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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2화 가족과의 만남

권하윤은 숫자 1을 가리킨 시침을 바라봤다.

벌써 새벽 1시가 되었으니 오늘은 민도준이 오지 않는 게 거의 확실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불안한 마음은 진정이 되지 않았다.

이윽고 안전성을 고려해 2시까지 기다린 뒤에야 민도준이 갑자기 쳐들어오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갖고 화장실로 달려 들어갔다.

정신을 차리려고 세수를 했지만 차가운 물이 얼굴에 닿는 순간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거울 속에 비친 여자는 다크서클이 눈 밑 아래에 걸려 있었지만 정신은 유달리 흥분된 상태였다.

그녀는 지금껏 자주 입던 여성스러운 옷 대신 옷장 구석에 처박아 뒀던 캐주얼한 옷을 선택했다.

이건 민도준이 예전에 한민역을 시켜 그녀에게 사줬던 옷이다.

솔직히 입을 기회가 없을 것 같아 거절했지만 그때 한민혁과 점원 모두가 어울린다고 부추기는 바람에 마지못해 받았었다.

고작 몇 달만 지났지만 다시 옷을 꺼내보니 왠지 몇 세기가 흘러갔다는 느낌이 들었다.

옷을 입고 준비된 가방을 멘 그녀는 끝내 자기를 가두었던 철창 같은 곳을 벗어났다.

몸을 찔러대는 듯한 차가운 새벽공기는 낮의 따스함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권하윤은 직접 운전하는 대신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택시를 타는 걸 선택했다.

한밤중에 이런 별장 구역은 택시가 잡히는 게 이상할 정도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권하윤도 솔직히 2킬로 정도 걸어갈 계획을 세웠지만 웬일인지 마침 앞에서 멈춘 택시에서 손님이 내린 덕에 곧바로 차에 탈 수 있었다.

오늘 운이 좋다며 연신 감탄하는 기사 아저씨를 향해 권하윤도 싱긋 웃어 보였다.

“확실히 운이 좋네요.”

요양원이 교외에 위치한 탓에 권하윤이 도착했을 때는 새벽 4시가 되었다.

그들이 떠나기로 약속한 5시까지 1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권하윤은 원래 밖에서 기다릴 생각이었지만 밖에서 지켜야 할 경비원이 경비실에서 쿨쿨 자는 걸 보자 소리없이 안으로 숨어들었다.

우두머리가 망하면 따르던 사람도 흩어진다고 요양원은 여느 때보다도 더 한산했다.

심지어 권하윤은 길에서 경비원을 한 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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