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죄로

사랑이라는 죄로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6-30
에:   은별  완성
언어: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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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19 평가. 19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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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사랑한 건 죄였어요.”유시아가 말했다.“난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지은 거예요.”유시아는 임재욱을 3년간 사랑했다. 그녀는 그를 온 마음을 다해 미친 듯이 사랑했지만 결국 얻은 것이라고는 3년간의 옥살이와 자격이 없다는 그의 말뿐이었다.임재욱이 사랑하는 여자가 죽자 유시아는 숨을 쉬는 것조차 죄가 되었다.울면서 웃는 유시아의 얼굴을 바라보면 임재욱은 왠지 모르게 옛 기억이 떠올랐다. 아기 새처럼 피곤한 줄도 모르고 자신의 뒤를 졸졸 쫓아다니던 유시아가 말이다.“재욱 오빠, 날 좋아하면 죽기라도 해요?”당연히 아니었다.결국 임재욱은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스스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그녀를 사랑한 임재욱은 유시아를 누구보다도 아껴주었고 심지어 그녀 대신 누명을 써서 5년 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남은 것이라고는 이미 떠나버린 유시아와 이혼합의서 한 장뿐이었다. 그는 그제야 깨달았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지는 법이라는 걸.그가 사랑받게 될지 아니면 슬픔을 얻게 될지는 전부 유시아에게 달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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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4월 16일, 길일. 결혼하기 좋은 날.3년 전, 검은색 안경을 낀 점쟁이가 붉은색 종이 위에 그 몇 글자를 적어 놓고 듣기 좋은 말을 해줬다. 부부는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할 것이고 자손도 많이 볼 것이라고 말이다.고작 그 몇 글자에 유시아는 기분이 좋아져 점쟁이에게 큰돈을 쥐어줬었다.그러고는 들뜬 채로 그 붉은색 종이를 들고 임재욱의 곁으로 달려갔다.“재욱 오빠, 점쟁이가 그러던데 4월 16일이 길일이래요. 우리 결혼식 이날로 하는 거 어때요? 길일이라니 좋잖아요!”임재욱은 미소 띤 얼굴로 유시아를 바라보았다.“좋아. 시아가 하고 싶은 대로 하자!”그러나 점쟁이의 말은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3년 전 4월 16일은 화창하고 따뜻한 날이었다.결혼식장은 화려하게 꾸며졌고, 입구에는 아름다운 여자들이 가득했으며 유명 인사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다.유시아는 고급 수제 웨딩드레스를 입고 정교한 화장을 했다. 이제 막 결혼식이 열릴 호텔에 도착해 차에서 내린 유시아는 신랑 임재욱에 의해 경찰차에 타게 됐다. 그녀가 들고 있던 새빨간 에콰도르 장미꽃은 바닥에 떨어져 피처럼 보였다.그때 호텔 입구의 LED 전광판에서 그녀와 임재욱이 함께 찍은 웨딩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배경음악은 결혼 행진곡이었다.그날, 반 이상의 정운시 사람들이 유시아의 얼굴과 그녀의 신분을 기억했을 것이다.대우 그룹 사모님 유시아가 결혼식 당일 감옥에 갔으니 말이다.3년이 지나 또 4월 16일이 되었다. 유시아는 너무 커서 몸에 잘 맞지 않는 연하늘색 원피스를 입고 짐이 든 가방을 챙겨 정운시 여자 교도소 입구에 서있었다. 고개를 돌린 유시아는 등 뒤의 굳게 닫힌 문을 바라보니 어쩐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무려 3년이다. 그녀는 저 안에서 천여 일이 넘는 시간을 버텼다.여자 교도소 앞의 흙길을 따라 유시아는 한참을 걸었다. 두 다리가 시큰해질 때쯤 되어서야 그녀는 조금 넓은 아스팔트 길을 밟을 수 있었다.길가에 선 유시아는 멀지 않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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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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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희
유료소설이 이제껏 읽은 비용은 어쩌라고 하다 마는것인지.. 결론은 각자 독지들 옧인가요? 책임감을갖고 끝마무리 해주시길
2024-09-02 17:37:2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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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142
485화로 멈춤이네요ㅜ
2024-07-29 12:23:5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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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주
유시아를 대하는 임재욱 말투가 갑자기 너무 어색한데요
2024-04-05 20:00:0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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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옥
재밌게 잘 보고 있습니다
2024-02-25 12:38:3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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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순
왠지 심시연이 질투한 나머지 언니를 죽이고 .. 시아아빠힌테 뒤집어 씌운듯!
