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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도박

민도준의 말에 권하윤은 일순 난처해졌다.

사실 얼마 전 차에서 미친 듯이 하고 난 뒤로 며칠 동안 걷는 것조차 불편해 엉기적거렸었다.

당연히 민도준이 눈치채지 못했을거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보니 그녀의 착각일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부끄러워할 때가 아니기에 권하윤은 민도준의 손목을 살짝 잡아당겼다.

“앉아요.”

민도준은 그녀가 잡아당기는 대로 자리에 앉더니 테이블 위에 놓인 와인으로 눈길을 돌리며 입꼬리를 올렸다.

“이건 흥을 돋우는 용도인가?”

권하윤은 이내 손을 뻗어 와인을 집어 들더니 민도준이 보는 앞에서 빈 잔에 따라 그에게 건넸다.

하지만 민도준은 그걸 받지 않고 오히려 입꼬리를 올렸다.

“이렇게 마시는 건 너무 시시하지 않아?”

권하윤은 역시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하며 와인잔을 내려놓았다.

“무슨 뜻이죠?”

“게임 하나 할래?”

민도준은 서랍에서 주사위 하나를 꺼내며 제안했다.

“주사위 게임 알아?”

권하윤은 아랫입술을 깨물며 억지를 부리려 했다.

“제가 그런 걸 어떻게 알아요. 이거 나 괴롭히는 거잖아요.”

“간단해. 큰 수인지 작은 수인지 알아 맞추는 게임이야. 하윤 씨가 이기면 내가 마시고 내가 이기면 하윤 씨가 마시고.”

‘운에 맡기자고?’

그렇다 한들 확률은 같기에 민도준이 어떻게든 마실 확률은 있었다.

한참 생각하던 끝에 권하윤은 끝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그나마 권하윤의 “편리”를 생각해 민도준은 주사위 하나만 사용하기로 했다.

핏줄이 불룩 튀어나온 팔뚝은 주사위를 흔드는 동작에 맞춰 움찍대다가 권하윤의 김장한 시선 속에서 우뚝 멈춰서더니 잇따라 주사위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윽고 민도준은 담배를 입에 물더니 뒤로 기대며 흐트러진 모습으로 입을 열었다.

“하윤 씨가 먼저 맞춰 봐.”

권하윤은 침을 꿀꺽 삼켰다. 분명 큰 수 혹은 작은 수 중의 하나인데 간단한 문제를 그녀는 한참 동안 생각했다.

“작은…… 수요.”

“직접 열어 봐.”

민도준이 고개를 까닥이며 내뱉은 말에 권하윤은 조심스럽게 컵을 열어 봤다.

하지만 아쉽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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