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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4화 사랑에 눈을 뜨다

다음 날, 아침식사를 마친 하윤은 도준을 끌고 쇼핑에 나섰다.

“오늘 저녁 지환 오빠의 파티에 참석해야 해서 대충 가면 안 돼요.”

잔뜩 신나 있는 하윤의 모습에 도준은 하윤의 뒷덜미를 낚아챘다.

“어제부터 하루 종일 그 놈의 지환 오빠만 찾네? 설마 처음 사랑에 눈 뜬 게 그 지환 오빠 때문이야?”

솔직히 말해서 석지환은 썩 잘 생겼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뼛속까지 귀공자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데다 다정하기까지 해서 여자애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도준의 말에서 위기감을 느낀 하윤은 얼른 도준의 비위를 맞추었다.

“제가 사랑에 눈을 뜬 건 도준 씨를 만나고 나서니까. 좀 많이 늦어요.”

“흥, 누가 믿을 줄 알고?”

“정말이예요. 오빠가 이성 관계에 대해서는 특히 단속이 심해서 연애하고 싶어도 그럴 배짱이 없었어요.”

투덜거리며 불만을 털어 놓던 하윤은 도준의 눈치를 살피더니 이내 말을 바꾸었다.

“무엇보다 저는 그때 연애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어요. 제가 진심으로 좋아한 건 도준 씨뿐이에요.”

그제야 도준은 피식 웃으며 하윤에게 더 이상 따져 묻지 않았다.

몇 군데를 돌아보던 끝에 하윤은 결국 심플하면서도 우아한 흰색 머메이드 드레스를 골랐다.

“어때요? 예뻐요?”

잘록한 허리를 감싸는 드레스를 입은 채 한 바퀴 빙 돌며 기대에 찬 듯 눈을 반짝이는 모습은 아마 그 누가 봐도 쉬이 흥을 깨는 말을 할 수 없었을 거다. 도준 역시 그랬다.

“응. 예뻐.”

도준의 대답에 하윤은 신이 나서 활짝 웃었다.

“그럼 이거로 할게요. 이거 포장해 주세요.”

그때 가게 직원이 활짝 웃으며 하윤에게 말을 걸었다.

“남편 분 양복은 안 고르나요? 이 양복이 드레스와 어울리거든요.”

그 말은 한순간에 하윤의 관심을 끌었다.

“어? 진짜네요?”

직원의 손에서 옷을 받아 든 하윤은 그 옷을 도준의 몸에 대보았다.

“이거 한 번 입어 봐요.”

이윽고 도준이 눈살을 찌푸리며 거절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먼저 말을 꺼냈다.

“입는 거 도와줄게요.”

기대에 부푼 하윤의 모습에 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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