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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8화 진짜 같은 연기

제 옷으로 가녀린 어깨를 감싸는 권하윤의 모습에 공태준의 목소리는 한껏 부드러워졌다.

“데려다 줄까요?”

‘데려다 준다고?’

만약 하윤이 태준을 따라 가면 가짜 싸움이 진짜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좋은 변명거리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때, 태준이 하윤의 걱정을 눈치채기라도 한 듯 입을 열었다.

“민도준 씨가 오해하는 게 걱정되면 기사한테 부탁할게요.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요.”

하윤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하지만 이것저것 걱정하면 공은채를 속이려던 게 물거품이 될 수 있었다.

게다가 저와 도준이 싸웠다는 걸 두 사람이 믿어야 복수도 더 빨리 진행할 수 있었다.

이에 하윤은 끝내 동의했다.

“응, 고마워.”

물론 하윤과 동행할 수 없다는 게 아쉬웠지만 태준은 여전히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얼마 뒤, 이남기의 차가 도착하자 태준은 하윤이 부딪히지 않도록 매너 있게 막아주었다.

“조심해요.”

하지만 하윤이 차 안으로 들어가려던 찰나, 손 하나가 하윤을 홱 잡아 끌었다.

그 힘에 못 이겨 하윤은 비틀거리며 남자의 품에 부딪혔다.

캄캄한 밤, 도준의 낯빛은 무서울 정도로 어두웠다. 그 모습은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모습에 흠칫 놀라기도 잠시, 비바람을 암시하는 듯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 가?”

도준의 무서운 모습에 하윤은 저도 모르게 해명하려고 했지만 지금 상황에 해명을 하기도 뭣해 억지로 연기를 이어가며 도준의 속박에서 벗어나려고 버둥댔다.

“제가 어디 가든 도준 씨가 상관할 바 아니에요.”

하윤의 어깨에 걸친 외투를 보는 순간, 도준은 짜증이 솟구쳐 옷을 홱 낚아 채 태준에게 던졌다.

이윽고 하윤의 손을 잡은 채 제 차 쪽으로 걸어갔다.

힘을 억제하지 않은 탓에 하윤의 손목을 이내 붉어졌다.

반 발짝 정도 뒤처진 거리에서 따라가고 있던 하윤은 도준의 무서운 낯빛에 저도 모르게 겁이 났다.

하지만 그런 당황한 기색은 다른 사람의 눈에 오히려 협박을 못 이겨 무기력해진 모습으로 비춰졌다.

태준은 눈살을 찌푸린 채 앞으로 다가가 두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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