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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성은우를 정말 개밥으로 줬나요?

권하윤이 대답하기도 전에 민도준이 답을 맞히기 시작했다.

“민승현은 아닐 테고, 성은우는 이미 죽었으니 기회가 없을 테고. 나는, 하, 목숨 걸고 도망치지 못해 안달이니 더욱 아닐 테고. 그렇다면 남은 건…….”

민도준의 길게 늘어뜨린 끝 음에 권하윤의 심장 박동은 마구 흐트러졌다.

이윽고 민도준이 따져 물을 거라고 생각하던 찰나, 피식하는 그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한민혁?”

당연히 공태준의 이름을 들을 거라고 생각한 권하윤은 말문이 턱 막혔다. 이미 머릿속에 생각한 말들도 모두 소용없어지자 저도 모르게 억지 미소를 지어냈다.

“무슨 그런 농담을…….”

“하긴.”

그녀의 얼굴에 대고 있던 민도준의 손가락은 그녀의 볼을 한 번 슥 문질렀다. 이윽고 장난기 섞인 남자의 나지막한 웃음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흘러들었다.

“제수씨처럼 까탈스러운 여자를 한민혁이 감당할 리가 없지. 적어도 신분 높고 여자 아낄 줄 아는 사람이 돼야지. 안 그래?”

끝 음을 살짝 올린 그의 한마디가 내뱉어지는 순간 아슬하게 걸려있던 담뱃재가 툭하고 떨어졌다.

쇄골에서 전해지는 뜨거운 온도에 권하윤은 저도 모르게 몸을 움츠러뜨렸다.

그 순간 선명하던 그녀의 쇄골은 하층 더 움푹 파였다. 하지만 부드럽고 연약하기만 하던 그녀는 오히려 어느때 보다도 강인하게 허리를 곧게 폈다.

이윽고 이를 꽉 악문 채 신음소리를 참으며 눈을 내리깔았다.

“신분 높은 사람은 바라지 않습니다. 전 그저 평범하고 무탈하게 지내고 싶거든요.”

그녀의 긴 속눈썹 아래에 드리운 그림자와 검푸른 다크써클 한데 어우러져 색을 분별하기조차 어려웠다. 그런 그녀를 한참 바라보던 민도준이 끝내 입을 열었다.

“요구가 의외로 낮네?”

“제가 어찌 감히 요구를 내걸겠습니까?”

자조적인 웃음과 함께 내뱉은 한마디를 끝으로 주위는 일순 조용해졌다.

무거운 공기 속에는 알 수 없는 감정이 덩어리져 권하윤을 눌러댔다.

고개를 들지 않고도 자기를 찍어 누르는 듯한 남자의 눈빛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체념한 듯 민도준의 괴롭힘을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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