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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7화 남자들의 질투

하나 또 하나의 경매가 끝나고 아버지의 피아노가 무대 위에 올라온 순간, 권하윤은 민도준의 손을 꽉 잡았다.

“아빠 피아노예요.”

그와 동시에 경매사의 소개도 시작되었다.

“이 피아노는 이성호 교수님이 사용하던 피아노입니다. 아마 다들 이성호 교수님에 대해 잘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유명한 음악가로 잘 알려졌죠? 친구의 질투 때문에 오명을 쓰고 세상을 떠나 더 안타까운 분이기도 합니다.”

이성호의 가슴 아픈 서사를 소개하던 경매사는 이내 말머리를 돌리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그런데 이성호 교수님이 세상에 없다 해도 그분이 남긴 위대한 작품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분이 사용하던 피아노도 여전히 남아 있고요. 오늘 저희가 경매할 물건이 바로 이성호 교수가 사용하던 피아노입니다. 4억부터 호가 시작하겠습니다.”

이 피아노는 원체 고가 브랜드인 데다 소장 가치까지 더해져 곧바로 6억까지 가격이 올라갔다.

그걸 지켜보던 하윤도 번호표를 들고 호가하려 했지만, 옆에 있던 공태준이 먼저 끼어들었다.

“10억!”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던 도준은 고개를 돌려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이윽고 두 쌍의 눈이 서로 마주하는 순간, 태준이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친구로서 선물하려는 것뿐인데, 설마 신경 쓰이는 건 아니죠?”

“그럴 리가요.”

그때 무대 위에서 경매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세 번 호가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10억, 10억…….”

경매사가 세 번째로 호가하며 망치를 내려 치려고 할 때, 도준이 번호표를 꽉 쥐고 있던 하윤의 손을 들어 올렸다.

이윽고 태준을 보며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런데 영 마음에 안 드네요.”

“20억!”

도준의 목소리에 경매사마저 어리둥절했다. 그도 그럴 게, 피아노는 어디까지나 수공예품에 지나지 않다. 물론 그 가격이 브랜드가치와 유명인의 이름과도 관련이 있다고는 하나 10억에 10억을 더 얹어 부르는 건 처음 접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더 놀라운 건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태준이 이내 번호표를 들어 올리며 호가했다.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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