2024-01-27 20:25:5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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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주
왜 업데이트가 안될까요? 다른 작품들에 비해 오타도 없고,어색하게 번역된 느낌없어서 아주 실감나게 잘 읽고 있는데 말이쥬
2023-12-11 19:52:0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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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주
빨리업데이트 해주세요~~~
2023-12-02 05:30:2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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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주
재밌게 보고 있어요.
2023-11-30 22:41:5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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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herine416.jl
원래 하나씩 업데이트 되나요? 하나씩 업데이트 되는거면 계속 기다릴봐에 다른 소설로 갈아타는 게 나을거같습니다. 10개씩 업데이트되는곳도 있으니 다른데로 가야겠네요.
2024-04-14 18:37:4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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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herine416.jl
요즘 소설들은 하나같이 여주만 비참하게 당하기만 하는 캐릭이네요. 소설이라고 해도 잔인하네요. 그만 보는게 나을거 같습니다.
2024-04-13 03:51:1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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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herine416.jl
제발좀 자존심 버리고 전 남편옆에 붙여두려고 하지 말고 복수하는거 보고 싶네요.
2024-04-13 01:52:3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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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skl
매번 당하기만 하는 캐릭인데 반전이 있을리가 없죠
2024-04-26 22:59:2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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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skl
이 소설은 전반적으로 아주 우울한 느낌만 주고 반전이 없고 지금까지 결제한게 아깝네요. 여주가 계속 당하기만 하는 내용은 지루하고 재미없어요. 사이다같은 이야기가 하나도 없어요. 이 소설은 비추천해요. 처음부터 우중충한 이야기 뿐이고 지루해요.
2024-04-25 22:08:4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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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herine416.jl
어쩌다가 보게 됐는데 소설이 여기만 있는건 아니고하니 굳이 하나씩 업데이트 되는 소설을 기다리면서 볼 필요가 있을까 싶네요. 하나씩 업데이트 되는 소설은 금방 잊어버려서 기억못하게 되니까 업데이트 많은 소설로 갈아타야겠네요. 근데 여기까지 본것도 반전이 있을까여서 였는데 역시나 여주는 아무것도 못하고 당하는 설정이네요.
