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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화 누군가에게 감시당하다

약을 손에 꼭 쥔 권하윤은 시큰거리는 눈을 감은 채 의자에 기댔다. 마지막 남았던 희망마저 타버려 그 자리에는 회색의 잿더미만 남았다.

그녀도 이남기의 말이 맞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성은우의 죽음 앞에서 아무 일도 없었듯이 지낼 수 없을 뿐이었다.

성은우는 그녀에게 은인일 뿐만 아니라 그녀가 공씨 저택에 있을 때 유일한 친구였다.

그런 사람이 민도준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했으니 그녀는 반드시 복수해야 한다.

‘어머니랑 시영이도 해외로 빼돌렸으니 내가 실패하더라도 계속 살 수 있을 거야. 물론 성공한다면, 민도준이…….’

권하윤은 힘이 빠진 듯 고개를 뒤로 젖혔다.

그 시각, 그녀는 몸이 두 개로 나뉘어져 자꾸만 서로 다른 생각을 주입해 댔다. 그중 반쪽은 자꾸만 민도준이 극악무도한 사람인 데다 친구를 죽였고 그녀를 놓아주지 않는 건 그저 아직 흥미가 달아나지 않았을 뿐이라고, 그녀가 공은채의 죽음과 관련된 인물이라는 걸 알면 가차 없이 죽일 거라고 말해주고 있었고 다른 반쪽은 자꾸만 긍와 함께했던 따뜻한 기억을 되새기게 했다.

완전히 미워할수록, 순수하게 좋아할 수도 없는 애매모호한 변두리에서 두 가지 생각은 저로의 의견을 주장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은 심장에 권하윤은 약을 잡고 있던 손을 살짝 풀었다.

진짜 손을 쓴다 해도 좋은 기회를 찾아야 한다.

민도준이 얼마나 눈치 빠른 사람인지 여러 번 경험해 봤기에 이 일을 성공시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러니 그가 생각지도 못하고 미처 준비도 하지 못한 찰나에 공격해야 한다.

이런저런 생각에 마음이 싱숭생숭해 난 것 때문인지 권하윤은 돌아가는 길에 작은 사고를 당했다.

솔직히 접촉 사고 자체는 큰 사고가 아니었지만 차주가 많이 까다로웠다.

자기 차가 새 차여서 수리비 외에도 손해 배상을 하라고 난리를 치는 바람에 결국은 교통경찰이 나서고 나서야 잠잠해졌다.

한바탕 고생을 겪고 나서 이미 지칠 대로 지친 권하윤은 다시 가던 길을 가려고 했지만 무슨 이유인지 차에 시동이 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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