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484화

유리 구두를 품속에 꼭 안고 있는 유시아를 보고서 임재욱은 순간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참으로 달래기 쉬운 여자라는 것을.

특히 결혼하고 나서 아주 살짝만 잘해주어도 유시아는 아주 오랫동안 기뻐하는 것만 같았다.

유시아는 늘 임재욱 앞에만 서면 스스로 자세를 낮추고 자기를 낮은 위치에 놓는 데 습관 되어 있다.

임재욱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정수리에 뽀뽀했다.

“앞으로 매년 생일마다 예쁜 유리 구두 선물해 줄게. 어때?”

“좋아요.”

유시아는 말하면서 아주 유치하게 그를 향해 손가락을 내밀었다.

“손가락 걸고 약속해요. 절대 어기지 않겠다고.”

백화점에서 나온 두 사람은 일단 화실로 향했다.

새로 구매한 공예품을 적당한 자리에 올려놓고 유시아의 제안으로 이채련의 병원까지 바래다주었다.

유시아는 자기가 뱉은 말은 어떻게든 지키는 타입이라 이채련과 이미 약속했으니 꼭 지켜야 했다.

하물며 자식도 없는 이체련에게 마지막 이 시간들이 더더욱 외로울 것이다.

외부인들이 보기에도 불쌍할 정도로 외롭다.

임재욱이 아무리 말해도 소용이 없었고 이채련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다고 하니 마음은 내키지 않았지만 보내주었다.

차는 곧 사립 병원 앞에 멈춰 섰고 임재욱은 차에서 내리지 않았다.

유시아는 차창에 대고 거듭 강조했다.

“유리 구두랑 드레스들 옷방에 고이 모셔두도록 해요. 마구 놓지 말고요.”

“알았어.”

임재욱은 말하고서 손을 내밀어 그녀의 목을 확 잡고서 찐한 키스를 남기고 나서야 순순히 놓아 주었다.

“얼른 가 봐.”

“조심해서 가요.”

임재욱은 조수석에 앉아 한결 가벼워진 그녀의 뒷모습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보고서야 시선을 거두고 집으로 향하려고 했다.

가는 길에 갑자기 신시연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오빠, 배가 너무 아파요.”

...

병실로 돌아와 보니 이채련은 아직 자고 있지 않았다.

침대에 멍하니 누워 재미가 일도 없는 예능 프로를 보고 있었다.

유시아가 문을 밀고 들어오는 것을 보고 이채련은 놀라고도 기뻤다.

“시아야, 늦은 시간에 웬일이야?”

유시아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