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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3화 웨딩드레스

소파 중앙에는 민도준이 주인인 것처럼 앉아 잡지를 보고 있었고 민승현은 그 옆에서 어두운 얼굴로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이러한 광경은 너무 고요하고 이상했다.

그러던 그때, 민도준은 마침 계단에서 머뭇거리는 권하윤을 발견하고는 고개를 젖힌 채 눈썹을 치켜올렸다.

“왜 그래? 계단 내려오는 법도 잊었어?”

그제야 권하윤을 발견한 민승현의 얼굴을 확 구겼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권하윤은 어리둥절한 상태로 쭈뼛쭈뼛 걸어 내려왔지만 한동안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권하윤의 멍한 표정에 민도준은 테이블 위에 놓인 잡지를 향해 턱을 들었다.

“와서 봐.”

잡지 위에 있는 웨딩드레스와 정장 사진을 보고 나서야 권하윤은 오늘 드레스를 골라야 한다는 게 생각났다.

빠듯한 준비 시간 때문에 당연히 맞춤 제작이 아닌 이미 완성된 드레스로 고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모두 유명 디자이너의 회심작이기에 디자인은 당연히 문제가 없었다. 문제가 있다면 그건 민도준의 말투였다.

분명 민승현과 권하윤의 결혼인데, 말투로 봐서는 민도준이 주인공인 듯싶었다.

역시나 민승현이 그 태도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물론 권하윤을 좋아해서라기보다는 자기 것을 민도준이 제것인양 손에 쥐고 주무르려 하는 게 남자의 자존심으로 용납할 수 없었다.

끝내 참지 못한 민승현은 결심을 내린 듯 입을 열었다.

“먼저 양복부터 골라. 드레스는 양복에 맞춰서 고르면 되잖아.”

이건 자기가 주인공이고 권하윤은 그저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뜻이었다.

자기 결혼식이니 민승현은 이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민도준이 끼어드는 게 이상하지.

하지만 민도준은 원체 자제라는 게 뭔지 모르는 사람이기에 권하윤이 대답하기도 전에 먼저 사람 좋은 말투로 끼어들었다.

“드레스에 맞는 정장은 찾기 쉬워. 네가 먼저 고르고 있어, 내가 너 대신 우리 제수씨 드레스 좀 골라 줄게.”

권하윤에게 멈춰 있던 시선이 자기 옆자리를 슬쩍 가리켰다.

일이 이 지경이 됐는데 관계를 숨기려는 듯 거절하는 것도 이상했다.

곧이어 민승현은 두 눈 시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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