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39화 내가 죽었으면 좋겠어?

축제 분위기가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친척들 모두 민도준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란 눈치였지만 그간 습관이 되었는지 티를 내지는 않았다.

하지만 민상철의 얼굴이 유독 어둡게 가라앉았다.

“민도준, 이렇게 좋은 날 분위기를 망치지 말거라.”

“분위기를 망친다고요?”

민도준이 느릿느릿 의자에서 일어나자 강압적인 분위기가 주위에 감돌았다.

그는 겁에 질렸지만 애써 침착한 척하는 권하윤을 빤히 내려다보면서 입꼬리 한쪽을 씩 올리며 비아냥거렸다.

“우리 제수씨가 내 침대에서 신음 소리를 낼 때는 분위기가 꽤 좋았었는데.”

충격적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식장 전체가 조용해졌다.

사람들은 저마다 충격을 받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의 관계를 알고 있던 사람들은 민도준이 이런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말한 것에 놀란 눈치였고, 모르는 사람들은 황당한 사실 자체에 놀란 눈치였다.

특히 강수연은 적잖이 충격을 받았는지 몇 초 사이 얼굴색이 몇 번이고 변했다.

맨 처음은 믿을 수 없는 눈치였다가 그다음은 황당하고 놀라 하더니 나중에는 수치스러운지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그러다가 끝내 파리라도 삼킨 듯 잿빛으로 변했다.

며느리가 아들의 사촌 형과 바람이 난 것도 모자라 모든 친척 앞에서 그 사실이 밝혀졌으니, 체면을 무엇보다도 중시하던 강수연에게는 그야말로 마른하늘의 날벼락이나 다름없었다.

이런 추잡한 일이 벌어졌으니 앞으로 어떻게 고개를 들고 다닌담.

“너…… 너희들…….”

강수연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두 사람을 가리키더니 끝내 기절하고 말았다.

“다섯째 숙모?”

“수연아?”

어느새 아수라장이 된 방안에서 민도준은 민상철을 바라보며 눈썹을 치켜올렸다.

“더 상세하게 예기해 드릴까요?”

민상철은 잔뜩 어두워진 얼굴을 한 채 가슴을 부여잡으며 비틀비틀 일어섰다.

그때 민시영이 얼른 다가가 민상철을 부축했다.

“할아버지, 조심하세요.”

민시영은 얼른 민도준을 바라보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오빠, 아무리 농담을 좋아해도 정도껏 해야지, 이러다 할아버지의 심장에 무리라도 생기면 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