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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싫어도 결혼해야 해

강수연은 밖으로 나가기 전 권하윤에게 경고의 눈빛을 보냈다.

민승현에게 어렵게 차려진 기회를 권하윤이 망칠까봐 걱정이 된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체면을 세워주기는커녕 눈길 한번 주지 않는 권하윤의 행동에 그녀는 일순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발만 동동 굴렀다.

그러던 그때.

“크흠.”

경고가 섞인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민상철의 어두운 눈과 마주치자 강수연은 더 이상 꾸물거리지 못하고 목을 한껏 움츠린 채 도망치듯 사라졌다.

분명 사람 하나 줄었을 뿐인데 공기는 일순 희박해졌다.

민상철은 역시나 오랫동안 비즈니스계를 주름잡던 인물이라 그런지 아무리 연세가 있다해도 카리스마가 줄지 않았다. 더욱이 이 순간 권하윤에게 겁을 주려는 생각인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무언의 압박만 가했다.

그렇게 침묵이 지속되는 동안 권하윤은 눈살을 찌푸렸다.

물론 압박감 때문은 아니었다. 민도준과 오랫동안 지내다 보니 이런 압박감쯤은 그녀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그것보다는 민상철이 갑자기 그녀와 민승현의 결혼을 밀어붙이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아서다.

권씨 가문이 진 뒤로 그녀는 일반 가정집 여식과 다를 바가 없다. 물론 권씨 가문에 아직 남은 돈이 있다고는 하지만 민씨 가문에 비하면 새 발의 피도 아니다.

‘설마…… 민도준 씨 때문인가?’

하지만 생각해 보니 또 그런 건 아니었다. 민상철이 팔에 염주를 차고 있는다고 마음이 부처님 같은 건 아니기에 그녀와 민도준 사이의 관계를 알았다면 당장 그녀를 처리하면 그만이지 민승현을 내세울 필요가 없었으니까.

‘민씨 가문 정도면 나를 처리하는 건 식은 죽 먹기일 텐데.’

그렇게 한참 동안 생각하던 그때, 민상철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내가 왜 너랑 승현이 결혼을 밀어붙이는지 알겠느냐?”

권하윤은 이내 눈을 내리깔았다.

“말씀해 주십시오.”

“흥, 역시 뒤를 봐주는 사람이 있어 무서울 거 없다 이건가?”

그 말에 권하윤의 심장은 철렁 가라앉았다. 솔직히 민상철이 일부로 떠보는 건지 아니면 이미 확답을 얻은 건지 긴가민가했다.

하지만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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