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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화 잘못 봤나?

민도준이 사고가 난 뒤로 문을 닫은 블랙썬의 복도는 조용하다 못해 한산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한참을 걸었더니 시선 끝에 웬 사람의 인영이 걸리는 듯했다.

“거기 누구죠?”

고개를 홱 돌려 뒤를 돌아봤지만 등 뒤는 텅 비어있었다.

‘설마, 내가 잘못 봤나?’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선 순간, 분명 방안의 모든 배치는 예전과 달리진 게 없었지만 권하윤은 왠지 모르게 가슴이 차갑게 식었다.

한기가 발밑에서부터 퍼지면서 몸이 오싹해졌다.

안방의 텅 빈 침대를 보자 권하윤은 귀신에 홀린 듯 다가가 누워 몸을 이불 속에 파묻은 채 방 주인의 숨결을 찾으려고 애를 썼다.

은은하게 느껴지는 담배 냄새는 마치 생명줄처럼 잠시나마 권하윤에게 자그마한 위안이 되어주었다.

너무 오래 잠들지 못한 탓인지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져 권하윤은 그대로 잠이 들고 말았다.

그러다가 눈을 떴을 때 어느덧 날이 어두워졌다.

머리가 어지럽고 무거웠지만 정신은 그나마 조금 맑아졌다.

하지만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을 때, 권하윤은 머리 아래에 놓인 베개를 보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

‘내가 자기 전 분명 이불 속에 얼굴을 파묻고 베개를 안고 있었는데? 아무리 숨 막혀 이불 밖을 나왔다고 해도 베개까지 반듯하게 놓을 수 있나?’

갑자기 복도에서 봤던 인영이 뇌리를 스쳐 지나자 권하윤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설마 도준 씨인가?’

“도준 씨?”

권하윤은 허공에 대고 조심스럽게 불러봤다.

“도준 씨 안 죽었죠?”

하지만 되돌아오는 건 째깍거리는 시계 소리뿐이었다.

그럼에도 권하윤은 포기하지 않은 채 안방에서 거실까지 마구 달려 나왔다.

“도준 씨? 거기 있어요?”

“도준 씨처럼 대단한 사람이 그렇게 갈 리 없잖아요.”

“지금 나 놀리는 거죠?”

“…….”

문밖.

한민혁과 로건은 안쪽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서로 시선을 교환하더니 나지막하게 한숨을 내뱉었다.

방해하는 것도 마음 아팠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미치게 둘 수도 없어 할 수 없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

“권하윤 씨…….”

“한민혁 씨.”

권하윤은 다급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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