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01화 다시 살아 돌아오다

“이 봐요 공 가주.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사람이 아직도 소년처럼 꿈만 꾸면 안 되지”

비웃음이 다분한 도준의 말에 옆에서 듣는 하윤마저 등골이 오싹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공태준은 오히려 무덤덤한 태도로 느긋하게 말했다.

“사람일은 모르는 거죠. 민 사장님이야 말로 제 동생과 평생을 기약했는데 지금은 마음이 바뀌었잖아요. 그러니 저도 기다리다 보면 알 게 뭐예요?”

대화가 오갈수록 분위기는 점점 굳어졌고, 두 사람 사이에 낀 하윤만 점점 숨막혔다.

하지만 이제 막 뭐라 말하려는 순간, 하윤의 어깨를 누르던 손에 힘이 더해졌다.

만약 예전 같았으면 눈치껏 입을 다물었을 하윤이지만, 방금 전 상황을 생각하자 화를 억누를 수 없었다.

이에 하윤은 도준의 경고도 무시한 채 태준을 바라봤다.

“아버지의 피아노를 찾아준 거 고마워. 나 먼저 갈게.”

말을 마치지마자 하윤은 도준의 팔을 뿌리치고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떠났다.

솔직히 도준에게 붙잡힐까 봐 꽁무니를 내빼는 거였지만 다른 사람의 눈에는 화가 나 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으로 비춰졌다.

도준도 하윤이 이토록 무모하게 행동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지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오호라, 팔이 밖으로 굽는다 이거야? 딱 기다려.’

……

태준은 뒤를 쫓아가지 않고 잇따라 떠난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경매장을 떠났다.

그가 차에 오르자 차 안에 있던 여자가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을 내려 놓았다. 표정을 보아하니 한참을 기다린 듯해 보였다.

공은채는 태준의 기색을 살피며 피식 웃었다.

“웬일로 기분 좋아 보이네?”

“뭐, 그냥 그래.”

태준이 미처 건네지 못한 티슈를 바라보며 낮게 대답했다.

공은채는 더 꼬치꼬치 캐묻지 않고 오히려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었다.

“아마 앞으로 점점 더 좋아질 거야.”

태준은 무라 더 대답하지 않고 운전석에 놓인 쇼핑백을 바라봤다.

“쇼핑했어?”

“응. 여자는 자기를 기쁘게 해주는 사람을 위해 꾸민다고 하잖아. 그러니 나도 잘 꾸며야지.”

분명 스윗한 멘트를 하고 있었지만 여자의 눈빛은 차갑기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