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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화 들떠 있을까 봐

욕실 안에서 들리는 물소리에 권하윤은 생각이 복잡해졌다.

하지만 얼마 안 되는 사이, 침대 옆이 웊푹 파이더니 민도준이 옆에 누워버렸다.

그러다가 여전히 또렷한 권하윤의 눈을 보더니 입꼬리를 씩 말아 올렸다.

“왜 아직도 안 자? 나 기다린 거야?”

남자의 품에 안긴 권하윤은 나지막하게 “네.”라고 대답했다.

그 대답에 민도준은 웃음을 자아냈다.

“오늘 왜 이렇게 착해?”

권하윤은 시선을 내리깔며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는 듯 입술을 짓씹었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왜 왔어요?”

“하윤 씨가 들떠서 혼자서 잠 못 이룰까 봐 왔지.”

부드러운 말투에 권하윤의 마음은 점차 불편해졌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아래로 향했다.

“제가 애도 아니고.”

“비슷하지.”

민도준은 권하윤의 대답도 듣지 않은 채 농담조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아이보다도 손이 더 많이 가긴 해. 때리지도 못하고 꾸짖지도 못하고 달래기만 해야 하잖아.”

남자의 말에 권하윤의 눈시울은 왠지 모르게 점점 촉촉해지더니 눈가에 고이다가 끝내 또르르 흘러내렸다.

그 촉촉함이 손에 느껴지자 민도준은 피식 웃었다.

“이것 봐. 내가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또 울기나 하고. 여자는 물로 만들어졌다더니 진짜인가 보네. 어디 봐, 물이 어디에 제일 많이 있는지 한번 확인해 보게 가까이 와 봐.”

“아-”

권하윤은 거절할 힘도 없었다.

점차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 가자 권하윤은 민승현이 옆 방에 있다는 게 마음에 걸렸는지 얼른 민도준의 팔을 꽉 잡았다.

“옆 방에 사람 있어요.”

“응, 그러니까 소리 작게 내.”

뜨거운 입술이 점차 물의 원천을 찾는다는 핑계로 권하윤의 몸 위를 이리저리 훑었다.

며칠 동안 떨어져 지낸 터라 두 사람은 점차 걷잡을 수 없었다.

도중에 민도준은 마지못해 권하윤의 입을 막더니 낮은 웃음을 지어내며 밭은 숨을 쉬었다.

“자기야, 계속 소리 내다간 사람들 깨겠어.”

하지만 이미 반쯤 넋이 나간 권하윤은 남자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작게 흐느낄 뿐.

어쩌면 이럴 때만 권하윤은 자기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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