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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나랑 해원으로 돌아가요

이남기는 권하윤이 계속 고집을 부리자 끝내 차에서 내려 공태준에게 전화했다.

그리고 한참 뒤 다시 차에 올라타더니 사뭇 진지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가주님 있는 곳으로 모셔다드리겠습니다.”

이남기의 말에 권하윤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권하윤 인상 속의 공태준은 겉으로는 겸손하고 예의 바르지만 속은 공아름과 마찬가지로 고고하고 오만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이토록 고분고분한 태도를 보이니 이상했다.

차가 개인 클럽 앞에 멈춰선 건 그로부터 얼마 뒤였다.

안내받은 방으로 들어가자 테이블 위에는 아직 손도 대지 않은 음식들이 놓여 있었다.

보아하니 권하윤의 갑작스러운 방문이 공태준의 접대를 방해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공태준은 인내심을 잃기는커녕 오히려 감정 없는 눈동자에 부드러움이 일렁였다.

“남기한테서 들었는데 나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면서요?”

“당신 짓이야?”

단도직입적인 물음에 공태준의 눈에 드리웠던 기쁨은 어느새 흩어져 버렸다.

“무슨 말이죠?”

“민도준 씨 일 말이야. 당신과 상관있냐고?”

계속 피하기 바쁘던 권하윤의 두 눈이 어쩌다 오롯이 공태준의 눈을 직시했다.

그것도 다른 남자의 일에 대해 따지려고.

하지만 공태준의 눈은 여전히 흔들림 없었다.

“난 하윤 씨가 나 미워할 짓 안 해요.”

“그럼 누군데?”

권하윤은 여전히 따져 물었다.

“그때 마침 그곳에 나타났다면 뭔가 안다는 뜻이잖아.”

이윽고 마지막 한마디가 끝나는 순간 공기는 고요해졌다.

그와 동시 공태준의 차가운 두 눈동자는 마치 사람을 통째로 집어삼킬 듯 어두워졌다.

“민도준을 좋아하네.”

확신이 담긴 말투였다.

“맞아.”

권하윤 역시 고민 없이 대답했다.

분명 그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사람 마음은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닌 듯싶다.

그 남자를 보고 가슴이 뛰지 말아야 하는데 그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 하나만으로 세상이 무너지고 더 이상 살아갈 의미를 잃은 것만 같았다.

생각을 접어두고 권하윤은 목소리가 한층 더 높였다.

“대체 누구냐고?”

“왜지?”

대답 대신 되묻는 공태준의 말에 권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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