2024-04-18 23:21:2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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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herine416.jl
계속 학대를 당하게하는거 같아 더이상 안보고 싶네요. 여기까지 결제한게 아깝네요
2024-04-17 03: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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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5 챕터
제1화
4월 16일, 길일. 결혼하기 좋은 날.3년 전, 검은색 안경을 낀 점쟁이가 붉은색 종이 위에 그 몇 글자를 적어 놓고 듣기 좋은 말을 해줬다. 부부는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할 것이고 자손도 많이 볼 것이라고 말이다.고작 그 몇 글자에 유시아는 기분이 좋아져 점쟁이에게 큰돈을 쥐어줬었다.그러고는 들뜬 채로 그 붉은색 종이를 들고 임재욱의 곁으로 달려갔다.“재욱 오빠, 점쟁이가 그러던데 4월 16일이 길일이래요. 우리 결혼식 이날로 하는 거 어때요? 길일이라니 좋잖아요!”임재욱은 미소 띤 얼굴로 유시아를 바라보았다.“좋아. 시아가 하고 싶은 대로 하자!”그러나 점쟁이의 말은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3년 전 4월 16일은 화창하고 따뜻한 날이었다.결혼식장은 화려하게 꾸며졌고, 입구에는 아름다운 여자들이 가득했으며 유명 인사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다.유시아는 고급 수제 웨딩드레스를 입고 정교한 화장을 했다. 이제 막 결혼식이 열릴 호텔에 도착해 차에서 내린 유시아는 신랑 임재욱에 의해 경찰차에 타게 됐다. 그녀가 들고 있던 새빨간 에콰도르 장미꽃은 바닥에 떨어져 피처럼 보였다.그때 호텔 입구의 LED 전광판에서 그녀와 임재욱이 함께 찍은 웨딩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배경음악은 결혼 행진곡이었다.그날, 반 이상의 정운시 사람들이 유시아의 얼굴과 그녀의 신분을 기억했을 것이다.대우 그룹 사모님 유시아가 결혼식 당일 감옥에 갔으니 말이다.3년이 지나 또 4월 16일이 되었다. 유시아는 너무 커서 몸에 잘 맞지 않는 연하늘색 원피스를 입고 짐이 든 가방을 챙겨 정운시 여자 교도소 입구에 서있었다. 고개를 돌린 유시아는 등 뒤의 굳게 닫힌 문을 바라보니 어쩐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무려 3년이다. 그녀는 저 안에서 천여 일이 넘는 시간을 버텼다.여자 교도소 앞의 흙길을 따라 유시아는 한참을 걸었다. 두 다리가 시큰해질 때쯤 되어서야 그녀는 조금 넓은 아스팔트 길을 밟을 수 있었다.길가에 선 유시아는 멀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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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임재욱의 눈빛은 조롱으로 가득 차 있었다.유시아는 자신의 눈빛을 거두고는 애써 평정심을 되찾으려 했다.“임재욱 씨, 우리 사이의 빚은 3년 전 이미 다 청산했을 텐데요. 아닌가요?”딸이 아버지의 빚을 갚은 것이지만 그래도 그 정도면 충분했다.임재욱은 유시아를 향해 웃어 보이며 빈정거렸다.“빚을 청산했는지 안 했는지는 네가 결정할 일이 아니지.”임재욱이 손을 들자 차에서 두 명의 검은색 옷을 입은 경호원들이 내렸다. 그들은 각각 유시아의 왼팔과 오른팔을 잡고 다짜고짜 그녀를 벤틀리 안으로 밀어넣었다.임재욱도 뒤따라 차에 올라타며 운전기사에게 분부했다.“예운 별장으로 가도록 해요.”예운 별장이라는 말에 유시아는 화들짝 놀랐다.예운 별장은 3년 전 임재욱이 그녀와의 결혼 준비를 할 때, 두 사람의 신혼을 위해 샀던 신혼집이었다. 집 안쪽은 마치 궁전처럼 금빛 찬란하게 꾸며져 있었다. 으리으리한 집에 대단한 미인이라도 숨겨둔 것처럼 말이다.그러나 이제 그곳에 유시아의 자리는 없을 것이다. 임재욱이 그녀를 그곳으로 데려가려는 건 그녀를 모욕하기 위해서가 틀림없었다.