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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4화 장 형사의 고충

도준은 조금도 힘을 들이지 않고 하윤을 빙글 돌렸다.

“시간 없으니 말 들어.”

이불 속에 얼굴이 파묻힌 채 하윤은 당황한 듯 손을 마구 허둥대며 뒤에 있는 남자를 밀었다.

“급하다면서요. 이러지 마요.”

하지만 남자는 그 말을 무시한 채 하윤의 허리를 잡으며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출장 가기 전에 기르던 식물에게 물은 줘야하잖아?”

“그게 무슨…… 읍…….”

입에서 새어 나오는 소리는 남자의 큰 손에 막혀 버렸다.

“착하지? 자기 신경 쓸 시간 없으니 좀만 참아.”

“…….”

이윽고 도준은 시간 없다는 핑계를 대며 옷도 벗지 않은 채 침대 옆에 우뚝 섰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자 도준은 가죽 벨트를 다시 차며 큰 손으로 하윤의 머리를 꾹 눌렀다.

“정신 차리고 나서 혼자 씻어. 나 올 때까지 착하게 기다리고. 알았지?”

이별의 아쉬움은 어느새 모두 흩어져 하윤은 귀찮은 듯 손등을 보이며 휘휘 저었다. 그건 빨리 가라는 손짓이었다.

저를 내쫓는 하윤의 행동에도 도준은 트집을 잡기는커녕 오히려 하윤의 손을 들어 손등에 입을 맞췄다.

“갈게.”

……

늦은 밤, 차 안에서 한참동안 기다린 한민혁은 기다리다 목이 빠질 지경이었다.

‘아까는 급하다면서 당장 튀어 오라더니, 왜 아직도 안 나오는 거야?’

볼멘 소리로 중얼거리며 설마 바람 맞힌 건 아닌가 생각하고 있을 때, 조수석의 문이 열렸다.

민혁은 제 옆을 힐끗 거리더니 이내 눈을 둥그렇게 떴다.

“형, 목은 왜 그래?”

손으로 쓱 문지른 순간, 따끔한 느낌이 들자 도준은 이내 거울을 내려 제 목을 확인했다.

그랬더니 목덜미에 손톱자국이 나 있는 게 아니겠는가?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하윤이 버둥대며 긁은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조금도 밑지려 하지 않는다니까.’

“아무것도 아니야. 우선 출발해.”

“오케이.”

민혁은 도준을 계류장에 내려 주고 뒤따라 전용기에 오르려 했지만 도준이 그를 막아섰다.

“너는 여기 남아 있어.”

“아하, 알겠어. 걱정하지 마. 형 뒤뜰은 내가 잘 지키고 있을 게, 절대 다른 놈이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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