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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3화 아수라장

다음날.

새벽까지 도준에게 시달려 날이 밝을 때까지 잠을 잔 하윤은 눈앞에 있는 도준을 보고 약 2초간 멍 때렸다.

항상 빨리 깨어나 제가 눈을 뜰 때면 진작 사라지고 없을 사람이 옆에 있으니 놀랄만 했다.

‘매일 오늘 같았으면.’

순간 장난기가 발동한 하윤은 도준의 머리로 슬그머니 손을 뻗었다.

하지만 도준의 이마에 닿기도 전에 도준이 하윤의 손을 덥석 잡더니 스르르 눈을 떴다.

곧이어 눈꺼풀에 가려졌던 남자의 검은 눈동자가 눈에 들어왔고 갓 깨어난 나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하고도 모자라? 아침부터 왜 또 건드려?”

하윤은 깜짝 놀라 투덜거렸다.

“깨었으면서 왜 자는 척해요? 놀랐잖아요.”

도준은 꽉 잡고 있던 하윤의 손을 들어 올렸다.

“내 잠을 방해했으면서 나를 탓하는 거야?”

“채 닿지도 않았는데 뭘 방해했다는 거예요?”

하윤의 볼멘 소리에 도준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손이 닿아야 정신을 차린다면 진작 죽었을 거야.”

하긴, 도준이 이만한 경계심도 없었다면 아마 권력 다툼 때문에 수백번도 죽었을 거다.

그걸 인지하는 순간 눈 앞의 도준이 조금 불쌍하게 느껴졌다.

“그럼 앞으로 제대로 자요. 제가 망 봐 줄게요.”

도준이 피식 웃었다.

“말은 참 예쁘게 해.”

이윽고 하윤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농담조로 말을 이었다.

“그런데 자기가 깨어난 지 한참이 지났는데 이제야 발견할 걸 보니…….”

길게 늘어뜨린 도준의 말꼬리에 하윤은 왠지 기대감이 샘솟았다.

‘발견한 걸 보니 뭐? 이제는 나랑 별반 다를 게 없어졌다고?’

“어제 나 제대로 쥐어 짰나 보네.”

“뭐라고요?”

괜히 기대했다는 생각에 하윤은 얼른 달려들어 도준을 꼬집었다. 그렇게 한참을 뒹굴고 나서야 두 사람은 준비를 하고 문을 나섰다.

……

아침 식사를 하며 하윤은 계속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끝내 낮은 소리로 물었다.

“왜 우리를 방해하는 사람이 없어요?”

도준은 하윤의 말에 피식 웃었다.

“아침 식사하는데 방해할 게 뭐 있어? 얼른 먹어. 식은 거 먹으면 배 아플라.”

“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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