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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너 자신을 탓해

“놀랐나 봐요. 몸에 힘이 안 들어가요.”

힘없는 말과 함께 자기 손바닥에 얼굴을 비벼대는 권하윤의 행동에 민도준은 피식 웃으며 차가운 그녀의 얼굴을 톡톡 두드렸다.

“이리 와. 내가 위로해 줄게.”

곧이어 들리는 그의 말에 권하윤은 고분고분 그의 다리 위에 앉더니 이내 고개를 그의 품에 파묻었다.

새끼 고양이 같은 그녀의 행동에 마음이 녹았는지 민도준은 아이 달래듯 그녀의 등을 토닥여 줬다.

“진짜 무서웠나 보네?”

“네.”

나른핫 콧소리를 내며 눈을 내리깐 그녀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죽는 줄 알았어요.”

곧이어 남자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렇다면 왜 전화로 나한테 유언을 남기지 않았어?”

“저를 귀찮아할까 봐요.”

권하윤은 애교 섞인 모습으로 아무 밀도 없었던 것처럼 머리를 그의 품에 비벼댔다.

“혹시 저 귀찮아할 거예요?”

사람을 홀리는 듯한 웃음소리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가슴의 진동과 함께 그녀에게 전해졌다.

“그렇다고 하면 귀찮게 안 할 거야?”

“네.”

“계속 귀찮게 해도 돼. 이미 익숙해졌으니까.”

머리를 쓰다듬으며 내뱉은 민도준의 말에 권하윤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하지만 아무리 애써봐도 도무지 웃음이 나지 않았다.

이윽고 자기를 떼어놓으려고 하는 민도준을 더욱 세게 끌어안으며 표정을 들키지 않으려고 애썼다.

“이제 내려.”

민도준이 그녀의 엉덩이를 토닥 재촉했지만 권하윤은 꿈쩍도 하지 않은 채 오히려 자기 얼굴을 그의 품에 파묻더니 낮은 소리로 웅얼거렸다.

“싫어요.”

억지를 부리는 그녀의 모습에 민도준은 피식 웃었다.

“이젠 떼까지 쓰는 걸 보니 내가 너무 오냐오냐해 줬나 보네? 안 내리면 차 밖으로 내던져…….”

그리고 그때, 말을 채 내뱉지도 않았는데 말캉한 촉감이 그의 입술을 막아버렸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행동에 민도준을 눈썹을 치켜올렸다.

지금껏 흰 종이처럼 깨끗하기만 하던 권하윤의 얼굴에는 화려한 색이 더해진 것처럼 눈이 부셨다.

심지어 작은 손도 쉬지 않고 민도준의 가슴을 쓸어올리며 짙은 암시를 보냈다.

하지만 민도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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