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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화

임재욱은 핸들을 꼭 움켜쥐고서 앞만 바라보았으나 두 눈에는 고통과 망연함이 가득했다.

“시연이 해외에 있을 때, 몹쓸 짓을 당했어. 한번이 아니라 여러 번이나. 그래서 우울증에 걸리게 된 거야.”

유시아는 두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볼륨까지 높아졌다.

“어머, 어떡해요!”

평소에 신시연에 대해 좋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건 아니지만 그 소식을 듣게 되는 순간 심장이 덜컹 내려앉기는 했다.

여자에게 있어서 그런 몹쓸 짓을 당한다는 건 치명적인 타격과 치욕이 아닐 수가 없다.

게다가 부모님의 일까지 더해지니 조금 전 식당에서 봤던 신시연의 모습이 이해되었다.

임재욱은 말하면서 후회와 자책하는 빛을 드러냈다.

“그렇게 가고 싶지 않다는 시연이를 내가 억지로 보낸 거야.”

그때는 모든 걸 너무 쉽게 생각했었다.

낯선 곳으로 가서 마음을 가다듬고 학업에만 집중하면 자연스레 모든 걸 잊고 새로운 삶을 그려나갈 수 있으리라 믿었다.

하지만 임재욱이 잊고 있었던 부분이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신시연이 이제 갓 20살을 넘은 꽃다운 여자아이라는 것이다.

해외에는 불안정 요소도 많고 미처 생각지 못하는 위험도 많다.

게다가 젊은 나이라 자칫 잘못하면 그릇된 길로 들어서기도 아주 위험하고 말이다.

신시연 곁에 사람을 함께 보내긴 했지만 그렇다고 하여 24시간 동안 찰싹 달라붙어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유시아와 결혼하고 나서 신혼에 푹 빠져 있는 동안 신시연에게 더 많은 관심을 주지 않았기에 이러한 일이 일어난 게 아닌지 죄책감이 들기도 했다.

지금 임재욱은 신서현에게 미안할 뿐이다. 하나뿐인 동생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으니.

하지만 그가 말한 본의와 달리 듣고 있는 유시아는 또 다른 뜻으로 받아들이게 되어 있다.

유시아의 기억으로는 신시연이 해외로 보내진 이유는 이러하다.

그때 신시연은 정운시 대학교 교내 사이트에 유시아를 먹칠하는 게시글을 올리면서 유시아로 하여금 학업을 이어갈 수도 수업을 들을 수도 없게 악한 상황을 만들었었다.

마침 그 일을 소현우가 알게 되면서 유시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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