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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9화 첫눈에 반하다

아무 일 없다는 듯 담배를 피워 대는 민도준의 얼굴에 드리운 미소는 담배 연기에 감싸져 흐릿해졌다.

“그래요. 직접적으로 말하죠. 혹시 우리 제수씨한테 관심 있어요?”

공태준은 바로 대답하는 대신 민도준의 목덜미에 난 손톱자국을 슬쩍 흘겨보더니 살짝 웃음기 섞인 눈을 들며 입을 열었다.

“네.”

곧이어 비웃는 듯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더니 민도준은 담배를 테이블에 눌렀다.

“하. 가주님이 이렇게 시원시원하게 인정해 버리니 적응이 안 되네요. 어디 얘기나 좀 들어봅시다. 이야기가 감동적이라면 제가 제수씨를 가주님한테 드릴지 또 누가 알겠습니까?”

“오해한 것 같네요. 권하윤 씨는 처음 뵙는 분이니 이야기라 할 것도 없습니다. 그저 두루두루 제 이상형과 부합되는 것뿐입니다.”

“오-”

공태준의 담담한 대답에 민도준은 끝 음을 길게 끌었다.

“그렇군요. 그거 뭐라더라? 첫눈에 반한 거, 맞죠?”

주위에 흩뿌려지는 담배 연기에 공태준은 눈살을 찌푸렸다.

“첫눈에 반했든 마음에 들든 제가 포기하기를 바라면 직접 말씀하세요. 죄를 묻는 듯 캐물을 필요 없습니다. 민 사장님이 마음에 둔 사람이라면 당연히 빼앗지 않을 테니까요.”

“그 말은 오히려 가주님이 저한테 양보한다는 소리로 들리네요.”

“그럴 리가요.”

권하윤한테 관심 없는 듯한 공태준의 무덤덤한 태도에 민도준은 입꼬리를 올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이번에는 경성에 얼마간 머물 예정인가요?”

“공씨 가문의 리조트가 오랫동안 관리가 되지 않아 한번 보러 왔습니다. 휴식할 겸.”

“오, 그렇다면 한동안 머물 예정이라는 뜻이군요?”

“네. 그럴까 합니다.”

민도준은 재밌다는 듯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래요. 그렇다면 경치 구경하는 걸 방해하지 않을게요.”

“다음에 봐요.”

-

민도준이 다시 옆방으로 돌아왔을 때 소파 위에 누워있는 여인은 아직 깨지 않았다.

하지만 뭔가 슬픈 꿈을 꾸고 있는 것처럼 하염없이 눈물을 흘려댔다.

그리고 곧바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살짝 흐느끼는 여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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