그러나 애석하게도 유시아는 과거에도, 현재도 임재욱에게 반항할 힘이 없었다.3년 전과 3년 후인 지금은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40분 뒤, 차가 별장 앞에 멈춰 섰다.문을 열고 차에서 내린 임재욱은 유시아가 반항을 하든 말든 그녀의 팔목을 단단히 쥔 채로 억지로 그녀를 끌고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유시아는 3년 전에도 이 별장에 온 적이 있었다. 별장은 그때와 거의 달라진 게 없이 깔끔히 정돈되어 있었다. 달라진 점이라면 벽에 큰 액자가 많이 걸려있다는 것이었다. 액자 속 미인은 스타일도 표정도 제각각이었지만 사실 모두 동일 인물이었다.그녀는 임재욱이 사랑했던 신서현이었다.신서현은 과거 아주 잘 나가는 연예인이었다. 매스컴에서는 그녀를 새로 떠오르는 신인이며 전도가 유망하다고 했다.그러나 4년 전, 뺑소니를 당한 그녀는 TH 빌딩 지하 주차장에서 숨을 거두었다. 언론은 발칵 뒤집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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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임재욱과 신서현이 그런 사이였다는 걸 유시아는 정말로 몰랐다.예전에 유시아가 임재욱을 쫓아다녔을 때, 임재욱은 그저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그는 잘생겼지만 차가웠고, 온몸에서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내뿜었다. 그것은 겨우 중2였던 유시아에게 치명적인 매력으로 느껴졌다.그리고 그때 신서현은 이미 연예계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유명한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여 많은 팬들을 보유하게 되었다. 그리고 매일 이곳저곳을 다니며 촬영하고 제작발표회를 하며 남들이 부러워할 법한 삶을 살았다.여자 연예인과 대학생은 전혀 다른 집단이었다.3년 전, 유시아는 임재욱과 교집합이 생길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그리고 자신이 언젠가 신서현의 죽음 때문에 3년간 감옥에 갇힐 줄은 더더욱 예상치 못했다.유시아의 아버지는 자신의 목숨으로 신서현을 죽게 한 빚을 갚으려고 했으나 임재욱은 겨우 그걸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유시아의 애정과 신뢰를 이용하여 그녀를 속여서 여러 서류에 사인하게 했고, 종국에는 그녀를 경제범죄자로 만들어 결혼 당일 감옥에 보냈다.그들의 관계에서 임재욱은 갑이었고 유시아는 을이었다. 유시아는 임재욱을 사랑했지만 임재욱은 유시아를 사랑하지 않았으니 말이다.임재욱은 살아있는 유시아를 지옥으로 몰아넣었고 그녀를 처참히 짓밟았다. 그러나 죽은 신서현은 가장 아름다운 형태로 그의 마음속에 살고 있었다.유시아는 신서현과 달리 살아있지만, 그 대가로 임재욱의 잔혹함과 무자비함을 견뎌야 했다.“그래, 넌 나와 서현이 일을 몰랐겠지. 하지만 네 아버지는 알고 있었어!”유시아를 바라보던 임재욱의 입가에 서늘하면서도 잔인한 미소가 떠올랐다.“네 아버지는 네가 날 사랑하고, 내가 서현이를 사랑한다는 걸 알고 있었어. 그리고 내가 할아버지에게 손자로 인정받고 곧 대우 그룹을 이어받을 거란 것도 알고 있었어.”그러니 유병철은 자기 딸이 재벌가에 시집갈 수 있게 길을 닦아놓고 장애물을 치워버리려 했을 것이다.“아니에요, 아니라고요. 우리 아빠는 그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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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손 하나가 나타나 벽에 있는 스위치를 누르자 거실 샹들리에가 밝혀졌다.유시아는 비참함과 분노로 가득 찬 얼굴로 문고리를 꼭 쥐고 있었다. 그녀의 모습은 마치 덫에 걸려 절망에 빠진 사슴 같았다.유시아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남자를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임재욱 씨, 우리는 이미 이혼한 사이에요. 그런데 임재욱 씨가 무슨 자격으로 저한테 이러는 거죠? 대체 무슨 자격으로 이러는 거냐고요!”3년 전 감옥에 들어갈 때, 그는 변호사를 데리고 직접 그녀를 찾아왔다. 