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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하윤 씨를 원해요

성은우의 이름을 들먹이자 이남기는 이내 죄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권하윤 씨, 뭔가 오해한 것 같네요. 제가 하윤 씨를 찾아갔을 때는 정말 은우 형 유해를 찾기 위해서였어요. 은우 형 유해를 찾은 뒤에 가주님도 그저 모든 걸 하윤 씨 뜻에 맡기라고 하시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이남기는 조심스럽게 권하윤의 표정을 살폈다.

“그 약도, 권하윤 씨가 달라고 하지 않았다면 드리지 않았을 거고요.”

이어지는 이남기의 말에 권하윤은 침묵했다.

확실히 그 약은 권하윤이 직접 요구한 거다.

공태준은 단지 사살을 권하윤의 눈앞에 드러내 그녀가 더 이상 자신을 속일 수 없에 한 것뿐.

진정으로 모든 걸 결정한 건 권하윤 본인이다.

모든 일을 돌이켜보니 권하윤은 순간 누구를 원망하고 미워해야 할지 몰랐다.

돌고 돌다 보니 가장 원망하고 미워해야 할 사람은 자기 자신일 지도.

권하윤은 성은우를 지켜주지 못한 자신이 미웠고 복수심에 차 있으면서도 품지 말아야 할 민도준을 마음에 새겨넣은 자신이 미웠다.

“권하윤 씨, 괜찮습니까?”

권하윤은 아무 일 없는 듯 눈물을 슥 닦았다.

“괜찮아요. 밖에서 기다리세요.”

이남기는 밖에서 걸리기 마음에 걸렸지만 권하윤이 한 말을 듣고 미안함이 들었는지 뒤따르지 않았다.

커피숍.

너무 일찍 도착한 탓에 한참 동안 기다리고 나서야 민시영이 도착했다.

하지만 권하윤을 보는 순간 민시영은 하마터면 못 알아볼 뻔했다.

며칠 못 본 사이에 권하윤은 그새 여위었는지 바람이라도 불면 날아날 것만 같았고 화장기 없어 창백한 얼굴에 간밤에 울었는지 팅팅 부은 두 눈을 하고 있었다.

살짝 놀란 민시영은 자리에 앉으며 한탄했다.

“민씨 가문에서 도준 오빠를 위해 진심으로 속상해하는 사람은 아마도 하윤 씨뿐일걸요.”

권하윤은 그 말에 그저 눈을 내리깔았다.

“시영 언니도 요즘 바쁘죠? 저는 왜 만나자고 했어요? 혹시 무슨 일 있어요?”

“네.”

민시영은 주위를 살피더니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사실 하윤 씨가 전에 알아봐 달라고 했잖아요.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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