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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3화 영업 끝

가죽 벨트는 마치 리본처럼 하윤을 선물처럼 꽁꽁 묶은 동시에 도준에게 눈요기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이윽고 도준은 몸소 하윤에게 가죽 벨트가 아닌 제가 바로 고문 기구라는 걸 시전해 보였다.

그렇게 겨우 다시 숨을 돌리게 되었을 때, 하윤은 나른하게 녹아내려 도준의 가슴 위에 시체처럼 누워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게, 다리뿐만 아니라 팔까지 부러질 것 같아 꿈쩍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도준은 만족해하며 땀으로 젖은 하윤의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넘겨 붉게 상기된 하윤의 얼굴을 드러냈다.

“이번에는 교훈 제대로 얻었겠지?”

하윤은 더 이상 화 낼 힘도 없어 아예 눈을 감았다. 차라리 보지 않는 게 덜 짜증 날 것 같으니까.

그때 나지막한 웃음소리가 하윤의 귀를 파고 들었다.

“아직도 성깔 부릴 힘이 남아 도나 봐?”

방금 시달리고 나서인지 하윤은 이내 겁을 먹고 작은 소리로 투덜거렸다.

“제가 언제 또 성깔 부렸다고 그래요? 당장 힘들어 죽을 것 같구먼.”

나른해진 하윤의 모습에 도준은 재밌다는 듯 하윤을 이리저리 주물러 댔다.

“차라리 죽기라도 하면 딴 놈이 눈독 들일 일 없어 마음은 편하겠네.”

도준의 말에 담긴 의미를 눈치 챈 하윤은 일부러 알아듣지 못한 듯 말머리를 돌렸다.

“저 씻을래요.”

지금 상황에 제 힘으로 씻을 수 없었기에 하윤은 도준의 도움이 필요했다.

족히 서너 사람은 들어갈 수 있는 커다란 욕조에 엎드린 채 하윤은 도준의 손길을 즐겼다.

약간 뜨거운 물이 머리카락 사이로 흘러내리며 거품을 씻어 내리자 물에 촉촉하게 젖은 머리카락은 마치 생명력이라도 지닌 듯 여자의 흰 피부를 더 돋보이게 해주었다.

다만 예쁜 곡선을 그리는 어깨 위에 눈에 띄는 키스마크가 있어 순수한 모습에 색기를 더했다.

심지어 손목과 발목에 난 쓸린 자국이 파문을 따라 일렁이며 아까 얼마나 뜨거웠는지 상기시켜 주었다.

하윤이 꾸벅꾸벅 졸고 있을 때, 어깨 위에 부드러운 입술이 포개졌다. 얼마나 다정했는지 도준이 아니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흠칫 놀란 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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