그는 유시아에게 이미 사인을 마친 이혼합의서 2부를 건넸다. 이혼합의서에 적힌 내용대로 그녀는 임재욱의 재산을 나눠 갖지 않았다.그때 임재욱은 유시아가 유병철의 딸이라서, 신서현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 일부러 그녀에게 천국을 보여준 거라고 했다.그래야만 그녀를 짓밟고 지옥으로 밀어 넣었을 때 그녀가 더욱 아파하고 괴로워할 것이다.그날 임재욱은 검은색 정장에 흰색 셔츠, 버건디색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클래식한 세 가지 색상이 그의 완벽에 가까운 미모를 돋보여줬다. 그는 마치 지옥에서 걸어 나온, 홀릴 듯한 아름다움을 지닌 아수라처럼 사람을 섬뜩하게 만들었다.그때부터 유시아는 임재욱을 향한 마음을 접었다.임재욱은 그녀의 꿈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지금 지척에 있는 그는 그녀를 가둬둔 감옥이 되었다.“자격? 그런 게 중요한가.”계단에서 내려온 임재욱은 천천히 걸어가 그녀의 앞에 섰다.“이렇게 끝낼 수는 없잖아. 난 아직 충분히 즐기지 못했는데 말이야. 내가 먼저 그만한다고 하기 전까지 넌 이 게임을 끝낼 자격이 없어.”유시아는 입술을 깨물면서 손을 들어 힘껏 그의 뺨을 때리려 했다.“나쁜 놈!”유시아는 온 힘을 다해 손을 휘둘렀다. 때리고 나니 손바닥이 얼얼할 정도였다. 임재욱은 그녀에게 뺨을 맞아 머리가 한쪽으로 돌아갔다. 그러다가 갑자기 손을 뻗어 유시아의 목을 콱 조르며 그녀를 문쪽으로 밀쳤고 다짜고짜 입을 맞췄다.입을 맞췄다기보다는 물어뜯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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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재욱 오빠, 오빠가 그렇게 잘났어요? 날 좋아하면 죽기라도 해요? 아니면 뭐 큰일 나요?”석양 아래,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잘생긴 소년이 농구공을 옆구리에 낀 채 귀찮다는 듯이 대답했다.“죽는 것보다 더 괴롭겠지.”유시아는 뻔뻔하게 코웃음 치며 말했다.“오빠 여자친구 없잖아요? 나랑 사귀어 보자니까요. 어쩌면 오빠가 날 좋아하게 될 수도 있잖아요?”결국 고개를 돌린 소년이 오만한 표정으로 소녀를 힐끗 보며 말했다.“미안하지만 이 세상에 여자가 너 하나뿐이더라도 너랑은 안 사귈 거야.”“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요? 오빠 엄마가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법을 안 가르쳐줬대요?”줄곧 뻔뻔하던 유시아도 결국 임재욱 때문에 화가 나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 가녀린 뒷모습에서 그녀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보아낼 수 있었다.1층 소파에 앉아있던 임재욱의 머릿속에 그때 그 뒷모습이 떠올랐다. 아무리 지우려 해봐도 지워지지 않는 것이 마치 각인된 것만 같았다.임재욱은 어쩐지 짜증이 치밀어올라 들고 있던 와인잔을 치우고 테이블 위 담뱃갑에서 담배 하나를 꺼내 물었다. 불을 붙이고 깊게 한 모금 빨았는데 호흡이 흐트러진 탓에 사레에 들린 임재욱은 허리를 구부정하게 숙이고 격하게 기침했다.그는 조금 전 담배를 피울 때 유시아의 입가에 피를 묻힌 모습과 그녀가 침대에서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는 모습이 머릿속에 떠오를 줄은 몰랐다.아니, 이럴 수는 없었다. 그들은 이미 3년 전에 끝난 사이였다.유병철이 신서현을 차로 치어죽인 그 시점부터 둘은 평생 이어질 수 없었다.임재욱은 신서현의 남자였기에 평생 유시아의 남자가 될 수 없었다.임재욱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들고 있던 담배를 내려놓고 위층으로 걸어 올라갔다.날이 거의 밝을 때쯤, 커튼이 열렸고 눈부신 햇빛이 유시아의 얼굴 위로 쏟아졌다. 유시아의 눈처럼 하얀 피부는 햇빛을 받아서 그런지 거의 투명해 보일 정도였다.웬만한 사람들은 다 알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유시아가 흰 피부를 타고 나서가 아니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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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유시아는 너무 놀라서 헛숨을 들이켰다. 