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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2화 엇갈린 인연

도준은 하윤의 손을 잡고 흔들었다.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더니 왜 또 못되다는 거야?”

입을 삐죽 내밀며 불만을 내보이던 하윤은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

“어? 잠깐만요. 그대 저를 만났다면서 공은채는 왜 그때 도준 씨가 자기를 만났다고 하는 거예요? 설마 저한테 겁주고 그 길로 공은채 만나러 간 거예요?”

하윤의 상상력에 도준은 웃음이 새어 나왔다.

“무슨 생각 하는 거야? 내가 그렇게 한가한 줄 알아?”

‘그렇게 한가하지 않았다고?’

하윤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갑자기 뭔가 알아차렸다는 듯 도준의 다리를 탁 내리쳤다.

“알았어요! 도준 씨가 만났던 사람이 자기라도 공은채가 그랬다면서요!”

귀찮은 듯한 도준의 콧소리에 하윤은 눈 앞이 캄캄해 그 자리에서 쓰러질 뻔했다.

‘그러니까 공은채는 도준 씨가 만났던 게 본인인 척 속여 제 발판으로 삼았다는 거네? 젠장!’

“그러니까 도준 씨는 그 때문에 사람을 잘못 알아보고 공은채가 운명의 여자라고 생각한 거예요?”

입에 담배를 물고 있던 도준은 하윤의 말에 피식 웃으며 담배를 손에 쥐었다.

“대체 나를 뭘로 본 거야? 연주곡 하나에 평생을 기약하다고? 그냥 연주 몇 번 들은 게 다야.”

USB 영상에서 도준이 듣던 게 바로 공은채가 연주한 ‘기억’이었다.

‘그러니까 도준 씨는 원래 내 연주를 들으려고 한 거였네?’

그제야 모든 걸 알아차린 하윤은 가슴이 헛헛해 나며 구멍 났던 마음에 새 살이 돋아나는 것 같았다. 심지어 그 덕에 시큰거리며 아프던 마음도 괜찮아졌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화가 나는 건 마찬가지였다.

“천하의 민도준이 사람을 잘못 보다니요?”

도준은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자기가 그때 도망만 안 쳤어도 내가 잘못 볼 리 있겠어?”

하윤은 제 화를 풀 곳이 없어 속으로 화를 삭이며 팔짱을 꼈다.

“그럼 언제 저라는 걸 알았는데요?”

“그 정도로 엉망인 실력이 자기 말고 더 있을까?”

“…….”

솔직히 도준은 하윤에게 장난 친 거다. 지금 하윤의 연주 실력은 엉망이 아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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