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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진심의 의미

권하윤이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권희연이 갑자기 차가운 손으로 그녀의 손을 감싸 쥐었다.

“하윤아, 아무리 그래도 너는 민씨 집안 며느리이니 앞에 나서는 건 내가 할게.”

권하윤은 그 말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게 무슨 뜻이야? 언니가 나서겠다니?”

“이런 일들은 집안 식구 중 누군가가 직접 나서서 말해야 더 설득력이 있어.”

그제야 권희연이 뭘 하려는 지 눈치챈 권하윤은 몇 초간 멍해 있더니 믿기지 않는 듯 입을 열었다.

“언니 설마 직접 나서서 권씨 가문을 고발하겠다는 뜻이야?”

“응.”

권희연의 표정은 여전히 물처럼 부드러웠지만 눈빛만큼은 이미 수많은 고난을 겪고 난 것처럼 태연했다.

“이로써 작별 인사 하는 셈 치려고. 권씨 가문과 어…… 권 사모님한테…….”

어머니라는 세 글자를 삼키는 순간 권희연의 눈시울은 붉게 물들었다.

지난 20년 동안 어머니의 인정을 얻으려고 해왔던 희생들이 너무 우스워졌고 허무했다.

끝없이 눈물을 흘리는 그녀를 보자 권하윤은 이내 휴지쪽으로 손을 뻗었다. 하지만 휴지를 꺼내려는 순간 커다란 손이 티슈를 케이스째로 가져가더니 두 장을 뽑아내 권희연의 손에 조심스럽게 올려놓았다.

“희연 씨, 눈물 떨어져요.”

방금 전까지만 해도 감동에 젖어 있던 권하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하지만 권희연은 오히려 그의 행동에 일부러 삐진 듯 투덜댔다.

“왜요? 제 눈물 때문에 이불이 더러워질까 봐 그래요?”

로건은 그의 말에 놀랐는지 몸을 곧게 세우며 강력하게 부인했다.

“아니요. 저 그렇게 생각한 적 없어요. 저는…….”

하지만 말로 설명을 할 수 없자 이내 그녀의 울음을 부추겼다.

“희연 씨 마음껏 우세요! 속 시원할 때까지 울어도 돼요!”

권희연은 그의 모습에 피식 웃으며 휴지를 받아 눈가를 닦았다.

“저 안 울 거예요. 제가 왜 울어요?”

살짝 애교 섞인 그녀의 목소리에 권하윤은 의외라는 듯 두 사람을 번갈아 보다가 병실을 떠나면서 다시 한번 고개를 돌려봤다.

머리를 긁적이며 바보처럼 헤실 웃는 로건의 옆에 거울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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