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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권하윤을 감시하다

“쾅”하는 소리에 이를 악물고 있던 공태준은 천천히 힘을 풀었다. 입안 전체에 퍼진 피비린내를 맡으며 고개를 돌린 그는 시선을 굳게 닫힌 문에 고정했다.

문 위에 작게 나 있는 유리로 뒤엉킨 두 사람의 그림자가 언뜻언뜻 보였다. 하지만 흐릿한 화면이 오히려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공태준은 그걸 무시하려고 애써 고개를 돌렸지만 머리는 저도 모르게 자꾸만 안쪽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상상했다.

하지만 민도준은 그에게 엿들을 기회를 주기 싫었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내 밖으로 나왔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소파에 기대앉은 그는 공태준이 아직 서 있자 손을 흔들며 그를 불렀다.

“공 가주님도 앉으세요.”

공태훈은 소리 없이 소파에 앉았다. 하지만 민도준처럼 흐트러진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허리를 곧게 펴고 양복이 다리 양쪽에 반듯하게 놓이게끔 반듯한 자세를 취했다.

그때, 담배를 피우려던 민도준은 담뱃갑이 텅텅 비어있다는 걸 발견하고는 휙 내팽개치고 차이터를 돌려대기 시작했다.

이윽고 껄렁한 자세로 소파에 기대며 아쉬운 듯 입을 열었다.

“참 아쉽네요. 조금만 늦게 왔더라면 블랙썬의 애들을 불러 공 가주님을 잘 모시게 하는 건데. 그러면 무료하게 기다릴 필요도 없었을 텐데 말입니다.”

공태준은 그의 말에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마음만 받겠습니다. 오늘은 일에 관한 얘기를 하러 온 거라서요.”

“…….”

그 시각, 방 안에 있는 권하윤은 밖에서 오가는 대화를 듣고 싶어 문 쪽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방금 민도준에게 된통 당하고 난 지라 다리가 후들거려 문에 바싹 붙기까지 한참이 걸렸다.

들어보니 두 사람은 간단한 사업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자 권하윤은 민도준이 공씨 가문과 손잡은 프로젝트가 적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더욱이 민씨 가문에 있을 때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프로젝트였다.

잠시 정신이 팔린 사이 두 사람의 대화는 이미 본론으로 들어간 듯했다.

“듣기로 지난번 민 사장님이 약혼하기로 했던 고은지 씨가 우리 은채랑 많이 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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