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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0화 선물

제가 잘못했기에 할 말이 없어진 하윤은 얼른 목소리를 줄이며 작게 중얼거렸다.

“그거야 더 리얼하게 연기하려고 그랬죠.”

하지만 말을 채 하기도 전에 도준이 하윤의 턱을 움켜 잡았다.

“리얼? 어떻게 리얼하게 하려고 했는데? 어디 말해 봐. 얼마나 리얼하게 하려고 했는지?”

하윤의 얼굴은 도준의 손에 잡혀 잔뜩 일그러졌다. 그 때문에 목소리마저 어눌하게 들렸다.

“제가 어떻게 감히 뭘 했겠어요? 제 몸과 마음은 모두 도준 씨 건데. 저 그럴 배짱없어요.”

눈을 깜빡이며 제 비위를 맞추기 위해 애쓰는 하윤의 모습에 도준은 겨우 손의 힘을 풀었다.

“그럴 배짱이 없다고? 아닌 것 같은데?”

하윤은 기회를 틈 타 도준의 팔을 와락 끌어안았다.

“그럴 리가요. 공태준이 기사를 불러 데려다 주겠다고 해서 오르려고 한 거예요. 안 그랬다면 거절했을 거라고요.”

도준은 콧방귀를 뀌었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내가 어떻게 알겠어?”

도준이 아까보다는 많이 누그러든 태도를 보이자 하윤은 애써 자기 얼굴을 도준의 손아귀에서 빼냈다.

“제가 도준 씨한테 어떻게 거짓말하겠어요? 잊었어요? 우리 같은 편이잖아요.”

하지만 그런 말에 쉽게 넘어갈 도준이 아니었다.

“난 또 자기가 친구를 더 신경 쓸 줄 알았지.”

또 약점이 잡히자 하윤은 도준에게 더 바싹 가까이 갔다.

“도준 씨는 제 남편인데, 신경 써도 남편부터 써야죠.”

하윤은 어두운 차 안에서 도준을 빤히 쳐다봤다. 꼬리가 있었다면 지금쯤 아마 꼬리까지 흔들어 댔을 거다.

도준은 손을 들어 하윤의 이마를 쿡쿡 찔렀다.

“다음에 또 이랬다간 가만 안 둘 줄 알아.”

“절대 안 그래요.”

도준이 화 나면 복수도 하지 못하게 할까 봐, 하윤은 애써 아부를 떨어댔다.

심지어 손을 뻗어 도준의 어깨까지 두드리기 시작했다.

“저한테 화내느라 힘들었죠? 제가 두드려 줄게요. 저 힘 장난 아니에요.”

하윤의 행동에 도준은 피식 웃었다.

“자기가? 제대로 서지도 못하며 힘이 있기는.”

콧방귀를 뀌며 도준의 말에 반박하려던 찰나, 도준의 옷주머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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