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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화 유혹

권하윤은 입을 다문 채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민도준은 그녀의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하윤 씨가 인색하다지만 공태준은 아니던데? 하윤 씨랑 놀려고 집안 밑천까지 탈탈 털어낸 걸 보면.”

“네? 집안 밑천이요? 뭔가 오해한 것 같은데요?”

밑도 끝도 없는 한마디에 권하윤은 일순 멍해졌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른다는 순진한 그녀의 얼굴에 민도준은 피식 웃으며 그녀의 볼을 꼬집었다.

“그래, 오해했다고 쳐.”

자비 없이 꽉 눌러대는 그의 손가락 아래의 피부는 점점 붉게 물들었다. 이윽고 뻘건 자국이 날 때쯤 권하윤은 끝내 고통을 참지 못하고 얼굴을 찡그렸다.

그녀가 고통을 호소하자 민도준은 그제야 자비를 베풀 듯 손을 놓더니 별로 먹지도 않은 만둣국을 보며 댐배를 꺼내 들었다.

“왜 안 먹었어?”

권하윤은 얼른 그의 손에 있는 라이터를 받아 그를 도와 불을 붙였다.

“도준 씨가 오면 같이 먹으려고요.”

고분고분한 한마디를 내뱉으면서 말이다.

하지만 손가락 사이에 끼워 넣은 담배에서 희뿌연 연기가 피어오르자 민도준은 몸을 뒤로 젖히며 권하윤과 거리를 두더니 알 수 없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또 무슨 꿍꿍이지?”

권하윤의 손은 일순 멈칫했다.

하지만 자기가 말하지 않아도 한민혁이 무조건 말할 거라는 생각에 그녀는 한참을 머뭇대다가 끝내 입을 열었다.

“저…… 요즘 은우가 자꾸 꿈에 나와요. 그래서 말인데, 이왕 죽었는데 고향에 묻게 할 수는 없나요?”

그녀는 말하면서 민도준의 표정을 살폈다. 마치 그가 조금이나마 소식을 흘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하지만 아쉽게도 그건 모두 헛수고였다.

민도준의 검은 눈동자는 깊이를 알 수 없었고, 흔들림 없는 표정에서마저 그 어떤 것도 알 수 없었다.

몇 초간의 침묵 끝에 그는 갑자기 피식 웃었다.

“이런 걸 뭐라고 하더라? 망자가 꿈에 나타나 부탁한다고 하나?”

권하윤은 당연히 그의 말속에 담긴 경고를 캐치했다. 이에 곧바로 눈을 피하며 변명을 늘어놓았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토막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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