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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6화 우리의 집 

권하윤이 이런저런 불만을 얘기할 때마다 민도준은 듣는 둥 마는 둥 관심 없다는 태도를 보였었다.

물론 가끔은 웃으며 뭐가 이렇게 예민하냐고 타박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 순간, 하윤의 손에 닿은 벽에는 마침 적당한 무늬가 새겨져 있었고 바닥은 매번 투덜대며 외웠던 마룻바닥으로 되어 있었다.

이걸 보는 순간 하윤의 마음에는 씁쓸함이 피어올랐다.

하윤은 도준이 이런 사소한 것까지 신경 쓰는 성격이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심지어 전에는 거의 매일 블랙썬의 휴게실에서 잠을 잤으니 이런 걸 신경 쓸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그런 그가 하윤을 위해 이런 곳을 마련해 준 거다.

하윤은 재벌가에서 태어난 게 아니기에 썰렁하고 넓기만 한 별장보다는 북적거리는 시내에 위치한 아파트를 더 좋아한다.

되도록이면 주위에 먹거리가 널려 있어 원하는 때에 아래층으로 내려가 먹고 싶은 걸 먹고 근처의 공원에서 산책도 하며 평범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었다.

이 모든 걸 한 번도 입 밖에 꺼낸 적이 없는데, 한순간 원했던 모든 게 눈앞에 나타났다.

하윤은 벽을 마주한 채 고개를 돌리지도 않았다.

“여긴 언제 준비한 거예요?”

이런 위치, 이런 인테리어는 며칠 만에 준비했을 리 없다.

벽을 마주하고 있는 하윤을 보자 도준은 순간 그녀가 스스로를 속이는 솜씨가 날이 갈수록 능숙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보지 않으면 흔들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나?’

도준은 잔뜩 움츠린 하윤의 어깨를 잡고 자기 쪽으로 돌려놓더니 자꾸만 수그리는 하윤의 고개를 들어 올렸다.

“하윤 씨가 까탈스럽다는 거 안 순간부터.”

순간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며 눈에 고인 눈물에 촉촉하게 젖어 들었다.

사실 누구든 까탈스럽게 하고 싶은 대로 편안히 살기를 바랄 거다.

하지만 사람이 살면서 하고 싶은 대로 살 수는 없고 뜻대로 되지 않아도 참아야 할 때가 많다.

더욱이 하윤은 목숨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사치인데 이것저것 따질 상황은 더더욱 아니다.

예전에 도준이 자기를 까탈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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