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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화 민도준의 약혼식

9시가 다가오자 원형 홀은 어느새 손님들로 꽉 찼고 고씨 가문 사람들과 민씨 가문 사람들은 주최자로서 손님을 맞이하느라 바삐 움직였다.

민씨 가문의 약혼식인 만큼 청첩장을 받은 사람도 대부분 신분 높은 정재계 인사들이었다. 때문에 권하윤이 나타났음에도 다행히 사람들의 이목이 쏠리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구석에서 이 순간이 빨리 지나가기를 빌고 또 빌었다.

하지만 해석하게도 일은 그녀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하필이면 강수연과 마주치게 된 거다.

강수연은 초대 받지도 않은 권하윤을 보자 놀란 것도 잠시, 순간 피가 거꾸로 솟았는지 잔뜩 상기된 얼굴로 그녀를 노려봤다.

이윽고 주위의 이목이라도 끌까 봐 목소리를 한껏 내리깔고 그녀를 나무랐다.

“누가 오라고 했어? 당장 나가지 못해?”

“저 민씨 가문의 다섯째 작은 사모님이잖아요, 그러니까 당연히 이런 장소에 참석해야죠.”

이제는 권씨 가문이라는 족쇄가 사라진 지라 권하윤은 더 이상 강수연한테 잘 보이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다.

강수연은 권하윤의 낯 두꺼운 말에 화가 치밀어 낮게 소리쳤다.

“네가 무슨 자격으로? 가문이 그런 추한 사건에 휘말렸는데 우리 집 며느리로 들어올 수 있을 것 같아? 꿈 깨!”

“아, 제가 민씨 가문 다섯째 작은 사모님이 아니라면 어머님의 며느리도 아니라는 뜻이니 제가 참석하든 말든 어머니와는 상관없는 일 아닌가요?”

“너!”

강수연은 화가 났지만 그렇다고 이 자리에서 화풀이할 수는 없었다.

그러던 그때, 마침 누군가 그녀더러 자리에 앉아달라고 하는 바람에 그녀는 분노를 내리눌렀다.

이윽고 권하윤에게 돌아다니며 창피하게 굴지 말라는 말만 남기고는 화가 난 발걸음으로 자리를 떠났다.

그녀의 명령이 아니더라도 권하윤은 공태준과 마주칠까 봐 남의 이목을 끄는 행동을 하고 싶지 않았다. 이에 그는 가장 눈에 띄지 않는 구석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마침 멈춰 섰을 때 주위가 순간 어두워졌다.

시계는 마침 9시를 가리킨 걸 봐서 식이 시작한 듯싶었다.

높이가 20미터나 되는 중앙 홀에서 고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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