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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마지막 기회

방금 방 안에 불이 켜지지 않아 권하윤은 당연히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 공태준을 위해 준비된 휴게실이었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게다가 공태준이 홀에서 식을 보고 있는 게 아니라 휴게실에서 쉬고 있다는 게 더욱 놀라웠다.

“죄송합니다. 방을 잘못 들어온 것 같네요. 바로 나갈게요.”

권하윤은 차마 고개를 돌리지도 못한 채 그녀는 뻔뻔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그녀가 나가려고 문손잡이를 잡으려던 찰나, 나지막한 목소리가 다시 귓가에 들려왔다.

“저 지금 약을 붙이고 있어서 움직이기 불편해서 그러는데 혹시 물 좀 가져다줄 수 있나요?”

눈살을 찌푸린 채 고개를 살짝 돌려 확인하니 공태준이 확실히 소파에 누운 채 이마에 약봉지를 얹어 놓고 있어 두 눈이 가려진 상태였다.

그제야 권하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바로 나가고 싶었지만 너무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가 상대가 눈을 뜨기라도 할까 봐 그녀는 애써 태연한 척 테이블에 놓인 물을 그에게 건넸다.

“자요.”

상대가 물병을 잡지 못하자 권하윤은 침착하게 그의 손바닥에 쥐여주기까지 했다.

하지만 물병을 전하는 순간 차가운 손끝이 그녀의 손등을 스쳤다.

흠칫 놀라 손을 뒤로 뺄 때까지도 그 촉감은 여전히 그녀의 손등에 남아있었다.

“죄송해요.”

너무나 가까운 거리라서 한약 냄새가 권하윤의 코끝을 자극했다. 그건 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냄새였다.

하지만 그녀는 당장이라도 도망가고 싶은 충동을 애써 억누르며 아무렇지 않은 듯한 태도를 보였다.

“괜찮습니다.”

“고마워요.”

“네.”

대충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 난 뒤 권하윤은 곧바로 도망치듯 방을 나섰다.

하지만 방에서 시간을 허비한 탓에 어느덧 몇 분밖에 남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그녀의 손은 저도 모르게 부들부들 떨렸다. 심지어 버튼을 여러 번 누른다고 속도가 빨라지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쉴 새 없이 버튼을 꾹꾹 눌러댔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이 속이 타들어갔다면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옥상으로 향하는 몇 초는 지옥 같았다.

권하윤은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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