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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1화

전화를 마치고 유시아는 혼자 밖에 없는 휴게실을 보고서 깊은 번뇌에 잠겼다.

남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임태훈처럼 막무가내로 어처구니가 없는 노인이 있다는 게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임태훈이 끔찍이 여기는 임청아를 유시아가 계단에서 밀어버린 것도 아닌데, 왜 애꿎은 자기 화실을 닫으려고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집안 내부에 문제가 생기면 일단 스스로 반성하는 법부터 배워야 하는데, 그게 무엇이든 일단 남한테서 문제를 찾고 있으니, 권력을 믿고 사람을 업신여기는 것이 분명했다.

유시아는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가 복잡해졌고 불안함도 점점 커졌다.

지금 운영하고 있는 더 스케치 화실도 용재휘가 먼저 시작한 것인데, 그와 더불어 학생들까지 모두 함께 넘겨주었는데, 만약 이대로 화실을 망쳐버린다면 용재휘에게 너무 미안할 것 같았다.

임재욱과 임태훈이 어느 정도로 얘기했는지 알 수 없었지만 화실이 그들 싸움의 희생물이 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임재욱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묻고 싶었으나 감히 그럴 용기가 없어 일단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떨리는 심장을 부여잡은 채로.

그렇게 한참이나 심장을 조이고 있었지만, 걸려 오는 전화는 없었다.

유시아는 일이 어느 정도 망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학생 채팅방에 오늘 갑자기 일이 있다며 수업을 뒤로 미룬다고 알렸다.

언제 다시 수업을 시작할지는 소식을 기다리라며 덧붙이기까지 했다.

톡을 보내고서 유시아는 더 이상 핸드폰을 보지 않고 바로 병원 밖으로 나갔다.

그러나 병원 대문을 나오자마자 한서준이 정면에서 오고 있었다.

“유시아.”

유시아는 고개를 들었고 그를 보게 되는 순간 정신이 아찔해 났다.

직감이 알려주건대, 절대 좋은 일이 없다는 것이다.

화실의 생존 여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의 심기까지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

한서준은 쉽사리 유시아를 놓아 주지 않았고 손을 내밀어 유시아의 손목을 꼭 잡았다.

“물어볼 일이 있어.”

말하면서 근처에 있는 지프차를 가리켰다.

“차에 타서 얘기 하자.”

“그쪽이랑 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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