그녀는 한 손으로 몸에 두른 침대 시트를 꼭 쥐고 다른 한 손으로는 계단 손잡이를 쥐면서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임재욱은 검은색 정장을 입고 있었다. 주름 하나 없이 빳빳한 정장 바지에 위에는 옅은 회색 셔츠를 입고 있었고 소매는 걷어 올려 그의 탄탄한 팔뚝이 드러났다. 그리고 꽃에 물을 주는 물조리개를 들고 있어서 온화하고 다정해 보였다.유시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피할 수 없다는 생각에 그녀는 울며 겨자 먹기로 입을 열었다.“내 짐가방은 어디 있어요?”임재욱은 그녀를 덤덤히 바라보며 말했다.“버렸어.”감옥 안에서 들고나온 더러운 물건으로 신서현의 집을 어지럽힐 수는 없었다.유시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참을성 있게 말했다.“그건 내 물건이잖아요...”“입 다물지 않으면 너도 밖에 내다 버릴 줄 알아.”임재욱은 여전히 등 돌린 채 화분대에 놓인 프리지어를 닦으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저녁엔 나랑 같이 밖에 놀러 가.”유시아는 계속 입술을 깨물고 있다가 몸을 돌려 위층으로 올라갔다. 돌아가는 길에 임재욱이 갑자기 그녀를 불러 세웠다.“심송학 씨가 네 편을 들어줄 것 같아서 나랑 성질부리는 것 같은데 내가 똑똑히 알려줄게. 심송학 씨는 지금 제 코가 석 자야. 그러니까 널 구하러 올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유시아는 당황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고개를 돌려 임재욱과 시선을 맞췄다.유시아의 아버지 유병철은 과거 스턴트맨이었다. 한 번은 우연히 부동산 부자 심송학의 딸 심유현을 구하여 심송학의 운전기사이자 그의 경호원이 되었다. 두 사람은 사이가 아주 좋았고 유병철은 심송학의 심복이라고 할 수 있었다.유병철이 자살했을 때 유시아는 남운대에 재학 중이었고, 모든 일은 심송학이 대신 처리해 줬었다.유시아는 유병철의 하나뿐인 딸이었고 어머니는 어렸을 때 일찍 돌아가셨다. 그래서 그때 심송학은 그녀에게 거액의 돈을 주었고 유병철의 유골함 앞에서 유시아를 잘 돌봐주겠다고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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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유시아...”임재욱은 하얀색 타일 위에 떨어진 핏물을 보았다.서로 다른 두 가지 색상이 눈에 거슬렸다. 그는 생각할 틈도 없이 곧바로 욕조 안에서 유시아를 꺼내 그녀를 침대 위에 내려놓았다.별장에서 사람이 묵는 아주 드물었기에 구급상자조차 없었다. 임재욱은 급한 마음에 침대 시트를 찢어 유시아의 손목을 단단히 묶었다. 동시에 그는 침착하고 냉정한 표정으로 의사에게 연락해 얼른 오라고 했다.전화를 끊은 뒤 몸을 돌린 그는 정신을 차린 유시아를 보게 되었다. 그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동자에 절망이 어려있었다.“임재욱 씨, 대체 왜죠? 네?”유시아는 자기 잘못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3년 전 순순히 이혼합의서에 도장을 찍고 돈 한 푼 받지 않고 그와 이혼했다. 그녀는 그를 찾아갈 생각 따위는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평생 그를 멀리하고 싶었다.그런데 왜 임재욱은 여전히 그녀를 놓아주지 않는 걸까?신서현은 이미 죽었고 유시아에게는 신서현을 되살릴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유시아는 자신의 죽음으로 그 빚을 갚으려고 했다. 그러나 아버지의 본인의 목숨까지 다 바치겠다는데도 임재욱은 여전히 만족하지 못했다.‘왜? 왜 죽음마저 내게 사치가 되어버린 거지? 대체 왜?’임재욱은 그녀를 바라보며 차갑게 미소를 지었다.“시아야, 내가 했던 말 잊었어?”‘내가 먼저 그만이라고 하기 전까지 넌 네 스스로 끝낼 자격이 없어.’‘죽는 걸로 이 게임을 멋대로 끝내려고 해? 