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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6화 원수의 만남

“그게 누군데요?”

의아한 듯 묻는 하윤의 모습에 석지환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네가 알면 아마 놀랄 걸.”

그 말에 하윤은 더 궁금해졌다.

“누군데요? 혹시 선배 첫사랑?”

“그렇다고 할 수 있지.”

석지환은 도준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래도 민 사장님이 결혼했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나도 그 사람 초대하지 못했을 거야.”

의미심장한 말에 하윤의 미소는 인내 굳어버렸다.

“그 사람 설마…….”

“지환아.”

때마침 부드러운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석지환이 저를 부른 사람 쪽으로 반갑게 걸어갔다.

“마중 가겠다니까 왜 혼자 올라왔어?”

시선 속에 들어온 여자는 여전히 흰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차가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심지어 그런 분위기와 아름다운 외모가 어우러져 겨울에 활짝 핀 붉은 매화를 연상케 했다. 물론 그 붉은색이 꽃잎인지 핏빛인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시윤아, 오랜만이네.”

너무나 담담한 인사말에 지난 날 겪은 아픔도 상처도 모두 허상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하윤은 아무런 흔들림 없는 공은채의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하지만 바라볼수록 오히려 저만 가슴이 답답하고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석지환은 온 정신이 공은채에게 팔려 있어 하윤의 표정은 눈치채지 못했다.

“서로 아는 사이라 소개가 필요 없지만 그래도 소개할 게. 은채, 내 여자친구야.”

“…….”

‘여자친구?’

뻐끔거리는 석지환의 입술이 슬로우 모션으로 움직이는 듯했고 목소리 역시 실감이 나지 않았다.

“아직 아버지와 공씨 집안 어르신들은 몰라. 너랑 네 남편에게 처음으로 말하는 거야.”

그런데 그걸 눈치 채지 못한 석지환은 이내 도준을 바라보며 농담 섞인 말을 건넸다.

“만약 저를 때리고 싶다면 제게 옷 갈아 입을 시간 정도는 주세요.”

그때, 공은채가 도준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도준 씨한테는 이제 시윤이 있는데, 이런 것까지 신경 쓰지 않을 거야. 안 그래요?”

도준의 눈빛은 순간 싸늘해졌다. 심지어 그 속에는 경고가 숨어 있었다.

주위를 맴도는 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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