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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3화 꿍꿍이

“응, 시영이한테 문제가 좀 생겼어. 주주들이 난리를 피우는 바람에 지금 난리도 아니래.”

도준은 가볍게 말했지만 듣는 하윤은 조급함이 휘몰아쳤다.

“그럴 수가. 시영 언니 쪽은 지금껏 아무 문제도 없지 않았어요?”

“하, 이게 다 그 개새X 때문이야.”

하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민시영과 케빈의 사이는 너무나도 복잡하게 얽혔다. 시영은 분명 케빈을 미워하면서도 그 곁을 떠나지 못하고 있고.

소란을 피운 게 회사의 임원진들인 데다 그 수가 적지 않다는 말에 하윤은 걱정이 앞섰다.

“그 사람들이 갑자기 이러는 걸 보면 혹시 진작 계략을 세워 둔 건 아니에요? 도준 씨가 경성을 오래 떠나 있어서 기회를 틈탔을 수도 있잖아요.”

제 생각을 말하던 하윤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이게 다 저 때문이에요.”

어깨를 들썩이며 외투를 걸치던 도준은 잔뜩 풀이 죽어 죄책감을 느끼는 하윤의 모습에 피식 웃었다.

“그게 왜 자기 탓이야? 쓸데없는 죄책감 가질 필요 없어. 얼른 와서 옷 입고 출발하자.”

눈깜짝할 사이에 준비를 마친 도준은 여전히 꾸물대는 하윤을 도와 옷을 입혔다.

하지만 이제 막 팔을 들어 옷을 입으려던 하윤은 갑자기 동작을 멈추었다.

‘어? 잠깐만, 도준 씨가 떠나면 그 일기를 지환 오빠한테 보여줄 수 있잖아.’

만약 도준이 있다면 절대 도준의 눈을 피할 수 없을 텐데, 도준이 없다면 달랐다.

갑자기 든 생각에 하윤은 팔을 내렸다.

“도준 씨 혼자 돌아가요. 저는 여기서 기다릴게요.”

“뭐라고?”

남자의 목소리는 위험하기 그지없었다.

등불을 등진 채 하윤을 집어 삼킬 것처럼 바싹 붙어 있어 가뜩이나 작은 체구가 가려져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하윤은 버둥대며 일어나더니 자세를 바꾸어 침대에 꿇고 앉았다. 그러더니 두 손을 뻗어 도준의 목을 감쌌다.

“제가 따라가면 도준 씨가 일에 집중하지 못할까 봐 그래요. 저는 여기에서 기다릴게요. 도준 씨가 다녀올 때까지 절대 아무 사고도 치지 않을게요. 맹세!”

도준은 피식 웃었다.

“내가 집중하지 못할까 봐 그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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