꿈 깨.’“걱정하지 마.”남자의 차가운 손가락이 그녀의 흰 뺨을 스쳐 지나갔다. 그는 아이를 달래듯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질릴 때까지 가지고 놀다가 정말 질리게 되면 그때 죽여줄게...”유시아는 몸을 흠칫 떨었다. 그녀는 이렇게까지 섬찟한 남자를 본 적이 없었다.목적을 달성하면 더는 상대를 모욕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임재욱은 그녀를 철저히 짓밟을 생각이었다.유시아는 과거 그를 사랑했을 때, 자신이 대체 그의 어떤 점을 보고 그를 사랑했던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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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그녀가 지내고 있는 이 침실은 유일하게 프리지어가 없는 방이었다. 그래서 유시아는 그곳에서 나오고 싶지 않았다.임재욱은 2, 3일 동안 사라졌다가 그날 저녁에야 다시 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들고 있던 종이백을 유시아의 침대맡에 내려놓았다.“잠시 뒤에 옷 갈아입어. 나랑 같이 놀러 가자.”그는 풀이 죽어 있는 유시아를 바라보며 말했다.“1층에서 기다릴게.”말을 마친 뒤 그는 자리를 떴다.30분 뒤, 임재욱은 등 뒤 계단에서 들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유시아가 계단 손잡이를 잡고 내려오고 있었다.그녀는 입고 있는 옷은 그가 골라준 드레스였다. 상의는 레오파드 무늬의 튜브톱이었고 하의는 앞이 짧고 뒤가 긴 검은색 스커트였다.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풍만한 상체와 길고 쭉 뻗은 다리를 그대로 드러냈다. 그리고 뒤에서 끌리는 치맛자락은 그녀를 관능적이고 요염해 보이게 했다.그러나 유시아의 앳된 얼굴은 그 드레스와 잘 어울리지 않았다.유시아는 어렸을 때부터 쾌활하고 명랑하며 순진무구한 착한 아이였다. 그의 아버지는 그녀를 애지중지 키웠고 초등학교, 중학교, 대학교 때까지 그녀는 줄곧 좋은 환경에서 자랐다.만약 임재욱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유시아는 감옥에 가지 않았을 것이고, 아마 지금까지도 인간의 추악함을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임재욱은 미간을 살짝 구기면서 그녀에게서 시선을 거뒀다.“이제 가자.”차는 번화한 시내를 지나 마침내 불빛이 요란한 클럽 앞에 멈춰 섰다.차가 멈추자마자 벨보이들이 다가와서 차 문을 열었고 유시아는 임재욱을 따라 차에서 내렸다.그녀는 시선을 들어 클럽 외관을 보았다. 어쩐지 익숙한 곳이었다. 그녀는 이곳에 와본 적이 있는 듯했다. 아마도 3년 전 임재욱이 그녀를 데리고 한 번 와봤던 곳일 것이다.3년 전, 그녀는 임재욱의 약혼녀 신분으로 이곳을 찾았다. 당시 그녀는 아름다운 긴 드레스를 입고 공작새처럼 그의 곁에 서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임재욱의 장난감에 불과했다.저번과 신분이 천양지차라고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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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3년 뒤, 유시아는 다시 그곳에 나타났다. 익숙한 얼굴들 앞에서 아무런 준비도 없이 선 그녀는 너무 수치스러워서 고개를 푹 숙였다. 유시아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반대로 임재욱은 태연한 얼굴로 사람들과 인사를 나눈 뒤 그녀를 데리고 자리에 앉았다.유시아의 출현에 잠깐이지만 룸 안에는 정적이 감돌았다.3년 전 사건이 워낙 충격적이었다 보니 정운시 상류층 사람들은 그녀의 얼굴을 거의 다 기억하고 있었다. 비록 유시아는 예전보다 수척했고 머리도 짧게 잘랐으며 공들여 화장하지도 않았지만 다들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소현우의 시선이 유시아의 얼굴에 잠깐 멈췄다. 그러나 그는 이내 고개를 돌려 다른 곳을 바라보았다.이때 룸 안의 분위기는 혼탁했다.