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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화 공태준한테 들려줘

권하윤은 일순 멍해졌다.

따라서 그녀의 막연한 눈빛에 민도준은 눈을 치켜올렸다.

“왜? 모른 척하는 거야?”

하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민도준이 권하윤을 오해한 거다. 그녀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공태준이 그녀를 도와주다니 정말 어불성설이었다. 그런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때 민도준이 그녀의 코끝을 살짝 누르며 입꼬리를 씩 말아 올렸다.

“아까 내가 CCTV에서 뭘 봤을 것 같아? 우리 욕심쟁이 여우가 옆방으로 숨어들어 한참 동안 나오지 않더라고. 어디 말해 봐.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 빌었길래 공태준이 나서서 도와줬는지? 아까처럼 울면서 빌었어? 아니면…….”

허리에 슬쩍 두른 팔에 일순 힘이 들어가더니 얼마쯤 벌어져 있던 거리가 바싹 좁혀지며 민도준의 가슴에 부딪혔다.

이윽고 권하윤의 귓가에 남자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른 걸 했어?”

그제야 권하윤은 민도준이 자기를 의심한다는 걸 알아챘다. 그것도 공태준 앞에서 꼬리 쳤다고 말이다. 생각만 해도 황당한 일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오해는 일으키고 싶지 않아 그녀는 쉰 목소리로 애써 설명했다.

“그런 거 아니에요. 아까는 한민혁 씨를 피하려고 빈방을 찾다가 그 방만 열려 있길래 들어간 거예요.”

“그래? 그러면 내가 오해한 거네?”

말은 이렇게 했지만 남자의 말속에 담겨있는 압박감은 조금도 사라지지 않았다.

“그런데 그것도 도와준 거 맞잖아. 감사 인사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야?”

권하윤은 이내 그의 눈길을 피했다.

“약혼식이 끝난 지 한참이 지나 아마 벌써 돌아가셨을 거예요.”

“걱정할 거 없어.”

민도준은 다정하게 권하윤의 귓불을 주무르며 말을 이었다.

“나랑 할 얘기가 있어 아직 옆방에서 기다리고 있어. 헛걸음하지는 않을 거야.”

남자의 말에 권하윤은 숨이 턱 막혀 애원하는 눈빛으로 민도준을 바라봤다.

그녀의 눈빛을 받은 민도준은 이내 눈썹을 들어 올렸다.

“얼굴 마주 보고 인사하고 싶지 않아?”

권하윤은 있는 힘껏 머리를 저었다.

이에 민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렇다면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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