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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1화 당신이 이겼어

민승현은 여전히 화가 뻗쳤는지 고개를 돌리며 욕설을 퍼부어 댔다.

“누구야? 당신 내가 누군지 알고…… 아!”

뒤통수에 가한 일격에 외마디 비명이 들려오더니 민승현은 머리를 감싸며 그대로 기절했다.

하지만 권하윤은 부축받으며 일어나는 순간까지 여전히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모습이었다.

‘내가 꿈을 꾸고 있나? 아니면 이제는 미쳐버려서 환각이 보이나?’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왔다.

하지만 그때, 나지막한 목소리가 권하윤의 이름을 불렀다.

“윤아, 괜찮아?”

권하윤은 눈앞의 남자를 한참 동안 멍하니 바라봤다. 하지만 진실한 촉감과 귓가에 맴도는 익숙한 목소리는 모두 눈앞의 사람이 진짜라는 걸 말해줬다.

입술을 파르르 떨며 겨우겨우 뱉어낸 목소리마저 미세한 떨림이 있었다.

“은우? 너야? 너 살아 있었어?”

성은우는 복잡한 눈빛으로 권하윤을 바라봤다.

“응.”

현기증이 엄습하더니 날카로운 통증이 관자놀이를 뚫어버릴 것처럼 밀려와 권하윤은 핏기 하나 없는 얼굴로 성은우의 팔을 필사적으로 잡았다.

“네가 살아있으면 나는, 도준 씨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과 텅 빈 눈을 한 권하윤을 보자 성은우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이윽고 권하윤을 부축해 창고 안의 나무 상자 위에 앉혔다.

“윤아, 심호흡하고 진정해.”

권하윤은 이미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급기야 무한한 공포가 휘물아쳤다.

‘은우가 안 죽었어. 안 죽었어. 그렇다면 난 뭘 한 거지?’

앉아 있는 것조차 힘이 빠져 몸이 아래로 흘러내렸고 코가 막힌 것처럼 숨쉬기가 어려웠다.

성은우가 등을 토닥인 지 한참이 지나서야 권하윤은 겨우 기침 소리를 냈다.

그렇게 어렵사리 자기 목소리를 되찾고 나서야 권하윤은 성은우의 팔을 잡으며 갈라 터진 목소리를 냈다.

“어떻게 된 거야?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성은우는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은 모든 사실을 알려주었다.

“사실 그날 민 사장과 내기를 했어. 네가 내 복수를 하기 위해 민 사장을 죽일지.”

“…….”

그날 민도준은 확실히 성은우를 죽일 마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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