소파에 앉아있는 남녀들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들을 제외하고도 멀지 않은 곳에서 짙은 화장을 한 여자 두 명이 무대 위에서 폴댄스를 추고 있어서기도 했다. 두 여자는 이따금 사람들을 향해 손 키스를 날려 웃음을 자아냈다.한 뚱뚱한 남자가 폴댄스 때문에 흥이 났는지 무대 위로 올라가 여자들에게 사진을 찍자고 했다. 동시에 그는 유시아를 바라보며 특이한 억양으로 말했다.“임 대표, 임 대표 파트너는 뭐 할 줄 알아? 폴댄스 출 줄 알아?”클럽 안의 사람들은 대체로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었다.그리고 안타깝게도 후자에 속하는 유시아는 등골이 서늘해지면서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안절부절못했다.그녀는 몰래 임재욱을 살피며 그가 무슨 말이라고 해주길 바랐지만 그는 덤덤히 유시아를 바라보며 웃을 뿐이었다.“춤출 줄 몰라요.”“참나.”뚱뚱한 남자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의 음흉한 눈빛은 마치 찬바람처럼 싸늘하게 유시아의 피부를 쭉 훑고 지나갔다.“몸매가 저렇게 좋은데 아쉽네...”임재욱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미안해요, 주 회장님. 감옥에서는 그런 걸 안 가르쳐서...”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룸 안이 고요해졌다.그래도 전처인데 저렇게나 인정사정없다니, 참 보기 드문 일이었다.이 때문에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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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참, 그랬었지...”그 일을 떠올린 주 회장은 잠깐이지만 유시아를 난처하게 하지 않았다. 그리고 소현우, 임재욱, 그리고 정운시 재벌가 자제들도 잠깐 그녀를 잊었다.권세 드높은 남자들에게 잊힌 유시아는 천천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임재욱 곁에 놓인 의자에 앉은 그녀는 자신이 차라리 투명 인간이 되길 간절히 바랐다.임재욱은 오늘 운이 좋아서 계속 이겼다.반대로 그의 맞은편에 앉은 주 회장은 계속 지다 보니 기분이 언짢아진 듯했다. 그는 게임을 하다가 들고 있던 휴대전화를 옆으로 던지며 말했다.“에이, 안 해요, 안 해. 자꾸 지네. 이제 더 지면 빈털터리가 되겠어...”그 말에 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렸다.임재욱은 그를 향해 손을 들었다.“주 회장님, 왜 가려고 그러세요? 이번에는 크게 한 판 하시죠.”그는 휴대전화를 꺼냈다.“이거 하실래요?”주 회장은 꼼짝하지 않았다. 그는 손을 뻗어 의자에 걸어두었던 겉옷을 챙겨서 떠나려 했다.“하나 더 걸까요?”임재욱은 유시아의 손을 끌어당겨 칩 더미 위에 놓으며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주 회장님이 잃으셨던 거 다 걸고, 미인까지 걸겠어요. 주 회장님, 하실래요?”유시아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자신을 향한 임재욱의 복수가 더 잔인해질 리는 없다고 생각할 때마다 그는 그녀의 예상을 깨고 그녀를 더욱더 궁지로 몰아넣었다.그리고 매번 참고 견디면서 이젠 끝났겠지 싶을 때마다 더욱 큰 굴욕이 그녀를 덮쳤다.유시아는 더 이상 참고 있을 수 없었다.그녀는 자신이 물건처럼 여겨지는 곳에서, 태연한 얼굴로 그들과 함께 앉아있을 수 없었다.유시아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임재욱의 손을 뿌리쳤고 곧장 밖으로 나갔다.임재욱은 그녀가 갑자기 떠날 줄은 몰랐는지 본능적으로 그녀를 붙잡으려 했다.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옷자락을 스쳤고 그렇게 유시아는 떠나갔다. 그러나 문밖에 경호원들이 있다는 걸 아는 임재욱은 유시아가 도망치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걱정하지 않았다.그러나 유시아의 반응이 오히려 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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