때요?”

하지만 하윤을 어떻게 혼내 줄지 생각하느라 도준은 귀찮은 듯 손을 휘휘 저었다.

두 사람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기사는 얼른 시동을 걸더니 백년해로 하고 떡 두꺼비 같은 자식도 낳으라는 덕담과 함께 눈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제 자유가 택시와 함께 멀어져가는 걸 눈뜨고 바라보던 하윤은 이내 위험을 감지하고 사과를 건넸다.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하.”

도준이 헛웃음을 쳤다.

“사과를 아주 밥 먹듯 하네? 이젠 믿지 못하겠어.”

“도준 씨부터 연기한 거잖아요. 저는 그저 맞춰줬을 뿐이고요. 이건 애드리브잖아요…….”

하윤은 말하면 말할수록 목소리가 작아졌고 따라서 기도 죽었다.

도준은 그런 하윤에게 맞춰 주기라도 하는 듯 싱긋 웃었다.

“애드리브를 좋아해? 좋아. 이따가 내 앞에서 어디 잘해 봐.”

“어? 뭐 하는 거예요? 내려줘요…….”

도준이 하윤을 차 안으로 던진 순간, 운전석에 앉아 있던 한민혁은 상황을 감지하고 얼른 시동을 걸었다.

차에서 내린 하윤은 그 길로 질질 끌려 침대에 던져졌고, 다시 일어나려는 순간 도준이 제 벨트를 풀어 헤쳤다.

그 모습에 놀란 하윤은 눈을 둥그렇게 뜬 채 발을 구르며 뒷걸음 쳤다.

“저기, 지금 설마 제가 생각하는 그런 거 하려는 건 아니죠?”

한쪽 무릎을 구부린 채 침대 위에 올려 놓은 도준은 웃옷을 벗어 탄탄한 복근을 드러냈다. 그 모습은 마치 사냥을 시작하려는 표범을 방불케 했다.

아니나 다를까 도준은 느긋하게 하윤의 종아리를 움켜 잡으며 입을 열었다.

“어떻게 하길 원해?”

반으로 접힌 채 잡혀 있는 벨트와 핏줄이 울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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