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10화 설마 안 죽었나?

따뜻한 오후의 햇살은 사람을 노곤노곤하게 내리쬤지만 권하윤은 전혀 잠이 오지 않았다.

한민혁이 간 뒤로 그녀는 줄곧 그의 반응을 되새겼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의 그런 반응은 이상하기만 했다.

‘은우가 이미 죽었는데, 시체가 있는 곳 알려주는 게 그렇게 어렵나? 난 그저 고향에 묻어주려는 것뿐인데, 누가 다시 살려낸다고 했나? 설마…….’

갑자기 든 생각에 권하윤은 가슴이 두근거리더니 전류라도 흐르는 것처럼 등줄기로부터 손끝까지 저릿해 났다.

‘설마, 은우가 안 죽었나? 그날 총소리만 들었을 뿐 은우 시체는 못 봤잖아. 설마 죽이지 않고 어디 가뒀나?’

그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권하윤의 가슴은 뜨거운 물을 부어 넣은 것처럼 끓기 시작했다.

이윽고 더 이상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고 방 안을 계속 서성이며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그날의 모든 장면을 되새겼다.

‘은우를 개밥으로 던져줬다는 것도 속인 거라면, 은우가 죽었다는 것도 속일 수 있잖아.’

분명 이 모든 게 현실성 없는 신기루 같은 생각이라지만 그녀는 기쁨을 제어할 수 없었다.

‘은우가 죽지 않았다면…… 만약 안 죽었다면…….’

너무나도 깊이 몰두한 나머지 그녀는 문이 열리는 소리마저 듣지 못했다.

때문에 민도준이 들어왔을 때 그의 앞에는 선 자리에서 뱅뱅 도는 권하윤이 보였다.

“귀신이라도 들렸어?”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린 권하윤은 눈앞에 나타난 사람을 본 순간 모든 생각을 고이 접었다.

“도준 씨.”

이윽고 참지 못하고 다시 고개를 돌렸지만 눈은 저도 모르게 자꾸만 민도준을 쫓았다. 마치 그의 머리를 꿰뚫어 성은우의 생사를 알아내기라도 하듯이.

민도준은 자기와 눈도 마주치지 못하던 권하윤이 아예 자기를 빤히 쳐다보자 재밌는 듯 피식 웃으며 손가락을 들어 그녀의 이마를 쿡쿡 찍었다.

“왜? 안 본 새에 나 잊은 거야? 못 알아보겠어?”

“아니거든요. 저는 그저…….”

권하윤은 얼굴을 잔뜩 찌푸리더니 무의식적으로 그의 비위를 맞추는 듯 나긋한 한마디를 내뱉었다.

“보고 싶어서요.”

“하. 진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